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 시뮬레이션과 BIM모델을 활용한 경전철 역사 내의 ‘시설물 내 대피시설’ 위치 선정에 대한 연구
A Study on Selecting the Best Location of ‘Shelter In Place’ in Light Rail Station using Egress Simulation and BIM Mo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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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발생 가능한 잠재적인 위험에 대해 사전에 대비하고 준비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히 대피시설의 수를 늘리기보다는, 기존 시설물을 활용하여 평상시에는 일반 용도로 사용되나 CBRE 상황에서는 대피시설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는 SIP를 확립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BIM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경전철 역사를 모델링하고, 각 공간의 접근성과 수용성을 고려한 피난 시뮬레이션을 실시하여, 역사 내에 SIP의 최적 위치를 선정하는 과정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안된 과정은 직접적인 시뮬레이션을 통한 합리적인 인간 행동 분석에 기초한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사회기반시설에 적용된다면 CBRE 상황 발생 시 더욱 안전하고 신속한 대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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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the only divided country, preparing for possible risks is to be considered in Korea. In these circumstances, rather than just increasing the number of evacuation facilities, it is needed to establish and manage SIP, the space that is used for its original purpose in normal situation but can be utilized as a shelter during CBRE situation. Therefore, in this study, light rail station is modeled by using BIM software and the process of selecting the best location of SIP in the station by performing several simulations accordance with various escape scenarios was presented. Since the process proposed in this study is based on rational analyses of human behavior through direct simulations, if applied to various infrastructures, it is expected for people to evacuate fast and safely under CBRE situation.
1. 서 론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발생 가능한 CBRE 상황(Chemical, Biological, Radio-logical and Explosive attacks)에 상시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국내에는 백령, 대청, 소청, 연평도 등 서해 5도 및 접경지역에 정부 지원금으로 설치한 주민대피시설 341개소와 민간 및 정부, 지자체, 공공단체 소유의 지하시설물에 23,386개의 공공용 지정 시설이 대피시설물로 지정되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와는 달리 운영 중인 대부분의 대피시설은 특별한 구조설계기준 없이 60 m2 이상의 방송 청취가 가능한 지하층의 공간이면 대피시설로 지정될 수 있다. 달리 말해 유사시 국민을 보호해야 할 대피시설은 행정적 지원과 기본적인 보호의 기능을 할 수 있겠지만 테러와 전쟁과 같은 물리적 위협으로부터 보호 기능은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 대피시설의 특성상 위험 상황에서 많은 인구가 집중적으로 모여 있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대피시설이 충분한 방호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이는 더 큰 인명 피해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국내의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대피시설의 수를 무작위로 늘리기 보단, 기존 민간 시설물의 일정 공간을 방호성능을 보유한 대피공간으로 시공하여 평상시에는 일반 용도로, 유사시에는 대피시설로 활용하는 시설물 내 대피시설(SIP, Shelter In Place)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SIP는 이스라엘에서 민간인 보호를 목적으로 최초로 제안되어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발달된 대피시설 개념으로(Fig. 1), 대피 시 접근성이 좋고 유지 및 보수 측면에서 많은 장점을 지닌다. 