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008년 중국 쓰촨성대지진 발생 3일 전 수십만 마리 두꺼비 떼 목격(2008년5월13일자 연합뉴스, “지진, 두꺼비가 먼저 알았다”), 2011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대지진 발생 2일 전 100여 마리 돌고래 집단폐사(2011년2월22일자 Mirror, “Is New Zealand earthquake linked to the mysterious deaths of more than 100 pilot whales?”) 등 지진재난 발생 전 동물 이상행동 목격사례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본 연구는 대형재난 발생 직후 단편적으로 다분히 흥미위주로 보도되는 방송·신문기사에서 발단되었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얼마나 다양한 동물들의 이상행동이 보고되었을까? 이러한 목격사례의 데이터베이스화는 동물 이상행동과 대형재난 발생 간의 연관성을 탐구(探究)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기초정보로서 그 가치가 충분하며, 인과관계 검증연구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흩어져 있는 대형재난 발생 전 동물 이상행동 목격사례를 조사하여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지진재난을 대상으로 어떤 동물이, 지진발생 전 언제쯤, 어떤 이상행동을 보이는지 그 특징을 분석·정리하였다. 단, 동물 이상행동이 목격된 장소는 목격 장소에 관한 정보 누락, 장소특정의 어려움(예. 집 앞 해변), 공간범위 규정의 어려움(예.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의 이유로 제외하였다.

동물 이상행동은 대형지진 발생 이후 지진 전조현상의 하나로 주목받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임에 재난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이상행동이 목격된 사례는 조사된 자료가 전무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지진 발생 직후 보고된 동물 이상행동 목격사례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1.2 선행연구 고찰

일본 오사카시립대학 이학부 연구팀에서는 1995년 고베 대지진(阪神·淡路大震災) 발생 직후 동물 이상행동을 포함한 지진 전조현상 관련 목격사례를 조사하여 전조현상의 특징을 정리·책자로 출판하였다(弘原, 1995).

이 외에도 목격사례 조사를 통한 가설검증―지진과 동물 이상행동 연관성 연구는 국외에서 다수 수행되었다.

Whitehead et al. (2004))의 연구에서는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과 1999년 터키 이즈밋 지진 발생 직후 조사된 지진 전조현상 관련 목격사례를 대상으로 지진 발생과의 연관성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동물 이상행동은 통계적 유의성을 볼 수 없었으나 기상·지구물리학적 전조현상은 유의함을 확인하였다.

Whitehead and Ulusoy(2013)의 연구에서는 2010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대지진 발생 후 동물 이상행동 목격사례를 조사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수집된 자료 분석 결과, 지진발생 1시간 전에 애완동물 특이행동 목격사례가 급증했으며, 애완동물의 실종 혹은 집을 나갔다가 다시 돌아왔다는 보고사례가 평균보다 2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Rikitake(1978)는 동물 이상행동 목격시기와 지진파 도달시간과의 상관분석을 통해 지진전자기신호(SEMS : Seismic Electro-Magnetic Signals)와 동물 이상행동 목격시기가 유사함을 확인하였다.

Schaal(1988)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애완동물 실종 신고정보와 그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으나 통계적 유의성을 얻지 못했다.

Grant and Conlan(2013)은 양서류―개구리나 두꺼비 떼의 이상움직임 관련 언론기사를 수집하여 지진발생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양서류 떼의 이상행동은 지진 전조현상이 아닌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움직임이라 결론지었다.

이상과 같은 연구의 이상행동 목격사례는 재난 사후에 조사·수집되기 때문에 목격자의 개인성향이나 편견을 배제하기 어렵고 데이터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다수의 연구자들이 동물 이상행동과 지진 발생간의 인과관계 증명연구를 위한 전조현상 정보의 과학적인 수집방법 및 데이터베이스화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있다(e.g., Grant et al., 2011; Li et al., 2009).

본 연구는 지진이라는 단일 재난유형에 대한 분석결과이나, 향후 보다 다양한 재난유형에 대한 이상행동 목격사례 정보의 데이터베이스화가 필요하다. 더불어 재난 직후가 아닌 평상 시 동물 이상행동에 대한 데이터 수집도 병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국내 관련연구로는 지진예측 관련 국외연구 동향, 인프라, 프로그램 등의 사례를 수집·정리한 조봉곤 외 6인(2010)의 연구보고서가 있다. 그러나 생물학적 현상을 포함한 지진 전조현상을 폭넓게 망라한 보고서임에 다수의 목격사례를 수집·축적하여 그 특징을 분석한 본 연구와는 차별된다.

