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최근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의 변화로 지구의 평균기온이 급증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대형 산불 발생이 증가하였으며, 이는 생태계 파괴와 더불어 인명, 재산적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그 예로 국외에서는 2009년 호주 동남부 빅토리아 주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산불로 약 230명의 사상자를 초래하였으며, 2007년 발생한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은 현지의 건조한 기후 영향으로 점차 대형화 되어 21만ha가 소실되고 약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국내의 경우 2000년에 발생한 동해안 일대의 산불로 인해 강원도 고성군과 삼척시, 동해시, 강릉 시, 경상북도 울진군 일대 산림 23,794ha가 손실되었으며, 850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고, 총 360여 억 원의 재산피해를 야기시켰다(Korea Forest Service, 2015).
산불재해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불 발생과 확 산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며, 이는 진화전략을 결정짓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Koo et al., 2010). 이와 관련하여 국외에 서는 산불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와 확산 관계를 알아내 기 위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먼저 산불 확산을 예측하기 위해 처음으로 산불 진행 방향의 확산속도를 산출 하는 수학적 모델이 개발되었으며, 그 후 산불이 확산되는 가장자리의 열 방출량, 연료 소비량 그리고 산불 확산속도를 이 용하여 산불 강도모델을 개발하였다(Byram, 1959). 또한 실내 연소실험을 통해 연료의 종류와 풍속에 따라 변화하는 산불 확산속도를 예측하는 물리적 모델이 개발되었으며(Rothermel, 1972), 현장조사 자료와 열전도 원리를 이용하여 잎 수분함량과 지하고를 변수로 하는 지표화 강도모델을 개발하였다(Van Wagner, 1977). 이 모델은 전 세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수관화 모델 식 중 하나로, 캐나다에서 침엽수종 연료 유형에 따른 수관화 전이를 예측하기 위해 사용되었으며(Forestry Canada Fire Danger Group, 1992), 미국에서 사용하는 FARSITE(Finney, 1998)와 같은 산불 확산 시뮬레이션에서도 침엽수 임분의 수관화 위험성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한편, 국내 연구로는 대구 팔공산 내 연소지역을 Auto CAD R12와 Land CAD R12 Software를 이용하여 연소유형에 따른 산불 연소지를 수치도면화해 산불 확산예측시스템을 개발 한 바 있으며(Lee and Lee, 1997), 산림 내 각 지역에서 풍향· 풍속의 유동장을 예측하고, 그 결과 값을 이용하여 산불 확산 알고리즘을 개발한 바 있다(Kim et al., 1998). 또한 산불 확 산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위하여 GIS를 응용한 다양한 알고리즘이 개발되었다(Lee et al., 2002; Lee, 2005; Lee et al., 2005; An et al., 2004; An et al., 2007). 그러나 이러한 산불 관련 시스템은 실시간 예측을 위한 현장 조건하에서 사용하기 복잡하고, 높은 수준의 전문지식을 필요로 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Dimitrakopoulos and Dritsa, 2003). 따라서 산불 행동 모델을 기반으로 한 노모그래프를 통하여 실제 산불발생 시 산불행동을 빠르고 간단하게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Albini, 1976; Andrews and Rothermel, 1982; Rothermel, 1983). 노모그래프는 계산도표로 복잡한 수학식을 계산 없이 도해하기 위해 설계 및 구성되었으며(French and Vierck, 1970), 본 연구에서 노모그래프 기법을 활용하여 우리나라에 중부지방에 분포하는 소나무림을 대상으로 지표화에서 수관 화로의 전이 가능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지표를 마련하고 자 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연구대상지
본 연구에서는 충청남도 보령시, 예산군, 청양군, 충청북도 보은군 일대 지역의 소나무림을 조사대상지로 선정하였다. 표 준지는 20 m×20 m 크기로 총 36plot이며, 10년 단위로 영급 (I 영급~VI 영급)을 구분하여 매목조사를 실시하였다. 소나무림의 영급별 평균 흉고직경은 I 영급 3.0 cm~VI 영급 24.8 cm 이었으며, 평균 수고는 I 영급 7.6 m~VI 영급 55.3 m 이었다. ha당 평균 임분밀도는 I 영급 3,350 본~VI 영급 1,100 본, ha당 흉고단면적은 I 영급 2.7 m2~VI 영급 62.3 m2이었다 (Table 1).
