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재해 지역위험도 평가 관점에서의 동경도 활동곤란계수 국내 적용
Application of Emergency Response Difficulty Coefficient Developed by Tokyo Metropolitan Government for Seismic Community Risk Assessment to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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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지진에 의해 발생하는 지역 사회의 피해 정도는 재난대응 활동에 활용될 수 있는 지역 내 도로시설 및 공간에 따라 달라진다. 이러한 면에서, 동경도 도시개발국은 지진에 대한 지역 사회의 취약성과 위험도를 1975년부터 대략 5년마다 한 번씩 평가해 발표하였다. 이 연구는 그 중 최근 세 차례의 평가에 활용된 기법을 주로 활동곤란계수에 초점을 맞춰 분석하고, 국내 한 지역에 시범 적용하였다. 그 결과, 국내 적용 결과가 동경도에 적용했던 것과 유사함을 확인하였고, 향후 이를 국내 여러 지역에 확대 적용한다면 재난대응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Trans Abstract
The extent of damage to a community from an earthquake depends on the existing road infrastructure and space for disaster response activities. The Bureau of Urban Development of the Tokyo Metropolitan Government has assessed the seismic vulnerability and risk to communities, and announced the results approximately every five years since 1975. The present study investigates the assessment methods used last three times by focusing on the emergency response difficulty coefficient. The methods are then applied to a community in the Republic of Korea as a pilot. Subsequently, it is observed that the results of application in Korea are similar to those in the Tokyo Metropolitan city.
1. 서 론
최근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면서, 지진재해 지역위험도 평가의 중요성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진 피해를 줄이기 위해 그간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졌는데, 가장 전통적인 것은 ‘방재’ 관점에서의 구조물 내진설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근래 들어 회복력, 복원력 등으로 번역되는 ‘레질리언스(resilience)’ 개념이 대두되며, 지진재난 발생 이후의 대응과 복구에도 많은 관심이 기울여지고 있다(Chung, 2020; Yoon, 2023).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크게 직접 피해와 간접 피해로 나눌 수 있다(Brookshire et al., 1997). 직접 피해는 지진으로 인한 구조물의 직접적인 손상 또는 붕괴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이며, 간접 피해는 손상을 입은 구조물이 일정 기간 기능하지 못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간접적인 피해를 일컫는다. 실제로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지진이 발생한 지역의 방재시설 현황이나 도로의 배치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만약 지진 발생 후 요구되는 대피, 구조, 복구 등의 활동에 필요한 공간이나 시설, 도로가 충분하지 않다면 그 피해는 더 커지게 된다.
이러한 지진 피해를 예측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지진재해 위험성 평가가 필수적이며, 이는 크게 시나리오 기반 평가와 등재해도 기반 평가로 구분할 수 있다(Lee et al., 2000; Klügel, 2008). 시나리오 기반 평가 방법은 특정 지진의 규모와 위치를 상정한다. 주로 지진 취약도 곡선(seismic fragility curve)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지진에 대한 피해를 확률론적으로 계산하는 프로세스를 갖는다는 특징이 있다(Güneyisi and Altay, 2008). 시나리오에서 상정된 지진 규모와 진원에 대해 구조물들이 위치한 곳의 지반운동 강도(예: 최대지반가속도)가 지반 감쇠식에 따라 계산되면, 구조물별로 손상 수준에 따른 파괴 확률(failure probability)이 지진 취약도 곡선에 의해 평가되고, 최종적으로는 해당 지역의 피해로 환산된다(Yoon et al., 2021). 이러한 시나리오 기반 방법이 구현된 대표적인 예가 HAZUS와 Ergo-EQ 같은 지진 위험성 평가 소프트웨어이다(Kircher et al., 2006; Chey et al., 2018). 특히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 FEMA)에서 개발된 HAZUS는 지리 공간 정보를 기반으로 하여 특정 지역의 인구, 건물, 교통, 경제 등을 토대로 지진, 홍수, 그리고 허리케인 등과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할 경우의 손상과 피해를 예측하고, 이를 통해 재해 관리를 위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준다.
