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심도 지하철도역사의 추가 대피수단 필요성에 대한 고찰
Assessing the Need for Additional Evacuation Measures in Deep Underground St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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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대심도 지하철도역사는 화재 발생 시 연기의 빠른 확산과 긴 대피 경로로 인해 피난에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국내의 대심도 지하철도역사에서는 피난계단에만 의존한 수직 피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추가적인 피난 수단에 대한 법적 기준이 부재한 상황이다. 반면, 국외 NFPA 130 및 일본방화기술자협회(JAFPE)에서는 피난용 엘리베이터를 포함한 추가적인 피난 수단을 제시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숭실대입구역과 구룡역을 대상으로 화재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심도 지하철도역사에서의 연기 거동을 분석하였으며, 피난 시뮬레이션을 통해 피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추가적 피난 수단을 고찰하였다. 연구 결과, 대심도 지하철도역사에서 화재 발생 시 연기가 굴뚝효과로 인해 승객의 대피 경로와 동일한 방향으로 확산되는 경향을 확인하였다. 제연 및 환기 시스템을 가동하더라도 연기 흐름은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와 같은 피난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피난 효율을 높이기 위해 피난용 엘리베이터가 추가 설치되어야 하며, 엘리베이터는 연기로부터 차단된 피난로에 설치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피난계단과 피난엘리베이터가 함께 운영되었을 때 피난 효율이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Trans Abstract
Underground railroad stations face evacuation challenges owing to the rapid spread of smoke and extended escape routes during fires. Evacuation in deeply underground domestic railroad stations relies solely on stairways, with no legal standards for additional evacuation methods. In contrast, international standards such as NFPA 130 and Japan’s Fire Protection Engineering Association (JAFPE) recommend using evacuation elevators as a supplementary means of evacuation. This study analyzed smoke behavior in deep underground railroad stations through fire simulations at the Soongsil University and Guryong station. It also examined additional evacuation measures to enhance evacuation safety through evacuation simulations. The results show that during a fire, smoke spread follows the same path as the passenger evacuation routes because of the chimney effect. Even with smoke control and ventilation systems in operation, smoke follows the same evacuation routes, such as stairways or escalators. Therefore, the study concluded that evacuation elevators should be installed as an additional means to improve evacuation efficiency, and placed in smoke-protected evacuation routes. The study also found that combining evacuation stairways and elevators significantly enhances the evacuation efficiency.
1. 서 론
지하철도역사는 폐쇄된 지하 공간에 위치하고 있어 화재 발생 시 연기의 빠른 확산과 대피의 어려움으로 인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연기 유동 방향과 피난 방향이 동일하여 피난자들의 시야를 차단하고 호흡을 방해할 수 있으며, 외부로의 배연이 어려워 지상 출구로의 대피가 매우 복잡하다(Hong et al., 2006; Park et al., 2006). 이러한 문제는 지하철도역사의 특성상 더욱 심화되며,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이후 지하철도역사의 화재 안전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GTX 등 신설 지하철도 노선의 역사가 대부분 깊이 40 m 이상의 대심도에 위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 편의 시설 설계 지침(The Railroad Facilities Regulations on the Safety Standards, 2005; Urban Subway Regulations, 2004)에서 요구하는 “6분 이내에 안전한 외부 출입구로 대피” 기준을 만족시키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Jang, Kim and Chang (2009)와 Jang, Kim, Kim et al. (2009)은 화재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심도 지하철도역사에서 화재 발생 시 연기가 300초 이내에 지상으로 확산됨을 확인했으며, 스크린도어 설치와 제연 설비 가동에 따른 연기 분포를 분석했다. 또한, Jang et al., (2013)은 신금호역에서의 화재 시뮬레이션을 통해 평상시와 화재 발생 시의 환기 및 급⋅배기 작동 상황을 비교하였고, 시뮬레이션 결과와 실제 실험 데이터 간 2~30%의 오차율을 확인하여 화재 시뮬레이션의 신뢰도를 평가했다.
