3.1 분석 자료
본 연구는 우리나라 연간 쌀 생산량이 기후변화 관련 변수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본 연구에서는 기후변화 관련 자연재해와 쌀 생산량의 관련성을 살펴보기 위해 우리나라의 쌀 생산량을 평년에 비하여 증가 혹은 감소한 양 즉, 쌀 생산량의 변화량과 연도별 쌀 생산량의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먼저 쌀 생산량 변화에 대한 분석을 위해서 쌀 생산량을 비롯한 모든 변수들을 당해연도 값에서 직전 3년 평균(당해년도, 전년도, 전전년도)을 뺀 값, 즉, 변화량을 각 변수의 값으로 사용하였는데, 이는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 재해의 영향으로 쌀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음을 감안하여 특정 연도의 재해 영향이 통계 분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완화하고 이전 자료와 비교하기 위하여 평균값을 사용한 것이다. 본 연구에 사용된 자료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간의 자료로 행정안전부 자연재해 통계자료(
MOIS, 2017)의 우리나라 16개 시도별 태풍, 호우, 강풍, 농경지의 침수면적과 통계청이 제공하는 시도별 쌀 생산량과 벼 재배면적을 설명변수 자료로 구축하였다(Statistics Korea). 본 연구에서 쌀은 현백률 92.9% (9분도) 기준이며 벼 재배면적은 논벼 재배면적을, 기후변화 관련 자연재해 변수는 재해로 인한 피해액을 의미한다.
본 연구는 기후변화 관련 자연재해가 쌀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첫째, 평년과 비교한 쌀 생산량의 변화가 자연재해 관련 변수와 관련성이 있는지와 주요 설명변수는 무엇인지, 둘째, 특정 연도의 쌀 생산량의 변화를 설명하는 주요 변수는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3.2 분석 및 결과 토의
먼저, 쌀 생산량 변화와 재해변수 변화와의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해 평년과 비교한 당해 연도의 쌀생산량(톤)의 변화와 벼 재배면적(ha) 변화, 개별 자연재해 변수 변화 간의 상관 행렬(one-tailed)을 구하였다. 그 결과는
Table 1과 같다.
쌀 생산량 변화는 태풍과 호우, 강풍 등 자연재해 유형 변화 모두와 음의 상관을 나타내고 벼 재배면적 변화와는 양의 상관을 나타낸다. 즉, 자연재해 피해가 평년에 비하여 그 크기가 증가할 경우 쌀 생산량은 감소하며, 특히 태풍과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증가할수록 쌀 생산량은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피해 변화와 쌀 생산량 변화는 r=-.562, 강풍피해 변화와 쌀 생산량 변화는 r=-.499이다. 호우 및 침수면적의 변화는 쌀 생산량 변화와 유의한 정도의 상관을 나타내지 않는다.
쌀 생산량 변화에 미치는 자연재해의 영향, 즉, 해당 연도의 직전 3년 평균에 대한 당해 연도 총 쌀 생산량의 변화에 미치는 자연재해의 영향은 태풍과 강풍 피해 크기가 평년보다 증가한 정도에 반비례한다. 다시 말하면, 특정 연도의 태풍과 강풍 피해가 평년에 비하여 더 커질수록 쌀 생산량은 평년에 비해 상당한 정도로 감소한다.
쌀 생산량 변화와 벼 재배면적의 변화는 상당한 정도의 정적 상관관계(r=.557)를 나타내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즉, 벼 재배면적이 증가하면 쌀 생산량도 평년에 비하여 증가한다.
쌀 생산량 변화에 대한 자연재해 변수들의 설명력을 알아보기 위하여 회귀분석(단계적)을 실시하였다. 먼저 회귀분석의 유효성을 위한 기본 가정에 대한 검정을 하였다. 공차한계(Tolerance)와 분산팽창요인(VIF) 확인, 회귀표준화잔차의 정규분포 그래프, 회귀표준화 잔차의 정규 P-P도표, 회귀표준화예측값과 회귀표준화잔차의 산포도 관찰 결과, 다중공선성, 잔차의 정상성, 선형성, 등공분산성에 대한 가정들을 크게 위배되지 않았다.
회귀분석 결과 전체 기후변화 관련 자연재해 변수와 벼 재배면적 변화는 쌀 생산량 변화와 매우 큰 중상관(중상관계수 R=.792)을 나타내며 기여율 R자승은 0.628이다. 즉, 쌀 생산량 변화의 변량 중 예측변수들과의 직선적 관계에 의하여 설명되는 부분이 62.8%이다(
Table 2).
회귀모형의 유의성 검증을 위한 분산분석 결과는
Table 3에 있는데, p<.05로서 회귀모형은 유의하였으며 그 결과 산출된 계수는
Table 4와 같다.
회귀계수에 대한 유의성 검증 결과 벼 재배면적 태풍, 호우, 강풍은 쌀 생산량 변화 예측에 유의하지만(p<0.05), 농경지 침수면적은 유의하지 않다.
Table 4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수들의 쌀 생산량 변화에 미치는 중요도와 영향력 방향은 다른데, 벼 재배면적 변화는 양(+.478)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데 반해 태풍 변화(-.335), 호우 변화(-.217), 강풍 변화(-.276) 순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즉, 벼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증가 한 해의 경우 쌀 생산량도 평년보다 증가하지만 태풍, 호우, 강풍 피해가 평년보다 증가하면 쌀 생산량은 평년보다 감소한다.