반면 등재해도 방법은 확률론적 결과가 산출되는 시나리오 기반 방법과 달리 결정론적 결과가 산출된다. 즉, 절대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는 확률이 주요 결과인 시나리오 기반 방법과 달리, 등재해도 방법은 지역별로 재해에 대한 위험도가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을 상대적으로 구분하는 형태로 결과가 산출되고, 그렇기 때문에 주로 결과 자체의 절대적인 값 보다는 상대적인 관점에서 값을 비교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Yoo et al., 2005). Ohta (1985)는 지역의 환경적,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특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지진재해 측면 간의 함수적 관계를 구축하여 일본 대도시들의 위험도를 구분하였다. Matsuda (1996)는 지진 취약성 평가와 지진 피해 예측 두 가지 측면으로 연구를 진행하였고, 일본 동경도에 500 m의 정사각형 격자별로 상대적 위험등급을 제시하였다. Lee et al. (2002)은 지역 특성을 기반으로 지진 재난 패턴 분석을 위한 방법론을 제시하였으며, 일본 주요 도시를 위험도가 높은 그룹과 낮은 그룹으로 도시를 클러스터링하였다. 앞선 연구들과 달리 최근까지도 계속 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등재해도 방법 관련 연구로 일본 동경도 도시정비국의 「지진에 관한 지역위험도 측정 조사」가 있다(Tokyo Metropolitan Government, Bureau of Urban Development, 2008). 해당 조사는 동경도 지진 재해 대책 조례에 따라 1975년 제1회 조사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총 9회에 걸쳐 실시되었고, 일본의 행정구역 단위를 나타내는 정정목(町丁目)을 1등급부터 5등급까지 상대평가로 지진에 대한 지역위험도를 평가하였다. 이는 여러 지역들에 대한 공간적인 비교를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평가를 통해 특정 지역의 위험도에 대한 시간적인 비교 또한 가능하게 한다.
동경도 도시정비국은 지역위험도 평가 시 정량적으로 위험도를 파악하기 위해 몇 가지 지표를 제시하였고 건물붕괴위험도, 화재위험도, 활동곤란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여기서 지표면에서 발생하는 진동으로 인하여 건물의 붕괴나 화재 발생에 대한 위험도를 측정한 것이 각각 건물붕괴위험도와 화재위험도다. 그리고 활동곤란도는 2013년 제7회 조사에서 새롭게 등장하였으며, 참고로 2022년 제9회 조사에서 활동곤란계수로 명칭이 변경되었다(Tokyo Metropolitan Government, Bureau of Urban Development, 2022).
활동곤란계수는 지진 발생 시 대피 또는 대응 활동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나타내는 정량적 지표로서, 재난지역과 구조 및 대피 거점 간의 이동성과, 이러한 활동이 가능한 공간의 부족함을 기반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레질리언스와 간접 피해의 관점에서 지역의 위험도를 평가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동경도 도시정비국의 지역위험도 측정 조사는 Kim and Kang (2005)과 Jeong et al. (2010)의 연구에서 소개된 바가 있으나, 당시에는 활동곤란계수가 등장하기 이전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활동곤란계수와 관련된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동경도 지역위험도의 활동곤란계수 평가 방법에 대해 제7회 조사부터 제9회 조사 기준으로 비교⋅설명하며, 이를 토대로 국내 지역 한 곳에 적용해, 그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2. 활동곤란계수 산출 기법
2.1 활동곤란계수 측정 대상 지역