본 연구는 그간 축적된 적 없는 동물 이상행동 목격사례를 다수 지진사례에 대해 수집·데이터베이스화 했다는 점, 동물유형, 이상행동유형, 목격시기 특징분석을 통해 동물 이상행동과 지진 발생간의 연관성 검증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시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2.1 수집된 목격사례 개요

국외 논문, 보고서, 서적 및 신문기사 등의 검색을 통해서 재난사례별 이상행동 목격사례 동물, 구체적인 이상행동, 목격시기 정보를 수집·데이터베이스화 하였다. 무작위 조사 후 중복건수라고 판단되는 사례를 제외한 결과, 총 83건의 재난사례에 대해 739건의 동물 이상행동 목격사례를 수집하였다.

총 83건 재난사례의 국가비율을 살펴보면, 일본 31건(37%), 중국 22건(27%)으로 전체의 64%, 이 외 이탈리아 9건(11%), 미국 4건(5%), 뉴질랜드, 독일, 인도네시아, 한국에서 각각 2건, 그리스, 네팔, 이집트, 칠레, 파키스탄, 니카라과, 아쉬하바드, 유고슬라비아, 페루에서 각각 1건씩 조사되었다.

재난유형별로는 지진 68건(82%), 산사태 9건(11%), 화산 4건(5%), 지진해일 2건(2%) 순으로 지진사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총 739건의 동물 이상행동 목격사례를 재난유형별로 살펴보면, 지진 696건(94%), 지진해일 17건(2%), 산사태 19건(3%), 화산 7건(1%)을 차지하였다.

지진이외 재난유형에 대한 동물 이상행동 목격사례는 그 개별 건수가 너무 적기 때문에 결과에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판단, 본 연구에서는 지진재난 시 목격된 동물 이상행동 사례 696건에 대해서 동물유형, 이상행동, 목격시기 특징을 분석하였다.

2.2 분석방법

3.1 목격사례 동물유형 특징

목격사례 동물유형의 대분류를 살펴보면(Fig. 1), 포유류(Mammals) 355건(51%), 어류(Fishes) 142건(20%), 조류(Birds) 132건(19%)이며, 이의 합이 전체의 90%를 차지하였다.

Fig. 1

Number of Reports and Ratio for Animal Type by Level of Large Class.

동물유형을 보다 세분하여 살펴보면(Table 1), 포유류―가축(Mammals―Domestic) 중에서 고양이(Cat) 118건(17%), 개(Dog) 99건(14%)으로 전체의 31%를 점하였다. 이밖에도 포유류―야생(Mammals―Wild) 중에서 쥐(Mouse) 35건(5%), 어류―담수(Fishes―Freshwater) 중에서 메기(Catfish) 16건(2%), 조류―야생(Birds―Wild) 중에서 새(Bird) 33건(5%), 까마귀(Raven) 24건(3%)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 중에서 새(Bird)는 어떤 종류의 새인지 알 수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Table 1에서는 가장 많이 목격된 동물유형을 살펴보기 위해 사례건수가 5 이상인 값만 표기하였다. 따라서 그 합의 비율은 100%가 되지 않는다.

Table 1

Number of Reports and Ratio for Animal Type.

포유류 중에서도 가축, 그 중에서도 고양이나 개와 같은 애완동물의 이상행동 목격사례 비율이 높은 이유는 사람들과 생활터전을 함께하고 장시간 교감하는 애완동물의 이상행동을 목격하는 빈도가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 사료된다.

3.2 목격사례 동물의 이상행동 특징

Table 2는 목격사례 동물의 이상행동 건수와 그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불안행동(Nervous)과 도망행동(Running away)이 각각 223건(32%), 219건(31%)으로 가장 높은 목격빈도를 나타냈으며, 그 다음으로는 집단행동(Group behavior) 203건(29%), 울음소리(Crying) 161건(23%)으로 집계되었다. 이상의 건수를 전부 합하면 806건(115%)으로 100%를 상회한다. 다시 말하면, 696건의 모든 목격사례에서 한차례 이상, 불안, 도망, 집단행동 및 울음소리 관련 이상행동이 나타났음을 의미한다.

Table 2

Number of Reports and Ratio for Behavior Type.

동물 이상행동 유형을 세분하여 살펴보면, 불안행동(Nervous) 중에서 안절부절못함(Nervous, anxious) 83건(12%), 도망행동(Running away) 중에서 도망가거나 사라짐(Runs away or disappears) 115건(17%), 집단행동(Group behavior) 중에서 모임(Grouping together) 77건(11%), 동시행동(Simultaneous behavior) 59건(8%)과 평소의 배로 잡힘(Much more caught) 55건(8%), 울음소리(Crying) 중에서 미친 듯이 짖음(Barking or making strange noises) 83건(12%)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3.3 목격시기 특징

총 696건의 목격사례 중에서 목격시기 정보가 누락된 39건을 제외한 657건을 대상으로 목격시기 특징을 분석하였다.

