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취약계층의 생활안전사고 특성에 관한 연구
The Characteristics of Everyday Life Safety Incidents among Vulnerable Groups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최근 기후변화, 고령화 등의 사회적 변화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이때 안전취약계층은 사고 대응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여 피해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이들을 위한 안전 지원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안전취약계층의 생활안전사고 발생 원인을 살펴보는데 주안점을 두며, 세부적으로는 생활안전사고의 공간적, 시계열적, 변인별 발생 특성을 파악하고자 한다. 그 결과, 생활안전사고의 일반적 발생 특성을 확인하였으며, 시공간적으로 특성이 구분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안전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세분화한 경우, 생활안전사고 발생 특성은 연령에 따라 유형화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 결과는 안전취약계층의 일상생활 속 사고 예방 및 안전지원 정책을 마련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Trans Abstract
As society diversifies, everyday life safety incidents have emerged as a major social concern. Consequently, support measures for vulnerable groups who are less capable of responding to such accidents are increasingly necessary. This study is intended to diagnose the causes of everyday life safety incidents among vulnerable groups and establish preventive measures by analyzing the spatial, temporal, and variable characteristics of these accidents. The study’s findings reveal distinct spatial patterns and monthly and hourly trends in the occurrence of everyday life safety incidents, with a significant relationship between the age of the vulnerable persons and the accident type. The results of this study are expected to 1) contribute to the development of preventive measures tailored to different vulnerable groups and 2) inform regional safety policies.
1. 서 론
최근 기후변화 등에 의해 예기치 못한 재난안전 사고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이때 고령화 등의 사회적 변화로 안전취약계층이 증가하여, 이들에 대한 사고 대응 역량 문제가 대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노인, 장애인, 어린이, 저소득층 등을 재난에 취약한 집단이라 정하고, 이들을 안전취약계층이라 정의한다(「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 일례로, 행정안전부에서 운영 중인 지역안전지수 제도에서는 고령자, 유치원, 초등학생을 재난안전 사고에 취약한 대상이라 하여, 재난약자라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재난약자는 우리나라 인구의 26.74%를 차지하고 있다(2023년 기준). 추이를 비교해 보면, 인구 만 명당 재난약자 수는 2011년 인구 2,129명에서 2023년 2,674명으로 20% 이상 증가하였는데, 향후 증가율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안전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문헌을 살펴보면, 해당 계층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 능력이 미흡하여 재해 발생에 따른 주거환경의 변화 또는 비상 대응 및 피난⋅대피 상황에 적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며(Sung and Choi, 2011), 노인과 같은 안전취약계층은 비상 상황 시 위험 예경보에 대한 반응속도가 제한적이며, 재난 복구과정에서 변화된 생활 패턴을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Friedsam, 1960). 아울러, Yang and Seo (2019)는 안전취약계층의 경우 신체적 또는 환경적 한계로 재난 발생 시 상대적으로 피해 영향이 크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들의 안전지원을 위한 배려 대책이 필요함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안전취약계층을 정의하는 연구는 다양하게 논의되었으나, 일상생활 속 안전사고가 안전취약계층에게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확인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이는 안전취약계층 관련 연구의 대부분이 대규모 자연⋅사회재난 분야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Park and Park, 2023).
사회 여건 변화에 따라 안전취약계층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바, 이들에 대한 생활안전사고 발생 특성을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Jeong et al. (2016)은 에스컬레이터 사고를 진단하기 위해 에스컬레이터 이용자의 특성을 검토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의 유형화와 사고 저감을 위한 제언을 수행했다. Kim et al. (2006) 또한, 교통사고 발생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 사고 발생지점의 특성을 검토했으며, 교통사고 저감 정책 수립을 위한 제언을 수행했다. 본 연구 또한 안전취약계층의 생활안전사고 지원방안 마련을 위해 발생 특성을 검토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안전취약계층 유형별 생활안전사고 특성 검토를 연구의 목적으로 설정한다. 생활안전사고의 특성을 검토하기 위해, 본 연구는 소방청의 구급활동 데이터를 활용한다. 해당 자료는 안전사고의 발생장소, 발생시간, 성별, 연령, 부상유형과 같은 사고 정보를 포함하며, 본 연구는 이를 바탕으로 생활안전사고의 공간적, 시계열적, 변인별 발생 특성을 분석한다.
연구의 시간 범위는 2014~2018년으로 설정하여 Covid-19로 인한 대규모 전염병 창궐 기간을 분석에서 제외한다. 연구의 공간 범위는 제주특별자치도로 설정한다. 현재, 구급활동 데이터의 전국 단위 통계자료가 구축되지 않아 우리나라 전체를 연구의 범위로 설정하는 것은 일부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과 제주지역은 도농복합지역 및 국내 주요 관광지로 다양한 유형의 생활안전사고가 발생한다는 점을 반영했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제주지역 안전취약계층 현황을 검토한다. 이후, 제주지역 안전취약계층 생활안전사고의 공간적, 시계열적, 변인별 특성을 분석하며, 분석을 위해 GIS 및 카이제곱 검정(Chi-square test)을 사용한다. 다음으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안전취약계층의 생활안전사고 발생 특성을 유형화한다. 마지막으로, 유형별 생활안전사고 예방대책을 비롯한 시사점을 도출한다.