일본의 도시계획구역은 시가화구역과 시가화 조정 구역으로 구분된다(Oshima and Ishizuka, 2014). 여기서 시가화구역은 이미 시가지를 형성하고 있는 구역이고, 시가화조정구역은 시가화, 즉 도시화를 억제해야 하는 구역이다. 이 중에서 활동곤란계수 측정 조사는 동경도 내에 있는 시가화구역을 대상으로 하였다. 제7회 조사 시에는 그 중 일부 구역을 제외했었으나, 제8회 조사부터 시가화구역이 일부라도 있는 정정목은 모두 조사 대상으로 하였다(Tokyo Metropolitan Government, Bureau of Urban Development, 2018). 참고로 정정목은 국내의 동에 상당하거나 그보다 더 상세히 구분된 행정구역을 의미한다. 따라서 조사 대상 구역의 범위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으므로 토지이용현황조사 데이터를 이용하여 측정 대상 구역이 설정되었다. 또한, 하천 및 임야와 같이 사람들이 없을 법한 비거주지는 측정 대상 구역에서 제외되었다. 활동곤란계수는 재해 대응 활동이 이루어지는 인구밀도가 높은 곳을 대상으로 측정되기 때문에 인구밀도가 매우 낮은 비거주지가 측정 대상 구역으로 포함된다면 위험도가 과대평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Tokyo Metropolitan Government, Bureau of Urban Development, 2013). 그러므로 최대폭이 100 m 이상인 하천과 10 ha 이상의 대규모 공원 및 녹지 등을 제외한 뒤 측정 대상 구역이 설정되었다. 이렇게 설정된 대상 구역을 기준으로 동경도 내에 위치한 약 5,100여 개의 동경도 내 행정구역에 대해 활동곤란계수가 도출되었다.
2.2 활동곤란계수
활동곤란계수는 두 개의 지수로 구성되어 있으며 Eq. (1)과 같이 정의된다.
여기서 ERD는 활동곤란(Emergency Response Difficulty)계수이며, α는 재해 시 대피 및 대응 활동이 유효한 공간이 부족한 비율, 그리고 β 는 대피 및 대응에 활용되는 도로망의 밀도가 부족한 정도를 각각 나타낸다. 1절에서 밝힌 바와 같이 지진 발생 시 대피 또는 대응 활동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나타내기 위해 α와 β 라는 정량적 지수가 도입되었으며, α와 β 가 커지고 그에 따라 ERD 값이 커질수록 그만큼 재해 대응 활동이 어렵고 지진에 대한 지역의 위험도가 크다는 의미이다. 참고로 제7회 조사에서 ERD와 α, β 는 각각 활동곤란도와 활동 곤란 면적률, 도로 네트워크 조밀도로 명명되었다. 그러나 제8회와 9회 조사를 거치면서 그 명칭이 각각 활동곤란계수와 활동 유효 공간 부족률, 도로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로 변경되었으므로, 이후 본 논문에서도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도록 한다.
2.2.1 활동 유효 공간 부족률 산출 방법
활동 유효 공간 부족률은 대피 및 대응 활동이 가능한 공간의 면적이 그렇지 않은 공간의 면적에 대해 부족한 비율을 나타낸다. 활동 유효 공간 부족률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측정 대상 구역이 활동 유효 공간과 활동 비유효 공간으로 구분되어야 한다. 활동 유효 공간은 대피 및 대응 활동이 가능한 공간을 의미하고, 그렇지 않은 공간은 활동 비유효 공간으로 표현된다. 이에 따라 활동 유효 공간 부족률은 Eq. (2)와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ES는 활동 유효 공간의 면적을 나타내고
활동 유효 공간에 대한 예시로서 Fig. 1(a)는 활동 유효 공간이 상대적으로 충분한 경우를 나타내고, Fig. 1(b)는 활동 유효 공간이 부족한 경우를 나타낸다. 활동 유효 공간으로 인정되는 공간은 폭 4 m 이상 도로와 갓길, 해당 도로에 인접한 소공원과 주변 부지, 그리고 일정 규모 이상의 대규모 교육 시설 또는 집합주택의 주변 부지이다. Fig. 1에서 활동 유효 공간은 도로, 갓길, 공원, 주변 부지 등에 걸쳐 빗금으로 표시된 영역을 일컬으며, Fig. 1(a)에서는 활동 유효 공간이 부족한 정도가 낮고, 반대로 Fig. 1(b)에서는 활동 유효 공간이 부족한 정도가 높다.