또한 수도권에 인구 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최적인 대피시설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전까지의 국내의 대피시설에 대한 연구는 주로 군사용 목적으로 수행되어 민간을 대상으로 하는 대피시설에 적용하기 어렵고, 민간시설 내의 SIP 위치 선정 및 설계 기준에 대한 연구가 전무하다. 따라서 SIP의 국내 도입을 위해서는 이에 관련된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토목 설계 패러다임이 2D 설계에서 3D 객체 기반 설계로 빠르게 전환되어 가고 있고, 이에 발맞추어 정부기관들도 BIM발주에 대한 로드맵들을 발표하고 있다. 조달청은 2010년부터 BIM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프로세스를 도입하기 위해 2010~2012년 단기 계획, 2013~2015년 중기 계획, 2016년부터는 장기 계획으로 하여 BIM 추진 계획을 발표하였고, BIM적용 기본지침서를 제시하여 2016년 이후 모든 시설 사업에 대해서 BIM 도입을 의무화하도록 하고 있다. 2009년도부터 총 49개의 프로젝트에 BIM이 적용되었고, 이는 금액으로 미화 5.4억 달러(한화로 약 6조원)에 달한다. 또한 2015년 1월 22일 국토교통부는 2020년까지 사회기반시설(SOC)사업 공사 20 %에 BIM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를 통해 향후 신설되는 대부분의 공공시설물을 포함한 토목공사들이 BIM기반으로 설계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발맞추어 본 연구에서는 공공시설물인 경전철 역사의 BIM 모델을 구축한 후, 각 공간의 접근성과 수용성을 고려한 피난 시뮬레이션을 실행하여 역사 내에 SIP의 위치를 선정했다. 즉, 기존 연구와는 달리 2D가 아닌 BIM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였으며, 직접적인 피난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피시설의 위치와 접근성, 사용자들의 동선 등을 전반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대피 공간의 위치 선정에 반영하였다. 본 연구는 평상시에는 공공시설의 용도로 이용되지만, CBRE 상황에서는 SIP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설계 단계 혹은 공용 중인 단계에서 시설물의 구조적, 시설적인 문제점 등을 파악하고, 최적의 SIP 위치 선정 및 동선 확보를 위한 개선점들을 찾는 과정을 제시하는데 목적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건축 시설물과 토목 시설물의 특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지하 경전철 역사를 샘플 모델로 사용하였으며, 이를 BIM 소프트웨어인 Autodesk Revit으로 모델링하였다. 또한 대피경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는 Thunderhead Engineer ing에서 개발한 Pathfinder를 사용하였다. Thunderhead Engineering (2015)에 따르면, 현재 피난 프로그램에 대한 검증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는 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지침의 모든 기준을 Pathfinder가 충족하고 있으므로 신뢰도가 높다고 판단되어 채택하였다.
2. 대피시설 선정을 위한 변수 정의
2.1 보행속도
2.1.1 연령별 보행속도
CBRE 상황에서의 규정들은 대부분 건강한 성인들을 기준으로 정의되어 있다. 하지만 보행자의 걸음 속도는 키, 몸무게, 다리길이 등과 같이 개개인의 외형적인 요인은 물론, 성향에 따라서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성별이나 연령, 지역, 문화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간략히 정의하기 어렵다. CFPA Europe (2009)은 보행속도를 수평속도와 수직속도로 나누어 인구밀도에 따라 정의하고 있다(Fig. 2). 수평속도의 경우 인구밀도가 0.54 인/m2보다 작고 물리적인 방해가 없는 경우 약 1.2~1.25 m/초, 밀도가 3.8 인/m2을 초과한 경우 0으로 정의했다. 이를 수식으로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Kuligowski
여기서,
D = 인구밀도 (인/m2)
K = 속도계수(Table 1)
S = 보행속도
수직속도의 경우 인구밀도가 0.54인/m2보다 작고 물리적인 방해가 없는 경우 약 1.1~0.85 m/초, 밀도가 3.8인/m2을 초과하는 경우 수평속도와 마찬가지로 0으로 정의하고 있다.
Kuligowski et al. (2015)에 의하면, 일반적인 상태(계단, 높이 186 mm, 발판 폭 175 mm)에서의 남⋅여 연령별 수직속도는 Table 2와 같다. CFPA-E에서 정의한 최소 수직속도가 0.85 m/초인 것에 비해 NIST의 실내 최소 수직 속도는 남성이 0.67 m/초, 여성이 0.56 m/초로 최대 0.29 m/초의 편차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외부(계단, 높이 152 mm, 발판 폭 305 mm)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남성의 경우 나이가 적은 순으로 1.10, 0.95, 0.71 m/초이고 여성의 경우0.77, 0.66 m/초로 모든 나이, 성별 군에서 일반적인 상태보다 평균 속도가 증가하였다.