2. 대상 자료
2.1 대상 자료 현황
본 연구는 안전취약계층의 생활안전사고 발생 특성을 살펴보는데 의의가 있다. 연구 대상지는 섬지역으로 안전 환경이 취약한 제주특별자치도를 대상으로 한다. 대상지역의 사고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소방활동일지를 DB 화한 구조구급 데이터를 이용하였다.1) 자료 수집기간은 2014~2018년으로 설정하였으며, 해당 기간의 구급활동 데이터는 총 21,47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안전취약계층은 65세 이상 노인, 유치원생,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대상기간 내 수집한 총 DB 중 안전취약계층은 3,354건으로 전체의 약 15.6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취약계층 DB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65세 이상 노인으로 나타났으며, 연간 약 2%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초등학생 구급활동은 연간 약 0.9%씩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났으며, 유치원생의 경우는 가장 적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경향성은 인구 고령화에 의한 것으로, 상대적으로 65세 이상의 연령대가 지역 내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상지역내 안전취약계층의 수는 2014년 약 125,000명에서 2018년 약 142,000명으로 13.36% 증가하였으며, 인구 만 명당 안전취약계층의 수는 같은 기간 동안 1.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증가분의 대다수는 노인 인구인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와 같은 현상은 노인 인구의 증가에 따라 이들을 대상으로 한 구급활동 건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2 대상 자료의 특성 비교
전국 생활안전사고 구급활동 데이터에 관한 통계자료가 구축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Korea Consumer Agency (2017, 2019a, 2019b)의 전국 고령자, 어린이 안전사고 자료와 제주지역 구급활동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였다. 한국소비자원(Korea Consumer Agency)은 4~6세를 유아기, 7~14세를 학령기, 65세 이상을 고령자로 구분하고 있다. 이때 2014~2015년 기간의 통계자료가 미흡하여 전국 고령자 안전사고 자료는 비교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전국 대비 제주지역 생활안전사고 발생 현황을 비교한 결과(Figs. 1, 2 참조), 전국 특성과 다른 제주지역의 생활안전사고 발생 특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성별 안전사고의 경우, 여성은 전국 사고의 약 6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전국과 달리 제주지역은 약 4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전국 및 제주지역 모두에서 주택은 주요 사고 발생장소였으나, 제주지역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국에 비해 20%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부상유형의 경우, 전국 및 제주지역 모두에서 열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 분석 결과
3.1 안전취약계층의 생활안전사고 특성
제주지역 안전취약계층 대상 생활안전사고 발생 특성을 분석한 결과, 생활안전사고의 공간적, 시계열적, 변인별 특성을 유형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2014~2018년간 생활안전사고는 공간별로 제주시 2,013건(60.02%), 서귀포시 1,314건(39.98%) 발생했으며, GIS를 바탕으로 확인한 제주지역의 주요 생활안전사고 발생지역은 제주시 동지역과 서귀포시 동지역을 비롯한 한림, 대정, 표선, 성산 일부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Fig. 3 참조).
같은 기간 동안 생활안전사고의 시계열 발생 특성을 확인한 결과, 월별로는 여름 성수기인 7~9월이 1,040건(31.01%)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요일별로는 일요일이 230건(16.12%)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어서 토요일이 185건(12.96%)으로 뒤를 이었다. 주말을 제외한 평일의 발생 비중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시간별로는 13~15시의 분포가 719건(21.44%)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3.2 안전취약계층의 사고 변인 검정 결과
안전취약계층의 연령과 생활안전사고 변인들의 통계적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카이제곱 검정(Chi-Square Test)을 수행했다. 안전취약계층의 연령은 행정안전부의 노인, 초등학생, 유치원생 분류 기준을 일부 준용하되,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음을 반영해 노인의 분류 기준을 연소노인(65~74세), 고령노인(75~84세), 초고령노인(85세 이상)으로 세분화했다(Choi, 2010).
검정 결과, 성별은 안전취약계층의 연령과 유의미한 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1 참조). 제주지역의 성별 안전취약계층 구급활동 건수는 초고령노인(85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평균 수명의 차이로 여성의 성비가 높아지는 초고령노인 연령대를 제외한 대다수의 연령대에서 남성이 생활안전사고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것을 나타낸다.