여기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폭 4 m 이상 도로의 주변을 활동 유효 공간으로 간주한다는 점이다. 이를 버퍼 면적이라 하며, 이를 산출하는 방법은 조사 회차별로 차이가 있었다. 제7회 조사에서는 버퍼의 반경을 도로 폭에 따른 특정 값으로 산출하였으나, 제8회와 제9회 조사에서는 특정 산출식을 기준으로 버퍼 반경을 산출하였다. 조사 회차별 버퍼 산출 방법은 Table 1에서 확인할 수 있다.
Table 1에 따라 도로 버퍼 반경이 설정되면 버퍼 반경에 도로 길이를 곱하여 도로 버퍼 면적을 산출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도로 버퍼는 일반적으로 모든 조사 회차에서 활동 유효 공간으로 간주되지만, 여타 항목들은 조사 회차에 따라 활동 유효 공간과 활동 비유효 공간으로의 간주 여부가 조금씩 달라졌다. 먼저 제7회 조사 기준으로 활동 비유효 공간은 전체 행정구역에서 2.1절에서 언급했던 폭이 넓은 하천이나 면적이 큰 공원 및 녹지 등을 제외한 것이다. 반면, 활동 유효 공간은 Table 1의 7회 조사 기준에 해당하는 도로 버퍼 반경에 따른 공간만 해당된다.
한편, 제8회 조사 기준으로 활동 비유효 공간은 제7회 조사 기준에서 제외되는 면적에 추가로 사람이 없을 법한 임야나 논 그리고 밭 등의 면적을 추가로 제외한다. 그리고 활동 유효 공간은 Table 1의 8회 조사 기준에 해당하는 도로 버퍼 반경에 따른 공간이 우선 해당된다. 그리고 그 밖에도 Fig. 1(a)에서 보여주듯이, 폭 4 m 이상인 도로에 인접한 소공원을 중심으로도 버퍼가 형성된 것처럼 버퍼 면적을 산출하였다.
다음으로 제9회 조사에서는 활동 비유효 공간은 제8회 조사에서와 동일하였다. 하지만 활동 유효 공간을 산출함에 있어, 우선 8회 조사와 동일한 도로 버퍼 반경 산출식을 이용하고 도로에 인접한 소공원 주변도 버퍼로 고려하되, 일정 수준 이상의 면적을 가진 집합주택 및 대규모 교육문화시설의 부지 면적을 활동 유효 공간에 포함하였다. 아울러 폭 4 m 이상의 버퍼 공간에 해당하더라도 만약 그 공간이 건물에 인접해있거나 점유되어 있다면 이는 버퍼 면적에서 제외하였다. 이는 건물로 인해 해당 공간에서 대피나 대응 활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집합주택 및 대규모 교육문화시설 부지 내에 있는 건물 역시 활동유효공간에서 제외하였는데, 이런 점에서 조사의 차수가 늘어남에 따라 그 세밀함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2.2 도로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 산출 방법
도로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은 대피 및 대응에 활용되는 일정 폭 이상인 도로로 구성되는 도로망이 부족한 비율을 나타낸다. 도로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은 재해지에서 구호지점까지의 도달 시간을 이용해 평가하고, 구호지점은 폭이 넓은 도로(예: 폭 6 m 이상 도로)에만 설정할 수 있으므로, 결국 도로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은 일정 폭 이상인 도로에 대한 접근성에 따라 달라진다. 즉, 재해지에서 구호지점까지의 평균 도달 시간이 길수록 도로가 부족하고, 이 시간이 짧을수록 도로가 상대적으로 충분하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도달 시간을 평가하는 네트워크 해석에서 재해지는 시작 지점으로, 구호지점은 도착 지점으로 정의되며, 이를 토대로 도로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은 Eq. (3)과 같이 정의된다.