Jeon et al. (2014)은 주변의 가시 정도에 따라 세 가지 상황(Test 1, Test 2, Test 3)으로 나누어 각 상황에서 연령별 보행속도를 측정하였다. 모든 실험은 대구지하철역에서 진행하였고, 지하 4층 플랫폼에서 지상까지 대피하는 시간을 측정하여 보행속도를 조사하였다. Test 1은 실내의 모든 조명이 켜져 있는 상태에서, Test 2는 실내조명을 모두 끄고 방향 지시등, 비상구 등은 켜져 있는 상태에서 진행하였다. Test 3은 화재 시 발생하는 연기를 고려하여 불투명한 패치를 조명에 부착한 후 Test 2와 동일한 상태에서 실험했다. 피실험자의 연령은 크게 세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20세 이하는 Group A, 20~50세는 Group B, 50세 이상은 Group C로 분류하였다. 실험 결과, 내부 조명의 유무에 따라 보행속도는 최대 73 %의 차이가 발생하였고, 연기가 존재할 경우 연기가 없을 때보다 보행속도가 약 38 %정도 감소하였다(Fig. 3).
Averill et al. (2005)에서는 새로 건설된 세계무역센터(WTC, World Trade Center)의 다양한 대피 시나리오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시행하기 위해 보행자들의 속도를 정의하였다. 수평이동속도를 외부의 구속 받지 않을 경우 응급 시에는 1.36 m/초, 평상시에는 0.91 m/초로 간단히 정의하였다.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보행자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은 다양하므로 모든 요소들을 고려하여 보행속도를 정립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보행 속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여 이를 기준으로 보행속도를 구분하여 적용하였다. Thompson et al. (2014)에 의하면 65세 이상의 성인은 18~40세의 성인에 비해 보행속도가 20~25%정도 느려진다. 다시 말해서 보행속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나이와 성별이라고 할 수 있다(Fig. 4).
Bohannon and Williams Andrews (2011)에서는 ‘Mitsugi Bone and Joint Study’, ‘Hawaii Osteroporosis Study’, ‘Study of Osteoporotic Fractures’, ‘Halth Male; ABS’외 6개 연구들을 기반으로 미국, 스웨덴, 네덜란드, 호주, 일본, 캐나다, 이스라엘,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쿠웨이트의 성별, 나이별 평균 보행속도를 정리하였다(Table 3). 본 연구의 시뮬레이션 프로파일 작성 시 Table 3의 값을 기준으로 작성하였다.
2.1.2 보행자 모드
Pathfinder는 Steering모드, SFPE모드의 2가지 보행자 Behavior mode를 제공한다. Steering모드는 보행자들이 다른 보행자들과 상호작용하는 알고리즘으로 한 인간의 행동과 움직임을 모방하는 모드이고, SFPE모드는 SFPE (2003)에서 정의된 가정 및 수계산된 세트들을 사용한다. 따라서, SFPE모드에서 문의 흐름제한이나 밀도에 따른 보행속도 제어는 가능하지만, 보행자들끼리 서로 회피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아 서로 투과되어 분석된다. 즉 SFPE모드에서는 보행자들의 동선이 겹치더라도 하나의 동선으로 표시되므로 전체 동선이 비교적 간단하게 표현된다. Fig. 5를 보면 Steering모드로 시뮬레이션 했을 때와 SFPE모드로 했을 때 보행자들의 동선이 상이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2 연령별 인구 비중 분석
본 연구에서 샘플링한 경전철 지하철 역사는 공공시설물이므로 시설을 이용하는 승객의 수는 SIP 위치 선정을 위한 시뮬레이션 시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이다. 2.1.1에서 보행속도를 연령별, 성별로 구분하여 정의했으므로 경전철 이용객 수도 이와 같이 구분하여 산정하였다. 이에 앞서 2015년 통계청 자료의 인구 주택 총 조사를 보면 남자는 24,820천명, 여자는 24,886천명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66천명 많게 나타나 여자 100명당 남자의 수는 99.7로 조사 되었다. 연령별 구조는 40, 50대의 인구가 16,492천명(33.2%)으로 연령별 구조의 중심을 이루면서, 30대미만과 60대 이상이 적은 항아리형 인구피라미드를 나타내고 있다.
2.3 시뮬레이션 인원 산정
경전철 역사의 시간당 이용 승객 수의 산정은 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15)의 데이터를 참고하여 실시하였다. 경전철의 최대 이용객 수 40,789명과 가장 유사한 이용승객을 가지는 서울 경춘선 신내역(41,325명, 2015년 8월 기준)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시간당 승객 수를 산정하였다.