Bae et al. (2014)은 대심도 지하철도역사에서 화재 발생 시 연기가 피난자의 행동 특성과 피난 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화원으로부터 멀어질수록 피난자의 밀집도가 증가하며, 연기가 없는 구역으로 이동하는 특성이 나타났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 피난 모델보다 높은 신뢰도를 제공하는 피난 시뮬레이션을 구축했다. Choe and Min (2017)은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 편의 시설 설계 지침에서 요구하는 6분 이내 피난 조건이 대심도 지하철도역사에서는 충족되기 어려움을 지적하면서, 특별 피난 계단이나 피난 대피소 설치가 오히려 피난 동선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Park and Choi (2022)은 광역철도 역사에서 승강장의 혼잡도가 높아질 경우, 에스컬레이터 고장 시 4분 이내에 승강장을 탈출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피난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했다. 이는 특히 승객 밀도가 높은 시간대에 피난 안전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본 연구는 국내 대심도 지하철도역사 중 하나인 숭실대입구역을 대상으로 화재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여 연기 거동과 피난 시간을 분석한 것이다. NFPA 130 (2023) 기준을 적용하여 대피 시간을 산정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피난용 엘리베이터와 같은 추가적인 대피 수단의 필요성을 확인하였다(NFPA 130, 2023). 추가로 구룡역에서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피난 안전성을 검토하였다.
2. 대심도 지하철도역사 연기거동 특징 분석
대심도 지하철도역사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승객들은 지상 출구로 대피하기 위해 대합실을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따라서 화재 시 유독 가스가 대합실로 유입되는지 여부는 중요한 피난 요소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승강장 및 대합실의 다양한 배연 시스템 작동에 따른 연기 거동을 화재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하였다.
2.1 수도권 지하철도역사의 제연환기 시스템 현황
우리나라 수도권 전철의 제연⋅환기 시스템 현황은 Table 1과 같다. 운영 노선마다 제연⋅환기 시스템의 방식이 다르며, 선로 및 에어커튼 덕트, 승강장 덕트의 작동 모드에 따라 시스템은 다양하게 구현될 수 있다. 일반적인 제연⋅환기 시스템은 에어커튼 덕트와 에어덕트를 통해 공기를 공급하고 온도를 제어하며, 선로에서는 상⋅하부 승강장 배기 덕트를 이용해 열을 배출한다. 화재 발생 시에는 에어커튼 덕트와 상부 승강장 덕트가 배기 모드로 전환되며, 하부 승강장 배기 덕트는 폐쇄된다.
본 연구에서는 서울의 대심도 지하철도역사 중 하나인 숭실대입구역(심도 47 m)을 대상으로 화재 시 제연⋅환기 시스템의 효과를 분석하였다. Fig. 1과 같이 숭실대입구역은 지하 6층에 위치한 상대식 승강장으로, 길이 165 m, 폭 23.5 m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승객이 이용 가능한 대합실은 지하 1층, 2층, 5층에 위치하며, 지하 4층은 특별한 용도로 사용되지 않고 있어서 Fig. 1에 별도 표기 하지 않았다. 에스컬레이터는 지하 5층에서 지하 2층까지 연결된다.
숭실대입구역의 제연⋅환기 시스템은 구역별로 작동되며, 대합실은 ZONE 1과 ZONE 2로, 지하 5층과 4층은 ZONE 3과 ZONE 4로 나뉘어 있다. 승강장은 ZONE 5부터 ZONE 8까지 4개의 구역으로 구획되어 있으며, 평상시에는 급기 모드로, 화재 시에는 제연 모드로 전환된다.
Fig. 2에서 볼 수 있듯이 6호 전방 열차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ZONE 4의 승강장 덕트로 연기가 배출되고, ZONE 3에서는 공기가 공급된다. Table 2는 대합실과 승강장에 설치된 급기 및 배기 팬의 용량을 나타낸다.
2.2 숭실대입구역 연기 거동 화재 시뮬레이션
본 연구에서는 Table 3과 같이 지하 4층과 지하 5층의 ZONE 3, ZONE 4, 그리고 승강장의 ZONE 5-8의 급⋅배기 방식에 따른 화재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다.