여기서 TSG는 시작 지점에서 도착 지점까지 도달할 때 소요된 시간의 평균을 의미하며, 시작 지점에서 도착 지점까지 평균 거리에 평균 보행속도를 4 km/h로 가정하여 곱한 값이다. 즉, 조사 대상 지역 내에 생성된 모든 시작 지점으로부터 도착 지점까지의 도달 소요 시간을 일종의 시간 기준인 20분으로 나눈 것이다. 그리고 네트워크 내 시작 지점에서 도착 지점까지의 거리를 계산하기 위해서 본 연구에서는 QGIS에서 제공하는 네트워크 해석 기능을 사용하였다.
도로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에 대한 예시로서, Fig. 2(a)는 시작 지점 주변에 폭 6 m 이상의 도로가 충분하여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를 나타내고, Fig. 2(b)는 폭 6 m 이상의 도로가 상대적으로 충분하지 않아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이 높은 경우를 나타낸다. 두 경우 모두에서 대피가 파란 점인 재해지로부터 빨간 점인 구호지점까지 얼마나 쉽게 이동이 이뤄질 수 있는가가 주요하게 평가되며, 구호지점에 도달한 이후로는 폭 6 m 이상인 도로와 외곽 도로(폭 12 m 이상, 길이 1 km 이상)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노란 직사각형인 대피 장소로 이동하는 것을 상정하되, 구호지점 도달 이후의 거리나 이동 시간은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 계산에 반영되지 않는다. 따라서 도로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은 폭 6 m 이상인 도로에 대한 접근성에 따라 달라지며, 만약 폭 6 m 이상인 도로가 고르게 잘 발달되어 있으면 도로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은 낮게 평가되고, 이와 반대인 경우라면 높게 평가된다.
도로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도 활동 유효 공간 부족률과 마찬가지로 제7회부터 제9회 조사가 진행되면서 회차에 따라서 산출 방법이 변경되었다. 우선, 시작 지점은 조사 대상 지역에 90 m 간격으로 생성된 격자의 중심점에 생성하며, 앞서 설명했던 조사 회차에 따른 활동 비유효 공간 내에만 생성한다.
그리고 도착 지점은 제7회 조사 기준에서는 폭 6 m 이상의 모든 도로의 교차점에 설정되었으며, 조사 대상이 되는 지역 내에 있는 도로상에만 생성되었으나, 외곽도로의 개념은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제8회 조사에 들어서면서부터 외곽도로의 정의가 내려졌으며, 이는 폭 12 m 이상인 도로를 말한다. 따라서 제8회 조사 기준에 따르면 도착지점은 이러한 외곽도로에 연결된 폭 6 m 이상 도로의 모든 교차점에만 생성된다. 그리고 제7회 조사와 마찬가지로 조사 대상이 되는 지역 내 도로에만 생성된다.