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2015)에 따르면 사람이 가장 많은 시간대인 오전 7~8시에 신내역의 승⋅하차인원은 각각 1,858명/시, 2,294명/시이다. 즉 1분당 승차인원은 31명/분, 하차인원은 38명/분이다. 또한 시뮬레이션 결과, 이용객이 지상에서 플랫폼까지 이동하는데 걸리는 최대 승차시간은 162.5초, 플랫폼에서 지상까지 이동할 경우 소요되는 최대 하차시간은 187.9초로 확인되었다. 7~8시 사이에 신내역에서 열차가 출발하는 시간은 상행선 청량리행의 경우 평일 기준 6시 45분, 7시 16분, 28분, 45분이며, 하행선 춘천행의 경우 6시 40분, 7시 00분, 20분, 39분, 53분이므로 승차 승객은 플랫폼에서 최소 12~31분을 기다려야한다. 따라서 하차 승객이 역외로 나가는데 소요되는 시간인 187.9초(3.16분) 동안만 승차인원과 하차인원이 동시에 역내에 머무른다. 즉 3.16분이 승⋅하차인원의 합이 최대가 되는 시간이다. 그러므로 3.16분 동안 머무르는 승⋅하차인원만을 계산하여 시뮬레이션에 반영했다. 또한 역내 역무원을 5명으로 추정하여 적용하였다. 역내 이용객을 산출하면 다음과 같다.
• 승차인원 = 31명/분 x 3.16분 = 98명
• 하차인원 = 32명/분 x 3.16분 = 121명
• 역내 역무원 = 5명으로 추정
• 전체 시뮬레이션 인원 수 = 98+121+5 = 224명
2.4 SIP 위치선정
본 연구에서 사용한 모델데이터는 경전철 역사로, 보행자는 지상에서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을 이용하여 지하 1층까지 이동한다. 지하 1층에서 지하 2층과 3층의 좌측 부분으로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은 엘리베이터와 아래 단면도 Fig. 6의 좌측 계단밖에 없으며, 지하 1층에서 우측의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면 바로 지하 3층의 우측 부분으로 이동하여 지하 4층 역사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 있다.
대피시설은 주변의 위험요소로부터 보호되어야 하므로 위치적으로 지하 2층과 지하 3층이 가장 적합하다. 두 층의 수용력을 고려하여 지하 2층과 3층에서 Fig. 7의 표시 된 부분을 대피시설로서 기능을 할 수 있게 설계한다면, 그 면적은 359.950 m2과 447.398 m2이다. 승객이 24시간미만으로 머물 경우 지하 2층의 수용력은 193.5명 즉 193명이 되고, 지하 3층의 수용력은 240.5명 즉 240명이 된다. 접근이 용이한 지하 2층이 지하 3층보다 위치적으로 SIP에 더 적합하지만, 지하 2층은 ‘2.3 시뮬레이션 인원 선정’에서 산정된 인원인 224명을 수용할 수 없으므로 지하 3층이 SIP의 최적 위치이다.또한 보행자가 24시간 이상 대피시설에 머물 경우 즉, 수면이 필요할 경우 지하 2층은 2층 침대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159.8명밖에 수용하지 못하므로 지하 2층과 3층 모두를 대피시설로 활용하여야 한다.
3. 최적의 SIP 시뮬레이션
3.1 모델링
3.1.1 매쉬(Mesh) 생성
Pathfinder의 모델링은 크게 방(Room), 계단(Stair), 출입구(Door), 엘리베이터(Elevator), 램프(Ramp)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쉬(Mesh)의 생성은 이러한 요소들을 구성하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굉장히 중요하다. 보행자들이 수평으로 이동하는 장소는 모두 방으로 지정되고 이러한 방들 안에는 많은 점과 선으로 연결된 매쉬가 형성되어 있다.