Figure 2는 지진발생 이전 시간경과에 따른 목격사례 건수와 그 누적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표의 범례에서 직전(Just before)이란 지진발생 시점에서 6시간 전까지로 구분하였다. 지진발생 직전(Just before)에 이상행동이 목격된 사례건수는 133건으로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이 133건 중에서 1시간 이내 목격된 사례는 103건(70%)에 달한다.

Fig. 2

Time Series of Animals’ Unusual Behavior Reports Days before Earthquake.

447건(68%)의 사례가 지진발생 1일(1-day)전에 목격되었으며, 2일(2-day)과 3일(3-day)전을 포함하면 542건으로 전체의 82%에 해당한다. 다시 말하면, 대부분의 목격사례가 지진발생 최소 3일 전에 보고되었음을 의미한다.

4.1 통계적 유의성 검정

카이제곱검정(Chi-square Test)을 통해 동물유형×이상행동과 동물유형×목격시기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검정한 결과(Table 3), 두 변수들 간에 1%수준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있음을 판단하였다. 그리고 동물유형별 이상행동×목격시기에 대한 분석결과(Table 4), 동물유형 중 포유류(Mammals), 어류(Fishes), 조류(Birds)에서 유의함이 검정되었으며(1%유의수준), 이를 제외한 다른 동물유형에서는 이상행동×목격시기간의 관련성을 볼 수 없었다.

Table 3

Chi-Squared Test for Animal Type with Behavior Type and Reported Time.

Table 4

Chi-Squared Test for Behavior Type and Reported Time.

4.2 동물유형에 따른 이상행동 유형의 차이

동물유형에 따른 이상행동 유형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수정된 표준화 잔차(Standardized Residual)를 계산하였다. Table 5는 그 결과 값을 나타낸 것이다. 앞서 설명하였듯이 그 절대치가 1.96 이상이면 5%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임을 의미한다.

Table 5

The Difference of Standardized Residual between Animal Type and Behavior Type.

분석결과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포유류(Mammals)에서는 불안행동(Nervous)과 울음소리(Crying)에 관한 이상행동이 상대적으로 다수 목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즉 안절부절 못함(Nervous, anxious)이나 미친 듯이 짖음(Barking or making strange noises)과 같은 이상행동이 포유류에서 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어류(Fishes)에서는 도망행동(Running away), 집단행동(Group behavior), 행동둔화(Slow to react)에 관한 이상행동이 다수 목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수중생물이 수면에 출몰(Water creatures come up to the surface), 평소의 배로 잡힘(Much more caught)과 같은 이상행동이 어류에서 주로 보인다는 것이다.

조류(Birds)는 울음소리(Crying)와 흥분행동(Excited), 파충류(Reptiles)는 겨울잠에서 깨어남(Waking up from hibernation)과 같은 불안행동(Nervous)을 보임을 알 수 있다.

4.3 동물유형에 따른 목격시기의 차이

동물유형×목격시기간의 잔차분석 결과를 살펴보면(Table 6), 포유류(Mammals)는 직전(Just before)에서 6시간(6-hour)전에 이상행동 목격사례가 다수 보고되었다. 그러나 포유류 이외의 동물유형에서는 다수 목격된 시기가 산발적으로 분포하여 그 시기를 특정지어 해석하기 어렵다.

Table 6

The Difference of Standardized Residual between Animal Type and Reported Time.

이는 포유류의 이상행동 목격시기 특징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애완동물(개나 고양이)의 이상행동 목격사례가 다른 동물유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고 재난발생 직전이라는 특정 시간대에 집중 목격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4.4 동물유형에 따른 이상행동 유형과 목격시기의 차이

동물유형 중 이상행동과 목격시기간의 관련성이 검정된 포유류(Mammals), 어류(Fishes), 조류(Birds)에 대한 이상행동유형과 목격시기의 차이를 살펴보았다.

포유류(Mammals)의 경우(Table 7-a), 지진발생 직전(Just before)에 불안행동(Nervous)과 울음소리(Crying)에 대한 이상행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또한 1일(1-day)부터 6일(6-day)전에 흥분행동(Excited), 행동둔화(Slow to react), 섭식장애(Eating&)와 같은 이상행동이 다수 목격됨

Table 7

The Difference of Standardized Residual between Behavior Type and Reported Time.

을 알 수 있다.

어류(Fishes)에서는 지진발생 6시간(6-hour)전에 집단행동(Group behavior)이 다수(Table 7-b), 조류(Bird)에서는 직전(Just before) 및 수일 전에 울음소리(Crying), 1일(1-day)전 집단행동(Group behavior) 관련 이상행동이 두드러지게 목격됨을 알 수 있다(Table 7-c).

이상의 분석결과는 상대적인 값을 나타낸 것으로 색으로 표시된 모든 값에 대해 의미 있는 해석을 덧붙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수집된 샘플자료가 동물 이상행동 목격사례 모집단을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기에 결과해석에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