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재난에 따른 화재, 피난, 구조 위험도 평가지표 도출에 대한 연구
A Study on the Derivation of Risk Assessment Indicators for Fire, Evacuation, and Rescue in Earthquake Disas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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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한반도의 지진 발생 빈도가 늘어나면서 우려 역시 증가하고 있으나 지역별 지진위험 평가 지도는 아직 미비하다. 국내외에서 지진 위험도를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사용된 지표가 다양하고, 특히 구조(Rescue) 위험도에 관한 연구가 부족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50개 선행연구에서 사용된 지표들을 수집 및 분석하였고, 5개 영역 10개 항목 30개 요소로 분류하였다. 이중 사용 빈도가 5위 이상으로 높은 지표들을 주요 지표로 선정하여 화재, 피난, 구조 위험도 영역에서 중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핵심 요소들을 도출하였다.
Trans Abstract
The Korean Peninsula has witnessed a rising frequency of earthquakes, which highlights the urgent need for comprehensive seismic hazard assessments that incorporate rescue and response considerations. Although numerous studies have assessed earthquake risks both domestically and internationally, existing research varies widely in its selection of indicators, and studies focusing on rescue-related risks remain scarce. To address this gap, we analyzed indicators across 50 previous studies and categorized them into 5 domains, 10 categories, and 30 key elements. This process enabled the identification and prioritization of the most frequently used indicators, facilitating the extraction of the core elements essential for assessing fire, evacuation, and rescue risks. These findings laid the groundwork for improving regional seismic hazard assessment maps and advancing disaster mitigation and response strategies.
1. 서 론
2016년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이래로 2017년 포항(규모 5.4), 2019년 동해(규모 4.3), 2021년 서귀포(규모 4.9), 2022년 괴산(규모 4.1) 등 국내에서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였고 그로 인해 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대비 및 대응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는 지진으로 인한 위험성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디지털 지진위험지도가 존재하지 않으며, 공식적인 자료는 과거 기록을 기반으로 지진 발생 횟수를 등고선 형태로 표현해 2013년 소방방재청이 발표한 국가지진위험지도가 유일하다. 이 지도는 5년마다 개정되는 것이 규정이지만 용역 신뢰도 문제와 지역 편차 등을 이유로 10년 넘게 갱신되고 있지 않다(Choi, 2023).
본 연구는 국내외 논문 50편에서 재난위험도 평가에 사용된 요소들을 수집하고 분석하여, 그 특성에 따라 체계적으로 분류해 지진으로 인한 화재, 피난, 구조 위험도의 주요 평가지표를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RISS, DBpia, Google Scholar, 교보문고 스콜라 등의 주요 논문 검색 엔진을 활용하여 각종 연구원 및 지자체의 연구보고서와 학술 논문을 수집해 이를 바탕으로 사용된 평가 요소를 분석하였다. 국내 민간 건축물의 내진 설계율은 2018년 건축행정정보시스템 기준 전체의 1% 수준으로, 지진 발생 시 심각한 손상이 예상되나 모든 건축물에 내진설계를 적용해 지진 피해를 완전히 방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지진 피해를 최소화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피난 및 구조 위험도에 대한 종합적 평가가 우선으로 필요하다. 지진 발생 이후에는 누전과 가스관 파열 등으로 인해 동시다발적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며, 조기 진화가 이뤄지지 않을 시 추가적인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질 확률이 크기 때문에 위험도 평가에 포함하였다. 그간 국내외에서 재난위험도를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지만, 연구마다 사용된 지표와 평가 기준이 다르다. 특히 화재 및 피난 위험도 평가 관련 연구에 비해 구조 위험도를 직접적으로 다룬 연구가 적기 때문에 해당 항목은 재난 방재 도로 및 재난 협력 네트워크에 관한 연구를 추가로 활용하였다. 이 연구 결과는 지진 위험도 평가지표의 신뢰성을 높이고, 지진 위험도 평가 모델 구축에 유용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고자 한다.
2. 위험도별 평가지표 도출
이전 연구(Park, 2021)에서는 지진 재해에 대한 종합적인 지역안전도 평가지표를 취약 지표인 지질공학성(고도 등), 구조성(연면적 등), 물리성(위험시설 등), 인구 구조(취약계층 등)과 회복 지표인 토지이용(공원 등), 경제성(보험 가입 인구 등), 사회성(소방관 등), 대응성(대피시설 등)으로 분류하였다. Choi et al. (2023)은 화재 위험도 평가지표를 건물 내부 정보(소방설비 등), 건축물대장 정보(용도 등), 공간정보(소방용수 등), 사회적 요인(인구수 등), 환경적 요인(기후 등), 화재 발생 정보(발생 건수 등)의 6가지로 분류하였고, S.W. Lee et al. (2022)는 피난 위험도 평가 요소를 인적 요인(거주자 특성 등), 시설 요인(경보 설비 등), 지형 요인(경사도 등), 물적 요인(건물 붕괴 등)의 4가지로 구분하였다. Han et al. (2015)의 논문에서는 도시의 긴급 대응 및 복구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대피성(수용 가능 인구수 등), 이동성(인구밀도 등), 유용 자원(병상수 등)의 3가지로 분류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선행연구들에서 언급된 항목들을 분석하여 각 위험도별 주요 평가지표를 도출하고 검증하고자 한다. 국내외 50개 선행연구 조사 결과 총 657개의 위험도 평가 항목이 수집되었으며, 그중 화재 관련 항목은 251개, 피난 관련 항목은 339개, 구조 관련 항목은 310개로 확인되었다. 도출된 항목들을 건물, 도로, 환경, 사회, 공간 5개 영역의 물리적, 기능적 요인으로 나누어 Table 1로 정리하였다. 그리고 이를 요인별 3개의 항목으로 세분화하여 총 30개 항목으로 구분해 언급 횟수를 Table 2로 집계하여 상위 1위부터 5위까지 항목을 주요 평가지표로 도출하였다.