제9회 조사 기준에서는 외곽도로의 정의가 1 km 이상 연속하는 폭 12 m 이상인 도로로 변경되었으며, 8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외곽도로에 연결된 폭 6 m 이상 도로의 교차점에 도착지점이 생성된다. 또한, 제7회 및 제8회 조사와 달리 조사 대상 지역에 인접한 지역에 있는 도로 일부에도 도착 지점을 생성하는데, 이는 비록 재해지에서 가장 가까운 구호 지점이 같은 행정 구역 내에 있지 않더라도 자연히 그 곳으로 대피가 이루어지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즉, 고려되는 행정 구역 내의 도착 지점만을 고려함으로써 발생하는 오류를 개선한 것으로 보이며, 이 또한 조사의 차수가 늘어남에 따라 그 세밀함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3. 활동곤란계수 국내 적용 및 결과 비교
활동곤란계수 국내 적용 대상 지역으로는 지방 중소도시의 한 지역을 임의로 선정하고, A지역이라고 명명한다. 해당 도시 내 행정구역으로는 여러 읍⋅면⋅동들이 있었으나, 2.1절에서 밝혔듯이 일본의 경우 동경도 내에서 시가화구역이라 불리는 일종의 도시 지역을 대상으로 활동곤란계수가 산출된 점을 고려하여, 국내의 경우에서도 비슷한 여건을 가지는 단위의 행정구역을 선택하였다. 해당 지역은 임야를 제외한 논과 밭 등의 면적에 비해 개발된 면적이 비교적 넓으며, 이는 동경도구부와 다마지역의 특징이 혼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3.1 활동곤란계수 국내 적용
앞서 설명한 활동 유효 공간 부족률과 도로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은 지리 및 시설 위치 정보 등을 기반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A지역의 활동곤란계수 산출을 위해 GIS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데이터 및 응용 프로그램을 활용하였다. 사용된 GIS 데이터는 국가공간정보포털에서 *.SHP 파일 형태로 취득하였으며, 세부 항목들은 Table 2에 정리하였듯이 지적도, 시설 현황, 하천 현황, 건물, 도로 중심선, 행정동 경계이다. 그리고 취득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표출하기 위해 GIS 응용 프로그램인 QGIS를 사용하였으며, A동의 행정 경계와 인근 지역 도로를 지도로 표출하면 Fig. 3과 같이 나타난다. 활동곤란계수 산출을 위해서는 취득 데이터 중에서도 도로와 건물 데이터의 특성이 중요한데, A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다음과 같다. 먼저, 도로 중심선의 총 객체 개수는 4,796개이며, 그 중 폭 6 m 이상인 도로는 3,662개로, 전체 도로 대비 비율은 76%이다. 그리고 총 6,983동의 건물 객체가 A지역 내에 있으며, 도로 버퍼와 중복되는 건물 수는 6,348개로, 90%의 건물이 활동 유효 공간과 중복된다. 즉, A지역은 폭이 넓은 도로의 비율이 높아서 활동 유효 공간 부족률과 네트워크 밀도 부족율이 비교적 낮게 평가되나, 활동 유효 공간에서 그와 중복되는 건물의 면적을 GIS 응용 프로그램인 QGIS를 활용해 제외함으로써 활동 유효 공간 부족률이 과소 평가되지 않도록 하였다.
확보된 GIS 데이터와 QGIS를 이용하여 2절에서 소개한 활동곤란계수 산출 방법을 제7회부터 제9회 조사 기준에 따라 A지역에 적용하였고, 그 과정에서 국내 실정에 맞지 않거나 모호한 일부 규정은 본래 의미에 부합되도록 그 의미를 해석해 적용하였다. 특히 활동 비유효 공간은 일본의 토지이용 분류에 따라 총 10가지로 구분해 적용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에 해당하는 국내의 지목 분류 체계와는 다소 상이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Table 3과 같이 일본 토지이용 분류를 국내 지목 분류에 맞춰 사용하였다. 여기서 각 지목에 해당하는 코드 번호를 괄호 안에 함께 기술하였으므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코드 번호에 맞춰 일본 토지이용 분류와 국내 지목 분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제7회 조사에서 활동 비유효 공간에는 임야가 포함되어야 하고 제8회 기준부터 제외되어야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임야의 비율이 매우 낮았던 동경도와 달리 국내 적용 지역은 임야의 비율이 높으므로, 이를 그대로 적용하게 된다면 특히 제7회 조사 기준으로 산출되는 활동곤란계수가 과대 평가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구조물이나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임야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그 주변에서 구조 활동이 필요하거나 사람이 대피 활동이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도로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을 예로 보았을 때, 재해지를 의미하는 시작 지점이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임야에까지 생성된다면, 도착 지점인 구호 지점까지의 도달 시간이 증가하여 결과적으로 활동곤란계수가 과대 평가된다. 따라서 A지역에는 제7회 조사 기준에서도 임야를 활동 비유효 공간에서 제외하였다.