Table 1
2.2 자료수집
산림 내 연료량은 산불이 확산될 시 연소 물질을 제공한다 는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산불환경인자이며, 다양한 연료의 유형 중 지표층 연료량은 산불행동의 잠재력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요소이다 (Riano et al., 2002; Lee, 2005). 지표층 연료는 관목, 초본, 낙엽, 낙지로 구분되며 (Scott and Reinhardt, 2001), 산불발생 시 복합적인 작용을 통하여 산불행동을 변화 시킨다. 본 연구의 자료수집은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봄 철(3월 중순 ~ 4월말) 기간 동안에 각 영급별 선정된 표준지 내에서 방위 0°, 120°, 240° 위치에 2m×2 m 크기의 방형구 3 지점을 설치하여 지표층 연료의 생중량을 측정하고, 각 부분 별 전체 중량의 25% 이상을 시료로 채취하였다. 채취한 시료 는 95°C로 설정된 건조기에서 항량에 도달하도록 건조하였으며, 건조한 시료의 무게를 측정하여 단위면적당 관목, 초본, 낙엽, 낙지에 대한 연료량을 추정하였다.
2.3 수관화 전이 결정 인자
산불 잠재 위험성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된 다양한 모델들은 열전달에 대한 분석, 실험, 컴퓨터 시뮬레이션, 현장조사와 같은 다양한 자료의 결합으로 인한 결과이며 (Van Wagner, 1977; Xanthopoulos, 1990; Alexander, 1998; Cruz, 1999), 이러한 각각의 분리된 모델은 수학적 기법에 따른 연결을 통해 지표화에서 수관화로 전이되는 위험한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해준다 (Dimitrakopoulos et al., 2007).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현장조사 자료와 산불 모델식의 적용을 통해 수관화로 전이되는 지표화 인자인 화염의 강도 (Intensity)와 화염길이(Flame length) 를 추정하고자 하였다. 추정을 위한 독립 변수로는 지하고 (Crown base height), 잎의 수분함량 (Foliage moisture content), 지표 연료량 (Surface fuel consumption) 등을 사용하였으며, 모델식으로는 지표화에서 수관화로의 전이를 결정하는 지표화 강도모델 (Van Wagner, 1977) 과화염길이 에 따른 지표화 강도모델 (Byram, 1959)을 결합하여 사용하였다(Fig. 1). 지표화 강도는 산불이 지표화에서 수관화로 전이 되는 여러 가지 기준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인자이며, 일반적으로 높은 지표화 강도는 수관부 연료를 건조시키는 역할을 하여 전이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Alexander, 1998).
Byram(1959) 의 지표화 강도모델은 침엽수 임분에서 지표화 화선이 앞으로 나아가는 강도에 대한 계산식으로, 단위 시간당 산불 앞부분의 화염길이에 따른 열방출에 대한 값이며, 이 식은 다음과 같다 (Eq. 1).
여기서, SI = Surface fire intensity(kW/m), L = Flame length of surface fire(m) 이다.
Van Wagner(1977) 는 지표화로부터 방출된 열에너지가 최소 한계점에 이르거나 그 범위를 초과할시 수관화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였다. 이처럼 수관화로 전이될 가능성을 결정하는 지표화 강도 (CSI)는 침엽수 임분에서 잎의 수분함량과 지하고에 의해 결정되며, 열전달 원리에 대한 수학적 분석 후 현장 자료와 결합하여 식을 개발하였다 (Eq. 2).
여기서, CSI = Critical surface fire intensity(kW/m), α = 0.01 (constant, dimensionless), CBH = Crown base height(m), FMC = Foliage moisture content(%) 이다.