3.1.2 출입구(Doors)
출입구는 폭이 좁아서 사람이 몰릴 경우 병목현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모델링 요소 중 시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보행자가 특정 위치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뮬레이션 시간은 SIP위치 선정 시 고려해야할 중요한 요소이므로, 모델링 시 출입구를 조건에 맞게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Pathfinder는 최소 폭(Min. Width), 최대 폭(Max. Width), 최대 깊이(Max. Depth)를 변수로 출입구를 정의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출입구가 설치될 지점의 매쉬의 형성이다. 매쉬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출입구는 최대 폭으로 설치되지 않고 매쉬가 나누어진 대로 폭원을 인지하게 된다. 또한 Pathfinder에서는 초당 지나갈 수 있는 사람 수를 지정하여 출입구별 유동량을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향후 출입구의 개선이 필요할 경우, 출입구의 최적 용량을 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3.1.3 에스컬레이터와 계단(Escalator and Stair)
Pathfinder에서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는 출입구와 마찬가지로 폭이 좁아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체 시뮬레이션에 큰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특히 ‘2.1 보행속도’의 참조 논문들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계단의 변수들(단의 높이, 발판 폭, 전체 계단 폭)은 보행자 속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전체 모델에서 사용한 주요 계단의 단의 높이와 발판 폭은 Table 4와 같다.
시뮬레이션 시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의 가장 큰 차이는 계단은 정적인 반면, 에스컬레이터는 일정하게 움직인다는 점이다. Pathfinder에서 에스컬레이터를 계단과 동일하게 모델링 한 후 방향을 일방향(one way)으로 정의하는 방법도 있지만, 본 연구에서는 에스컬레이터를 경사로(Ramp)로 모델링 한 후 방향을 +x, -x방향으로 표기하였다. 이후 속도를 일정하게 정의하고 보행자 프로필에서 보행자들의 속도를 설정하였다.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속도는 지하철 주요설계기준(설비분야)의 승강기 편의시설 설치기준에서 제시하고 있는 에스컬레이터의 속도 0.5 m/초로 지정했다.
3.1.4 엘리베이터
일반적으로 지하철 역사에서 엘리베이터는 일반인들을 위한 용도가 아닌 장애인이나 노약자, 임산부들을 위한 용도로 사용되므로 일반 엘리베이터보다 느리게 설계되었다. 또한 화재, 재난 시 엘리베이터 사용은 제한되므로 본 연구에서는 일부 인원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것으로 시뮬레이션 했다. 즉, 전체 인원 224명 중 노약자, 임산부, 장애인들이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지하 1층과 지하 4층의 접근이 용이한 이용자들은 엘리베이터를 그룹단위로 이용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3.1.5 보행자
본 연구에서는 Table 5와 같이 20대부터 90대까지 연령별, 성별로 구분하여 보행속도를 적용하였다.
전체 시뮬레이션 인원 224명 중 하차 인원 121명은 지하 4층, 3층, 1층에 골고루 분포시켰고, 승차인원 98명은 플랫폼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고려하여 인원의 대부분을 양쪽 플랫폼에 골고루 배치시켰다. 또한 5명으로 추정한 역무원의 경우 1명은 지하 1층, 나머지 4명은 각각 2명씩 지하 2층과 3층에 배치시켰다. 배치 시 승객의 연령과 성별은 Table 5의 비율에 따라 자동으로 설정되며, 배치된 성별과 연령에 따라서 보행속도가 정의된다. 위와 같이 인원을 배정한 결과 지하 1층은 224명 중 30%인 67명, 지하 2층과 3층은 각각 1%인 2명, 지하 4층은 65%인 146명, 지상의 계단과 에스컬레이터에는 3%인 7명이 배치됐다. 모든 시나리오는 이와 동일한 인원배치로 진행하였다. 또한 노약자 인구(65세 이상)가 전체 인구의 13.2%인 점과 장애인이 약 250만명인 점을 감안하여, 플랫폼의 한 그룹(4명)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목표위치까지 이동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이러한 이동 변수들은 전체 시뮬레이션의 시간에 큰 영향을 주진 않지만 밀도나 유동량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전체 경향을 파악하기 위해 모든 가능 변수들을 고려하였다.
3.2 시나리오
CBRE상황의 여러 케이스들을 고려하기 위해서 24시간 미만 보행자들을 수용하는 경우와 24시간 이상 보행자들을 수용하는 경우 모두 검토했다. 즉, 수면을 취하지 않는 경우와 수면을 취하는 경우를 모두 고려했다.