3.2 동경도 결과와 국내 적용 지역 간 결과 비교
Table 4는 동경도와 A지역의 활동 유효 공간 부족률, 도로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 그리고 활동곤란계수 결과를 나타낸다. 참고로 제9회 조사의 경우 동경도에 관한 활동 유효 공간 부족률과 도로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 평가 결과가 공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동경도와 A지역 간에 해당 결과들을 비교할 수 없었다.
동경도의 결과 중 제7회와 제8회의 활동 유효 공간 부족률을 비교했을 때, 제8회의 결과는 제7회보다 작게 산출되었다. 이는 활동 비유효 공간에서 임야나 논, 그리고 밭 등이 제외되었고, 활동 유효 공간에 소공원을 포함하여 도로 버퍼 면적을 산출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동경도의 제7회 기준과 제8회 기준 도로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을 비교해보았을 때 제8회에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며, 이는 제7회 조사에서는 폭 6 m 이상의 도로의 교차점에 모든 도착지점이 생성되었으나, 제8회 조사에서는 폭 12 m 이상의 도로, 즉 외곽도로에 연결된 폭 6 m 이상의 도로의 교차점에만 도착지점이 생성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착지점 개수가 감소하여 시작 지점에서 도착지점까지 평균적인 도달 시간이 증가하였다. 또한, 제8회 조사와 제9회 조사의 활동곤란계수를 비교했을 때 제9회 조사 결과가 더 큰 값을 가진다. 이는 활동유효공간에서 건물의 면적이 제외되면서 활동 유효 공간 부족률의 값이 증가했음을 원인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A지역은 제7회부터 제9회 조사까지 동경도와 같은 이유로 유사한 추세의 결과를 보이나, 제7회와 제8회의 도로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을 비교했을 때 제7회 기준 결과에서 더 큰 값을 가진다. 이는 임야를 제외한 논과 밭 등에 있던 시작 지점이 제거되며, 시작 지점에서 도착지점 간 도달 시간이 감소한 효과가 도착지점의 개수 감소로 인하여 도달 시간이 증가하는 효과보다 크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또한, A지역은 논과 밭의 면적 대비 개발된 면적의 비율이 높아서 지방에 위치한 중소도시지만 폭이 넓은 도로가 상대적으로 많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개발된 동경도 다수 지역과 덜 개발된 일부 지역을 포함한 동경도 전체 평균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유사한 값이 산출됨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활동곤란계수 평가 기법을 국내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활동곤란계수 평가 기법을 국내 여러 지역에 적용하여 해당 지역들의 활동곤란계수와 지역위험도를 지속적으로 산출하고 그 결과를 축적한다면, 위험성 우선순위에 따라 방재계획 수립 및 예방사업 등을 추진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일본 동경도 도시정비국의 지진에 대한 지역위험도 내용 중 활동곤란계수 산출 기법에 관해 설명하였고 해당 기법을 지방에 있는 중소도시 내의 A지역에 적용하였다. 이러한 활동곤란계수는 활동 유효 공간 부족률과 도로 네트워크 밀도 부족률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활동유효공간이나 도로 네트워크 밀도가 충분하다면 활동곤란계수는 낮게 평가되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활동곤란계수는 높게 평가된다.
활동곤란계수 산출 기법이 국내 실정에 맞지 않거나 모호한 일부 규정은 본래 의미에 부합되도록 그 의미를 해석해 적용한 결과, 동경도 전체 평균과 유사한 값이 산출됨을 확인하였고, 이는 국내 여러 지역으로의 확대 적용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확대 적용이 가능해진다면 여러 지역을 기준으로 산출된 활동곤란계수를 바탕으로 주민보호과 신속한 대응이 이루어지는 지진방재 도시 조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감사의 글
본 연구는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재난안전 공동연구 기술개발사업(2022-MOIS63-003)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