CASE 1은 현재 숭실대입구역에서 운영되는 제연 방식으로, 화재가 발생한 승강장은 전배연을 하고, 지하 5층의 ZONE 3은 연기가 대합실로 상승하여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급기를 적용한 경우이다.
CASE 2는 화재 연기가 대합실로 상승하여 전파되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 대합실 전체에 급기를 설정하였다.
CASE 3은 모든 장소의 연기 농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역사 전체의 연기를 배출하도록 설정하였다.
CASE 4는 제연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화재가 발생한 승강장 구역은 배기, 비화재 구역은 급기를 적용하였고, 나머지 구역은 CASE 1과 동일하게 설정하였다.
CASE 2-4는 실제 운영되지 않는 방식이지만, 제연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고려될 수 있는 가능한 조건들로 시뮬레이션 값을 설정하였다.
화재 시뮬레이션은 미국 NIST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에서 개발한 FDS를 활용하였다(McGrattan, 2013). Fig. 3과 같이 격자는 육면체 격자를 사용하였다. 격자크기는 화원 특성 직경의 크기보다 작아야 정확한 해석이 가능하다. 화원 특성 직경(D*)은 Drysdale (2011)에 의하여 Eq. (1)과 같이 계산하여 정의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화원 특성 직경을 2.415 m로 설정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격자 크기는 그보다 작은 0.2415 m로 설정하였다. 대기 조건은 1 atm, 10 °C로 설정하였으며, 철도 시설 안전 기준(The Railroad Facilities Detailed Safety Standards, 2006)에 따라 최대 열 방출률은 10 MW로 정의하였다.
계단 및 에스컬레이터는 실제 승강장의 형상을 포함하도록 모델링하였으며, 대심도의 특성을 고려하여 화재 성장은 유류 계통의 방화에 의한 화재로 가정하였다. 따라서 화재 성장 곡선은 Fig. 4와 같이 Ultra-fast 형태로 설정하였다.
시뮬레이션 결과, Fig. 5에서는 각 CASE 별 CO 농도와 속도 벡터 분포를 제시하였다. 모든 CASE에서 CO가 대합실 방향의 계단으로 유입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특히, 모든 구역에서 전배연을 실행하는 CASE 3의 경우, 지하 5층 대합실 방향으로 유입되는 CO의 농도가 가장 적었다.
또한, CO는 선로부로 수평 확산되기보다는 계단을 통해 상부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였다. 배기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했음에도 불구하고, 계단 방향으로의 연기 확산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2.3 숭실대입구역 대피 시간 산정
연기 거동 분석을 위한 화재 시뮬레이션과 별개로 NFPA 130 (2023) 기준을 적용하여 숭실대입구역의 대피 시간을 산정하였다. Tables 5~6은 대피에 사용되는 요소와 승강장에서 지상 안전지대까지 대피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계산한 표이다. 대피 인원은 승객과 승강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사람 모두를 고려하였다. 열차에 탑승한 승객의 수는 열차의 수용인원의 80%인 1,000명으로 가정하였다. 승강장에서 대기하는 승객의 수는 각각 500명으로 설정하였다. 따라서 화재가 발생한 승강장에서 대기하는 사람의 수는 1,500명, 반대쪽 승강장에서 대기하는 사람의 수는 500명으로 설정하여 대피 시간을 계산하였다.
Eq. (2)에서 T는 보행에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며, 이는 피난 요소의 거리와 비례한다. 피난 과정 중 각 피난 요소에 따른 단계별 보행 시간은 Tables 5~6에 나타내었다. W는 각 장소의 피난 요소를 통과할 때 기다리는 시간을 나타내며, 아래첨자는 해당 위치를 나타낸다. 이 기다리는 시간은 피난 요소의 폭에 반비례하고, 피난 인원 수에 비례한다.
Eq. (2)에서 T는 보행에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며, 이는 피난 요소 거리에 비례한다. 피난 과정 중 피난요소에 따른 단계별 보행 시간은 Tables 5~6에나타내었다. W는 각 장소의 피난요소 통과 시 기다리는 시간이며 아래첨자는 위치를 나타낸다. 피난 요소의 폭과는 반비례, 피난 인원과는 비례한다.