3.2.1 시나리오 A
시나리오 A는 지하 2층을 대피시설로 지정하여 모든 보행자들이 지하 2층으로 이동하도록 설정하였다. Fig. 9와 같이 각 과정별로 주요 시간대의 이미지를 캡처하였고, 색상은 보행자의 밀도를 표현한 것으로 보행자가 이동하면서 변화되는 밀도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위해 나타내었다.
시뮬레이션 결과, 보행자가 지하 2층에 도달하는데 걸린 최소 시간은 8.1초, 최대 시간은 319.8초, 평균 시간은 174.7초였다. 또한, 보행자들이 이동한 거리는 최소 7.3 m, 최대 177.5 m, 평균 114.5 m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20초 이후부터 비상계단으로 가기 위해 지나쳐야하는 방 96과 출입구 83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10).
3.2.2 시나리오 B
시나리오 B는 시나리오 A와 모두 동일하나 대피시설의 위치만 지하 2층에서 지하 3층으로 수정하여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보행자가 지하 3층까지 이동하는데 걸린 최소 시간은 17.9초, 최대 시간은 345.7초, 평균 시간은 198.9초로 확인되었다. 또한 대피시설에 도달하는데 보행자가 이동한 거리는 최소 16.7 m, 최대 195.8 m 평균 132.8 m로 분석되었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Fig. 11과 같은 동향을 보였다.
시나리오 A의 결과로 유추해 봤을 때, 시나리오 B에서도 비상계단으로 이동하기 위한 방96과 출입구83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하여 시나리오 A와 시뮬레이션 시간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었으나, 시나리오 A보다 최대 시간이 319.8초에서 345.7초로 25.9초 늘어났다. 이는 보행자의 이동 거리가 지하 2층에서 3층으로 늘어난 것에 따른 결과로 판단된다.
3.2.3 시나리오 C
시나리오 C는 보행자들이 대피시설에서 24시간이상 머물러야 될 경우로 지하 2층과 3층을 모두 대피시설로 활용하도록 설정하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였다. 2.4에서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수면이 필요한 경우 즉 보행자가 대피시설에 24시간 이상 머물러야 될 경우, 지하 2층의 수용가능인원은 159명이므로 224명 중 나머지 65명은 지하 3층으로 이동하도록 설정했다. 이때 지하 3층으로 이동하는 보행자는 이동거리가 비교적 짧은 보행자들로 정의하여 최대한 대피 시간이 짧게 소요되도록 하였다.
그 결과, 보행자가 대피시설로 도달하는데 걸린 최소 시간은 1.7초, 최대 시간은 317.6초, 평균 시간은 179.1초로 확인되었다. 보행자의 이동거리는 최소 1.1 m, 최대 169.9 m, 평균 119.3 m로 분석되었으며, 시간에 따라 Fig. 12와 같이 밀도가 변하였다. 시나리오 C는 시나리오 A보다 오히려 최대 시간이 단축되었지만, 이를 실현화시키기 위해선 대피시설의 설계, 시공, 유지관리의 관점에서 기존의 기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수면면적 설치로 인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므로 경제적인 부분도 검토해 봐야할 것으로 판단된다.
3.3 시나리오 결과
각 시나리오별 결과를 종합해 보면 Table 6과 같다. 지하 2층을 대피시설로 설정할 경우 대피시간이 가장 적게 걸리지만, 지하 2층은 보행자가 머무는 시간에 관계없이 전체 시뮬레이션 산정인원인 224명을 수용할 수 없다. 따라서 보행자가 24시간미만으로 머물 경우 지하 3층이 역사의 SIP 위치로 적합하다. 수면 시설이 설치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시나리오 C와 같이 지하 2층과 지하 3층을 같이 대피시설로 사용하고 접근이 용이한 지하 2층 우선적으로 보행자들을 수용하고 나머지 보행자들이 지하 3층으로 이동하도록 하는 것이 적합하다.