Eqs. (1) 과 (2)로부터 추정된 지표와 강도 (SFI) 와 수관화로 전이될 가능성을 결정하는 지표화 강도 (CSI) 의 값이 같다고 가정하였을 때 지표화로부터 발생되는 열에너지의 강도는 수관화 전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으며, 이는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Eq. 3).
Eq. (3) 은 수관화로 전이될 가능성을 결정하는 지표화 화염 길이(L0; Critical surface fire flame length to initiate a crown fire) 를 산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식으로 유도하였다 (Eq. 4).
3. 결과 및 고찰
3.1 지표층 연료량
중부지방 소나무 임분의 추정된 지표층 연료량 중 관목 연료량은 I 영급~VI 영급별로 각각 0.998 tons/ha, 0.084 tons/ha, 0.171 tons/ha, 0.202 tons/ha, 0.249 tons/ha, 0.220 tons/ha 으로, 백두산 동북부지역의 V 영급 소나무 천연림의 관목 연 료량 0.530 tons/ha(Kim et al., 1999), 임분밀도가 844 trees/ha인 IV 영급 잣나무 임분의 관목 연료량 0.560 tons/ha(Lee, 1998)과 비교하여 다소 낮게 나타났다. 이는 임분의 지리적인 위치나 임분밀도에 의한 차이로 인해 나타난 현상으로 사료된다.
초본 연료량은 I 영급~VI 영급별로 각각 2.278 tons/ha, 0.400 tons/ha, 0.247 tons/ha, 0.197 tons/ha, 0.146 tons/ha, 0.042 tons/ha 으로, 중부지방의 II 영급 낙엽송 조림지의 초본 연료량 0.410 tons/ha 과 유사한 수치를 보였다 (Kim, 2009).
낙엽 연료량은 I 영급~VI 영급별로 각각 0.699 tons/ha, 6.829 tons/ha, 9.018 tons/ha, 11.834 tons/ha, 13.327 tons/ha, 15.528 tons/ha으로, 평균 9.539 tons/ha 이었으며, 이는 Aleppo pine 임분의 낙엽 연료량 10.200 tons/ha과 비교하여 다소 낮은 수치이다 (Dimitrakopoulos and Panov, 2001; Dimitrakopoulos, 2002). 낙지 연료량은 I 영급에서 VI 영급까지의 범위가 0.782 tons/ha~5.758 tons/ha 으로 평균 3.105 tons/ha 으로 나타났다(Table 2).
Table 2
3.2 수관화 전이 결정 지표화 강도
수관화로 전이될 가능성을 결정하는 지표화 강도를 산출하는데 변수로 작용하는 잎의 수분함량은 임목을 직접 벌채하여 산출할 수 있으나, 시간과 비용의 문제로 임목을 직접 벌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잎의 수분함량은 기존 연구에서 제시된 영주지역 소나무림 103.6%, 봉화지 역 소나무림 104.4%, 대구 팔공산 소나무림 113.2%, 리기다 소나무림 107.4% 의 평균값인 107%를 적용하였다 (Lee and Han, 1968; Koo et al., 2010; Kim et al., 2011; Jang et al., 2011). 영급별 평균지하고 수치는 II 영급 2.77 m, III 영급 4.42 m, IV 영급 5.37 m, V 영급 7.93 m, VI 영급 8.30 m로 영급이 증가함에 따라 지하고도 높아지는 일반적인 패턴을 보였으며, 추정된 수관화 전이 결정 지표화 강도는 지하고와 수분함량이 높아짐에 따라 지표화에서 수관화로 전이에 필요 한 열 소비량이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다 (Table 3).