Tables 5~6와 Eq. (2)를 통해 계산한 결과, 화재가 난 승강장(Inbound platform)의 대피 시간은 21.97분, 반대쪽 승강장(Outbound platform)의 대피 시간은 11.94분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에서 규정하고 있는 6분 이내에 외부로 대피해야 한다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대심도 지하철도역사에서는 안전한 대피를 위해 추가적인 피난 수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3. 대심도 지하철도역사의 피난안전성 평가
대심도 지하철도역사 내 효과적인 대피 수단을 고려하기 위해, 국내 대심도 지하철도역사 중 하나인 구룡역을 대상으로 화재 시 열/연기 거동 특성을 파악하고 구룡역의 피난 안전성 평가를 수행하였다. 피난 안전성 평가 방법으로는 피난 시뮬레이션을 통해 허용 안전 피난 시간(ASET, Available Safe Egress Time)과 필요 안전 피난 시간(RSET, Required Safe Egress Time)을 비교하는 방법을 적용하였다.
3.1 구룡역 피난 시뮬레이션
구룡역 피난 시뮬레이션 조건은 Fig. 6과 같다. 화재는 지하철 승강장에 정차한 3, 4번째 전동차에서 발생했다고 가정하였으며, 전동차 하나당 화재 하중은 20 MW로 설정하였다. 역사 내 제연⋅환기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가동되었다고 가정하였고, 피난 완료 조건은 지하철역사에서 지상까지 대피하는 경우로 설정하였다. 피난 방법으로는 계단을 활용한 피난을 고려하였다.
Fig. 7은 화재가 발생한 6량 1편성 지하철의 전동차 위치와 구룡역의 승객이 이용하는 각 층별 구성을 나타낸다. 최근 국내에서 건설 중인 GTX B, C라인 대심도 지하철역사 정거장에 적용된 비상엘리베이터 설계를 참조하여 피난 엘리베이터의 운용 속도와 수용 인원은 각각 240 m/min 및 24인승으로 설정하였다. 시뮬레이션의 격자는 이전 숭실대입구역 연기 거동 모델링과 동일한 조건을 적용하였다.
Fig. 8은 화재 발생 시 중앙 계단으로 대피할 경우 승객의 피난 시뮬레이션 결과를 나타낸다. 피난 구간은 승강장 계단의 시작 부분부터 지하 1층 계단의 끝 부분까지로 설정하였으며, 호흡 한계선 높이인 1.8 m 위치에서 피난 시간을 측정하였다. Fig. 8에서 승객이 이용하는 중앙 계단을 통해 화재 연기가 상승 전파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역사 내 제연 시스템이 가동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하 1층까지 승객의 피난보다 연기가 더 빨리 전파되어 지하 1층 계단을 통한 대피가 적절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이전에 분석한 숭실대입구역의 화재 거동 특징과 유사하게 중앙 계단으로 빠르게 상승 전파되는 경향을 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뮬레이션 결과, 승객이 이용하는 계단을 통해 지하 1층을 벗어나는 데 총 1,530초가 소요되었으며, 지하 1층까지 화재 연기가 도달하는 시간은 950초로 피난에 필요한 시간보다 길어 피난 성능을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2 추가 대피 수단 시뮬레이션
화재 시뮬레이션 결과, 대심도 지하철도역사에서 화재 연기가 제연⋅환기 시스템이 가동되더라도 중앙 계단을 통해 전파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계단 외의 추가적인 대피 수단이 필요하다는 점이 제기된다.
NFPA 130 (2023) 규정에서는 철도역사에서 피난용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경우 요구되는 성능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엘리베이터의 용량은 수용인원이 30분 이내에 대피할 수 있어야 하며, 최소한 한 대는 엘리베이터 운행 중단을 가정하고 또 다른 한 대는 소방의 비상 엘리베이터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엘리베이터는 대피 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전실 공간과 함께 운영되어야 한다고 제안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일본방화기술자협회(JAFPE)에서는 초고층 건물 화재 시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피난 방법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추가적인 대피 수단 중 하나인 피난용 엘리베이터를 활용하여, 피난용 엘리베이터가 화재 연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선로 바깥에 위치한 경우에 대해 피난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였다.