다음으로 특정 연도의 쌀 생산량을 설명하는 변수에 대한 답으로 쌀 생산량을 종속변수로 하고, 자연재해 변수들 즉, 태풍, 호우, 강풍으로 인한 피해액, 농경지 침수면적과 벼 재배면적(ha)을 설명변수로 한 단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회귀분석에 사용될 종속변수와 설명변수 간의 상관 행렬(one-tailed)은
Table 5와 같다. 쌀 생산량은 태풍, 호우, 강풍과는 통계적으론 유의하지만(p<.05) 상관(r< 0.2)의 크기가 매우 작고 벼 재배면적과는 r=0.995로 절대적으로 큰 상관이 있다. 침수면적은 쌀 생산량과 상관이 유의하지 않다(p>.5). 즉, 쌀 생산량이 많은 시도 지역일수록 벼 재배 경지면적이 절대적으로 넓고 정도는 매우 미미하지만 태풍, 호우, 강풍 피해액도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공차한계(Tolerance)와 분산팽창요인(VIF) 확인, 회귀표준화잔차의 정규분포 그래프, 회귀표준화 잔차의 정규 P-P도표, 회귀표준화예측값과 회귀표준화잔차의 산포도 관찰을 통하여 다중공선성, 잔차의 정상성, 선형성, 등공분산성에 대한 가정들을 크게 위배되지 않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회귀 분석 결과 전체 기상기후 재해변수와 벼 재배 면적은 쌀 생산량과 매우 큰 중상관(중상관 계수 R=.996)을 나타내며 기여율 R자승은 0.993으로 예측변수들에 의하여 쌀 생산량 변량 중 99.3%가 설명되고 있다(
Table 6).
회귀모형의 유의성 검증을 위한 분산분석결과는
Table 7에 나오는데, 회귀모형은 유의하였으며(p=.000) 그 결과 산출된 계수는
Table 8과 같다.
Table 8에서 쌀 생산량 설명을 위한 회귀식의 회귀계수에 대한 유의성 검증 결과 설명변수 중 벼 재배면적과 태풍 및 호우로 인한 피해정도가 쌀 생산량 설명에 유의하다. 반면, 강풍과 침수면적은 쌀 생산량 설명에 유의하지 않다. 그리고 쌀 생산량 설명에 유의한 변수들도 설명에 대한 중요성과 방향은 다르다. 벼 재배면적은 정적 방향으로 매우 큰 역할을 하지만(표준화회귀계수 +1.011) 태풍(표준화회귀계수 -.048)과 호우(표준화회귀계수 -.025)는 부적 방향으로 그 역할도 매우 미미하다.
2018년 다보스 포럼에서 기상이변, 자연재해와 기후기상 변화 대응 실패가 세계를 위협하는 가장 주요 위험요인으로 선정될 정도로 기후변화 대응이 전 세계적으로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가 되었다. 기상이변이 점점 심해지고 일상화되고 있다. 그러나 본 연구결과는 우리나라의 쌀 생산량이 기후변화 관련 자연재해에 유의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특정 연도의 쌀 생산량은 벼 경지면적에 거의 전적으로 달려있음을 보였다. 반면 우리나라의 벼 재배면적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농업기술과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 등으로 자연재해로 인해 쌀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응하는 역량의 강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기후변화 관련 자연재해의 빈도와 강도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기후변화가 쌀 생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더 커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기후변화 대응책의 하나로 농업생산기술의 향상 노력과 병행하여 벼 재배를 위한 농경지면적의 충분한 확보가 요구된다. 농경지 면적을 현상유지하거나 적어도 감소율을 줄이려는 노력과 대책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Lesk et al. (2016)의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 홍수로 인한 작물생산성의 피해는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지는 않았다. 일반적으로 사회전반에 걸쳐서 호우에 의한 자연재해 피해가 상당히 큼에도 불구하고 호우로 인한 벼농사 피해가 상대적으로 미미하게 나타난 것은, 벼는 논 습지에서 자라는 작물로 호우로 인한 물 빠짐 장애는 벼 생산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우 논의 배수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논이 물에 잠기게 될 경우 배수로를 타고 자동적으로 물이 빠져나가는 구조로 되어 있어 벼 생산의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세계적인 모범 적응 대응방안이기도 하다.
실제 벼의 경우 홍수보다는 장기적인 가뭄에 의한 피해가 더 크게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가뭄이라는 재해의 특성상 특정 시기의 가뭄에 대한 피해를 정량적으로 산정하기 어려워 가뭄은 분석 범위에 포함하지 못하였다. 앞으로 홍수 및 태풍과 같은 비교적 단기간에 발생하는 자연재해 뿐 아니라 오랜 시간에 작물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뭄의 영향 또한 고려하는 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연안지역에 조성된 농경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수면 상승이 벼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최근 우리나라는 여름철 심각한 열파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시민들뿐 아니라 생태계 전반에 걸쳐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작물이 집중적으로 성장하는 여름철의 고온현상 발생도 벼 생산에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 또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