3. 위험도별 평가지표 분석
건물 영역은 지진 피해의 심각성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로, 물리적 항목(재료, 규모, 안정성)과 기능적 항목(설비, 위험물, 용도)으로 구분된다. 건축물은 재난의 주요 피해 대상이기 때문에 도시 계획 등에서도 피해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Han, 2020)는 점을 고려하였다.
도로 영역은 재난 대응 활동을 위한 사람과 장비의 이동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물리적 항목(폭, 장애물, 상태)과 기능적 항목(통행, 도로망, 거리)으로 구성된다. Noh (2015)에 따르면 재난으로 인해 도로망 일부가 손상될 때 운전자들은 새로운 경로를 선택하며, 이는 도로가 주변 지역에도 큰 영향을 주는 요소란 것을 나타낸다.
환경 영역은 물리적 항목(기후, 지반, 지형)과 기능적 항목(시간대, 지목, 식생)으로 구분된다. 건물의 붕괴는 지반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Ko et al., 2005) 동일 위력의 지진이라도 대지 특성에 따라 피해 규모가 달라지며, 지목과 용도 등에 따라 피난, 구조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장소가 정해지는 점을 반영했다. 또한 Choi et al. (2023)에 의하면 도시 화재는 다른 화재와 달리 환경 및 사회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지진 당시 시간과 기후 등에 따라 사람들의 위치, 요리 및 난방기구 사용 여부, 화재 확산 상태 등이 변화하기도 한다.
사회 영역은 재난 발생시 얼마나 피해를 입는지와 얼마나 빠르게 복구하는지에 대해 다루며, 물리적 항목(인구수, 인구특성, 인프라)와 기능적 항목(재난이력, 관리체계, 경제지원)으로 구분한다.
공간 영역은 지진에 대한 각종 활동이 이뤄질 수 있는 물리적 항목(야외공간, 방재거점, 임시주거)와 지진 피해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기능적 항목(취약, 기반, 밀집)으로 구분된다. Han (2020)의 연구에서 재난 직후 대응 단계에서 전기공급시설, 대응시설(병원, 소방서, 대피소), 기타 기반 시설(일반도로, 상하수도, 방송통신시설) 순으로 중요도를 평가한 점을 참고하였다.
3.1 화재 위험도
화재 위험도의 주요 평가지표는 총 30개 평가지표 중 사용 빈도가 높은 순으로 상위 5개의 지표인 건물-기능-용도(14), 건물-물리-안정성(12), 건물-물리-재료(11), 사회-기능-재난이력(11), 도로-물리-폭(10), 건물-물리-규모(10)로 이루어진다.
이는 건축물 용도가 각종 방재 기준 및 규정이 변경 적용되는 기준인 중요항목이고, 화재통계연감 등의 통계 자료의 한계와 자료 구득 용이성 문제가 있어 기존 연구들에서 사용한 지표가 제한되었으며(Shin et al., 2012), 방재 지도 작성을 위해서는 방재 활동과는 별개로 도로에서 이루어지는 소방 활동에 대한 평가가 필요(Kang, 2004)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3.2 피난 위험도
피난 위험도의 주요 평가지표는 총 30개 평가지표 중 사용 빈도가 높은 순으로 상위 5개의 지표인 사회-물리-인구수(19), 도로-물리-폭(17), 공간-물리-야외공간(17), 도로-기능-거리(13), 건물-기능-용도(10)로 이루어진다.
S.W. Lee et al. (2022)에 따르면 피난 주요 요인은 대피 과정에서의 지연성을 다룬 피난 요인과 재난 발생 후 물리적 피해에 관한 재난 요인으로 나뉘는데, 이중 정량적 평가가 힘든 항목을 제외하고 사용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위 항목들이 도출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 주야간 시간과 연령별 보행속도 등에 영향 받는 도로-기능-거리 지표가 포함된 것은 Kim et al. (2007)이 도로 데이터베이스를 공간과 속성으로 나누어 구축하는 방식 등에서 사용된 것에 영향받은 것으로 보인다.