Table 3
Variables | Age classes | ||||
---|---|---|---|---|---|
II | III | IV | V | VI | |
CBH(m) | 2.77 | 4.42 | 5.37 | 7.93 | 8.30 |
CSI(kW/m) | 846.81 | 1,706.87 | 2,285.74 | 4,101.81 | 4,392.21 |
L0(m) | 1.73 | 2.38 | 2.73 | 3.57 | 3.68 |
각 영급별 수관화 전이 결정 지표화 강도는 II 영급 846.81 kW/m, III 영급 1706.87 kW/m, IV 영급 2285.74 kW/m, V 영급 4101.81 kW/m, VI 영급 4392.21 kW/m 로 나타났다(Fig.2). 이는 지하고 4m, 잎의 수분함량 116.5% 인 포르투갈의 피나스터소나무(Pinus pinaster) 임분의 수관화 전이 결정 지표 화 강도 1520.00 kW/m 와 유사한 수치를 보였다 (Fernandes et al., 2004). 또한, 기존의 연구결과에서 산불 확산속도 및 경사 등을 고려하여 산출된 산불 강도 658.80 kW/m 와비교하여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Chae and Lee, 2003). 이는 영급별 다양한 연료형태의 특성 및 적용된 모형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사료된다.
3.3 수관화 전이 결정 지표화 화염길이
수관화 전이 결정 지표화 화염길이는 지표화에서 수관화로 의 전이될 가능성을 결정하는데 있어 필요한 지표화 화염길이의 값으로, 기준이 되는 값이 아닌 전이의 위험성을 평가하는 수치이다. 수관화 전이 결정 지표화 화염길이는 수분함량과 지하고가 높아짐에 따라 화염길이 또한 높아지는 패턴을 보이며, 이는 지하고가 높고 수분함량이 많을수록 수관으로의 확산이 어렵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 영급별 수관화 전이 결 정 지표화 화염길이는 II 영급 1.73 m, III 영급 2.38 m, IV 영 급 2.73 m, V 영급 3.57 m, VI 영급 3.68 m로 영급이 증가함 에 따라 화염길이 또한 길어지는 패턴으로 나타났다(Fig. 3). 이는 그리스의 IV 영급 Aleppo 소나무 임분의 수관화 전이 결정 지표화 화염길이인 3.76 m와 비교하여 다소 낮은 수치이다(Dimitrakopoulos et al., 2007).
4. 결론
산불발생 시 지표화에서 수관화로 전이될 가능성을 판단하고자 중부지방 소나무림을 대상으로 수관화 전이를 결정하는 인자인 지표층 연료량, 지표화 강도, 화염길이 등을 추정하고 자 하였으며, 수관화 전이 결정인자의 추정을 위하여 두 개의 분리된 식을 결합한 노모그래프를 이용하였다. 본 연구에서 적용된 모델은 Byram(1959) 과 Van Wagner(1977)가 제시한 모델로 산불행동을 예측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모델이다.
중부지방에 분포하고 있는 소나무 임분 자료를 적용하여 분석한 결과, 영급이 증가함에 따라 지표화에서 수관화로 전이를 결정하는 지표화 강도와 화염길이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분이 성숙림에 가까워질수록 지표층 연료량은 증가하지만 임분의 지하고는 높아지므로 지표화에서 수관화로 전이 시 요구되는 지표화 강도나 화염길이의 도달기준이 더욱 높아져 상대적으로 전이 위험성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 한다. 그러나 지표화에서 수관화로의 전이는 복잡한 현실을 단순화한 수학적 모델에 의하여 설명되기에는 지형 (경사도), 기상(풍속) 등과 같은 많은 변수 요인에 따라 복잡하게 일어 나는 현상으로 일반화시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본 연구 에서 사용된 모델은 연관성이 있는 인자간의 노모그래프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예측의 정확성이 다소 낮아지는 한계점 과 단순화된 추정의 위험성을 포함하고 있다 (Cruz, 1999).
따라서 연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내 실정에 맞는 산불전이와 확산에 관한 더 많은 자료를 구축하고, 다양한 실험이나 실제 관측 자료를 활용한 비교 연구가 수행되어야 하며, 더 나아가 지형, 수종, 기상 등과 같은 다양한 인자를 고려한 통합적인 연구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