제주지역의 생활안전사고 발생시간 또한 연령과 유의미한 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Fig. 4 참조). 생활안전사고는 전반적으로 오후에 더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연령별로 초등학생은 13~15시(166건, 26.77%), 유치원은 19~21시(87건, 25.89%), 노인은 13~15시(392건, 19.36%)에 가장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는 유치원을 제외한 대다수의 연령대는 활동이 가장 많은 시간대에 생활안전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유치원 연령대의 사고는 저녁 시간 동안 가정 내 부주의로 인한 것임을 시사한다.
아울러, 생활안전사고의 계절 변인은 연령과 유의미한 관계가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Table 2 참조). 봄, 여름, 가을별 사고발생 비율이 비슷한 수준인 노인 연령대와 다르게, 유치원과 초등학생 연령대는 사고발생 비율이 여름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결과는 여름철 야외 여가활동 중 발생하는 유치원과 초등학생 연령대의 생활안전사고가 다수를 차지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생활안전사고의 발생장소 변인 또한 연령과 유의한 관계를 나타냈다. 안전취약계층의 생활안전사고 발생장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소는 주택으로 확인되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노인의 사고 발생장소는 주택에 집중되었으나, 유치원과 초등학생 연령대의 사고 발생장소는 교육시설, 상업시설 등 상대적으로 다양하게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참조). 이는 야외활동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노인 연령층이 실내 생활안전사고에 크게 노출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사고유형 변인은 연령과 유의미한 관계를 나타냄을 알 수 있었다(Tables 3, 4 참조). 열상은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상대적으로 노인 연령대보다 유치원과 초등학생 연령대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물놀이 사고, 동물/곤충 사고, 여가활동 사고 등은 노인 연령대보다 유치원과 초등학생 연령대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독 사고, 상해 사고, (농)기계 사고는 노인 연령대에서 더욱 빈번하게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간적, 시계열적, 변인별 특성을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대상지역의 생활안전사고는 안전취약계층의 연령에 따라 주요한 시간적 요인, 공간적 요인, 부상유형을 갖는 것을 알 수 있다(Table 5 참조). 모든 연령대에서 공통으로 확인된 가장 빈번한 특성은 여름철, 가정, 열상이었으며, 이는 여름철 부주의 사고 방지를 위한 노력이 시급함을 의미한다. 세부적으로, 연소노인의 특성은 점심시간 이후, 야외, 추락사고로 나타났으며, 이는 낮 시간대 추락 및 부딪힘 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고령노인의 특성은 점심시간 전후, 야외, 중독사고였으며, 농약사용에 의한 사고가 빈번함을 의미한다. 초고령노인의 특성은 점심시간 전후, 실내, 중독사고였으며, 이러한 특성은 초고령노인의 주요 사고원인이 소화와 관련한 신체적 문제, 우울증 등과 관련한 정신건강 문제 등임을 나타낸다. 유치원 연령대의 특성은 저녁 시간대, 가정, 열상 및 동물/곤충 사고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가유치원 연령대의 사고가 가정 내 부주의로 인해 나타남을 보여주는 것이다. 초등학생 연령대의 특성은 점심시간 후, 교육기관, 열상 및 동물/곤충 사고로, 이들 연령대는 하교길 부주의로 인한 사고 노출이 높게 나타나므로 관련 대책 마련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안전취약계층의 생활안전사고 대책 마련을 염두에 두고, 구급활동 데이터를 활용하여 안전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생활안전사고의 발생 특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때 사고 특성은 연령대를 기준으로, 부상유형, 발생시기, 발생장소 등으로 구분하여 유형화하였으며, 이를 근거로 안전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안전취약계층의 연령별 생활안전사고 예방대책을 정교하게 수립하는데 활용 가능하다. 예로, 초등학생은 교사와 부모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시간에 부주의로 인한 사고를 겪기 때문에 안전교육과 보건교육이 필요하며(Kim et al., 2002), 유치원 연령대에는 호기심과 인지력 부족에 의한 부주의 사고를 방지하기 안전교육을 개발하는데 이용 가능할 것이다.
다만, 본 연구는 구급활동 데이터의 한계로 연구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한계를 확인하였다. 우선, 대상지역이 섬이라는 특수한 지역적 환경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다음은 구급활동 데이터에 신원 확인이 불가한 경우가 다수 존재했다는 점도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안전취약계층의 생활안전사고 발생 특성을 파악함으로써 사회적 관심이 필요했으나, 이전까지 학술적 논의가 미흡했던 주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향후 본 연구의 결과는 안전취약계층을 위한 안전정책 마련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반의 생활안전사고 정책 수립에 활용될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감사의 글
이 논문은 행정안전부 지역맞춤형 재난안전 문제해결 기술개발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과제번호: 20025869) (과제명: 화산섬 제주의 실시간 홍수 감지 및 안전지원 기술 개발).
References
Notes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로부터 제공받은 내부자료를 이용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