4. 최적의 SIP를 위한 제안
4.1 개선방향
현재 모델은 SIP의 위치나 보행자의 동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설계되었다. SIP의 구조물 보강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겠지만, 그 이전에 SIP의 위치를 선정하고 역사 전체의 동선을 개선할 필요성이 보인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지하 1층의 방95에서 발생하는 정체 현상을 해결하는 것인데, 이는 앞서 언급 하였듯이 지하 1층에서의 접근성을 고려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동선을 개선하더라도 비상계단에서 지하 3층으로 접근하는 모든 방들이 작고 좁은 문들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CBRE 상황에서 효율적인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 즉 접근성을 개선하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 정체 현상이 발생하고 이는 전체 대피 시간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가장 쉽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지하4층에 계단을 설치하거나, 지하 4층에서 지상 1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 구멍을 뚫어서 이동 통로를 만들어 주는 방법 등이 개선책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역사의 복잡한 전기나 덕트 등의 설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전자로 새로운 시나리오를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4.2 시나리오 D
앞에서 언급했듯이 시나리오 D는 지하 4층과 지하 3층을 잇는 계단을 설치한 후, 모든 보행자가 지하 3층으로 이동하도록 설정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보행자가 지하 3층 대피시설까지 이동하는데 소요된 최소 시간은 17.9초, 최대 시간은 266.6초, 평균 시간은 141.8초이었다. 또한 최소 이동 거리는 16.7 m, 최대 이동 거리는 159.9 m, 평균 이동 거리는 86.6 m로 분석되었다. 시나리오 B와 비교하면 전체 대피 시간은 198.9초에서 159.9초로 약 39초 줄어 대피 시간의 약 19.6%가 단축되었다. 하지만, 시나리오 B에서 지하1층의 방95에서 정체 현상이 발생한 것과 달리 시나리오 D에서는 지하 4층의 계단 앞과, 지하1 층에서 내려오는 보행자와 지하 4층에서 올라오는 보행자와 만나는 지하 3층에서 정체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13).
시나리오 B의 경우 모든 보행자가 지하 1층으로 이동해서 지하 3층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대피 시작 20초부터 방95에서 정체 현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시나리오 D의 경우 지하 1층의 67명만 방95를 지나 지하 3층으로 이동하다 보니, 95.4초 이후에는 정체 현상이 없어진다. 또한 199초까지 지하 3층 비상계단 입구인 방31에서 정체 현상이 발생되는데 이는 지하 4층의 보행자가 가장 많은 146명이기 때문이다. 시간대 별로 지하 1층의 방95와 지하 3층 비상계단 입구인 방31의 보행자 수를 확인해보면, 시나리오 D와 B가 확연히 차이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단순히 계단만 설치하여도 CBRE 상황에서 보행자들의 이동시간을 최대 19.6% 단축할 수 있다. 하지만 초기 설계가 SIP를 고려하지 않고 진행된다면, 시나리오 D와 같이 또 다른 정체 구역이 발생하고, 이는 CBRE 상황에서 다른 재난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매우 크다. 또한 접근성을 개선하였다고 할지라도 SIP로 이동하는 경로의 통로와 계단들의 수용성이 좋지 않다면 전체 이동 시간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역사와 같은 사회기반시설물은 수많은 내부시설물과 설비들이 설치되어 있고 이미 설치되어 있는 시설물은 이동이나 변경이 어려우므로 설계 시 이를 반영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설계가 완료된 구조물이라고 할지라도 유지관리 주체가 SIP시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리를 하면 전체 대피 시간을 단축시키고 CBRE 상황에서 큰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BIM 소프트웨어를 통해 경전철 역사를 모델링하고, 여러 대피 시나리오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실행하여 경전철 역사 내에 SIP에 적합한 위치를 선정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CBRE 상황에서의 대피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초기 설계 시 통로와 계단의 배치가 대피 시간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임을 해석적으로 검증하였다.
(2) 합리적인 대피 시뮬레이션 분석이 가능하도록 인간행동분석에 기반한 모델링 과정을 제시하였다.
(3) 본 연구를 통해 제안하는 대피 시뮬레이션이 선행적으로 수행되고 초기 설계에 반영된다면 각 공간의 접근성과 수용성이 개선될 수 있으며, 또한 이를 통해 재난 상황 시 신속한 대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국토교통부 건설기술연구사업(과제번호:17SC IP-B128706-01)의 연구비 지원에 의해 수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