Fig. 9는 승강장 끝단의 피난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대피할 경우 화재 시뮬레이션 결과를 나타내며, 승객의 피난 소요 시간을 Table 7에 정리하였다. ASET (Available Safe Egress Time)은 승강장의 피난 엘리베이터 전실 입구와 피난 엘리베이터가 끝나는 지상층의 호흡 한계선 높이까지 측정하였다. 그러나 피난 시물레이션 중 설정한 한계 시간인 2000초 내에 화재 연기가 승강장 끝단으로 전파되지 않아 이 구간에 대한 ASET 값을 얻을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인명 안전 기준값에 도달하지 않아 피난이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Fig. 10은 승강장 끝단에 수직 피난 계단을 추가하여 승객의 일정 비율이 피난 계단으로 대피할 경우의 화재 시뮬레이션 결과와 피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여준다. 본 연구에서는 피난 엘리베이터를 75%, 피난 계단을 25%의 비율로 설정하였으며, Table 8에서 피난 엘리베이터를 100% 이용하는 경우와 피난 소요 시간을 비교하였다.
시뮬레이션 결과, 피난 수단으로 계단만 사용할 때보다 엘리베이터를 활용했을 때 소요되는 피난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해석 결과는 추가적인 피난 수단을 활용하는 것이 피난 안전성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대심도 지하철도역사인 숭실대입구역을 대상으로 화재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여 연기 거동 및 피난 안전성을 분석하였다. 화재 시뮬레이션 결과, 대심도 지하철도역사에서 연기는 굴뚝효과에 의해 승객의 대피 경로와 동일한 방향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화재 발생 시 연기가 피난자들에게 심각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제연 및 환기 시스템이 가동되더라도 연기 흐름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대심도 지하철도역사에서는 피난자들의 안전한 대피를 위한 추가적인 대피 수단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또한, 숭실대입구역에서의 시뮬레이션 결과, 승강장(Inbound platform)의 대피 시간은 21.97분, 반대쪽 승강장(Outbound platform)은 11.94분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국내의 대피 기준인 6분 이내에 외부로 대피해야 한다는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는 대심도 지하철도역사에서는 안전한 대피를 위한 추가적인 피난 수단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였다.
구룡역을 대상으로 한 피난 안전성 평가에서는 허용 안전 피난 시간(ASET)과 필요 안전 피난 시간(RSET)을 비교하여 피난 성능을 검토하였다. 승객이 이용하는 계단을 통해 지하 1층을 벗어나는 데 총 1,530초가 소요되었으며, 화재 연기가 지하 1층에 도달하는 시간은 950초로, 피난에 필요한 시간보다 긴 결과를 보였다. 이는 대심도 지하철도역사에서 화재 시 연기가 제연⋅환기 시스템이 가동되더라도 중앙 계단을 통해 전파되며, 이로 인해 추가적인 대피 수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NFPA 130 (2023) 규정에 따르면, 피난용 엘리베이터는 대피 인원이 30분 이내에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하며, 소방 비상 엘리베이터와 함께 운영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피난용 엘리베이터를 포함한 추가적인 대피 수단을 고려하였고, 승강장 끝단의 피난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경우의 시뮬레이션 결과는 피난 안전 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대심도 지하철도역사에서 피난계단과 피난용 엘리베이터의 병행 운영이 피난 효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으며, 이는 향후 대심도 지하철도역사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피난 엘리베이터 사용 시 승강장 인원들이 피난 엘리베이터를 이용할지 계단을 이용할지를 선택하는 피난 거동 알고리즘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피난 엘리베이터를 사용하기 위해 대기하는 인원들의 점유 면적 분석을 통해 필요한 전실 공간의 크기를 결정하고, 관련 제언들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이용객의 수와 연기 거동에 따른 가시성을 고려한 피난 시뮬레이션 연구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들은 대심도 지하철도역사에서의 피난 안전성을 한층 더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감사의 글
본 연구는 국토교통부 연구사업의 연구비지원(대심도 철도시설 고위험 재난 인지⋅예측⋅대응 기술 개발 연구사업)에 의해 수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