3.3 구조 위험도
구조 위험도의 주요 평가지표는 총 30개 평가지표 중 사용 빈도가 높은 순으로 상위 5개의 지표인 도로-물리-폭(14), 도로-기능-거리(12), 사회-물리-인구수(11), 공간-물리-방재거점(10), 사회-물리-인프라(9), 사회-기능-경제지원(9)으로 이루어진다.
구조위험도 평가지표는 피난 위험도와 유사한 점이 많으나, 일본 도쿄도 도시정비국에서 사용하는 활동 곤란 계수는 지진 시 대피, 구조 활동이 가능한 공간의 부족함을 평가함으로써 재난 대응 활동의 어려움을 나타내는 방식으로, 구조 활동의 경우 피난 상황과 달리 다양한 장비들이 필요하기에 도로의 우선순위가 조금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Kim et al., 2023). 또 Choi et al. (2020)에 의하면 비상 도로망이란 거점 지역에서 피해지역으로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도로망을 뜻하며, 이를 객관적으로 도출하기 위해 재난 수요와 대응 자원공급을 모두 고려한 것이 반영되었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 선행연구 조사를 통해 기존 연구 50개에서 평가지표들을 검토한 분석 결과와 시사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화재 위험도의 주요 평가지표는 발화 위험 요소(건물 용도, 건물 재료, 건물 규모, 건물 안정성, 재난 이력)과 진화 위험 요소(도로 폭)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이는 건축물의 용도가 각종 방재 기준 및 규정이 변경 적용되는 기준인 중요항목이고, 화재통계연감 등의 통계 자료의 한계와 자료 구득 용이성 문제가 있어 기존 연구들에서 사용한 지표가 제한되었으며(Shin et al., 2012), 방재 지도 작성을 위해서는 방재 활동과는 별개로 도로에서 이루어지는 소방 활동에 대한 평가가 필요(Kang, 2004)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둘째, 피난 위험도 평가지표는 대상자(건물 용도, 거주민)와 경로(도로 폭, 피난 거리), 목적지(야외공간)로 분류할 수 있다. S.W. Lee et al. (2022)에 따르면 피난 주요 요인은 대피 과정에서의 지연성을 다룬 피난 요인과 재난 발생 후 물리적 피해에 관한 재난 요인으로 나뉘는데, 기존 논문들에서는 정량적 평가가 힘든 항목을 제외하고 사용했기 때문에 위 항목들이 도출된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구조 위험도 평가지표는 피난 위험도와 유사하나 대상자(거주민, 건물 용도)보다 경로(도로 폭, 피난 거리)를 더욱 중시하며, 구조 활동(방재거점, 인프라, 경제지원)을 추가로 고려한다. 일본 도쿄도 도시정비국에서 사용하는 활동 곤란 계수는 지진 시 대피, 구조 활동이 가능한 공간의 부족함을 평가함으로써 재난 대응 활동의 어려움을 나타내는 방식으로, 구조 활동의 경우 도보 이동이 권장되는 피난 상황과 달리 다양한 장비들이 필요하기에 도로의 우선순위가 조금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Kim et al., 2023). 또 Choi et al. (2020)에 의하면 비상 도로망이란 거점 지역에서 피해지역으로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도로망을 뜻하며, 이를 객관적으로 도출하기 위해 재난 수요와 대응 자원공급을 모두 고려한 것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1998년부터 2023년까지 다양한 선행연구 분석으로 각 위험도 평가 시 중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요소들을 도출하고 이를 검증한 것에 의미가 있다. 이는 기존의 특정 지역 및 지진의 피해 수준을 개별적으로 분석하는 절대평가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여 동일 지진 발생 시 지역 간 피해와 위험도를 비교 분석하는 통합 위험도 상대평가 방식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으며, 우선순위 결정을 통해 더욱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재난 관리 및 대응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다만, 본 연구는 기존 선행연구들을 기반으로 하였기에 도쿄도 도시정비국의 자료 등 이미 여러 논문에서 반복적으로 활용된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동일 연구자에 의해 수행된 후속 연구들 또한 구분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또한 전체 검토 논문 중 해외 연구의 비율이 8%로 낮고 최신 연구 동향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였다.
비록 선행연구에서 각 위험도 평가지표와 관련된 논문들을 선별해 분석하는 과정을 거쳤으나, 자료 접근성 및 지표 정량성 문제로 그 범위에 제한이 있었으며 이에 따라 후속 연구에서는 더 체계적인 기준과 구체적인 절차를 통해 분석 대상 논문을 선정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또 본 연구에서 도출한 요소들을 대상으로 전문가 설문조사 등을 실시하여 가중치를 산정하고 신뢰도를 높이는 방식의 검증 과정 또한 병행되어야 하며, 이번 연구에서 다루지 못한 부차적 평가지표들에 관한 추가 확인 및 보완 역시 필요하다.
감사의 글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제번호 : RS-2023-00220751)의 연구비 지원에 의해 수행되었으며, 이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