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시설 인력 운영에 따른 재난 약자 대피효율의 정량적 평가연구
Quantitative Evaluation of Evacuation Efficiency during Disasters according to the Operation of Human Resources in Medical Fac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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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중환자는 재난 발생 시 자력 대피가 불가능하며 낮은 생존율로 인해 최하위 대피 순위를 지니는 재난 약자에 해당하며, 이에 따라 현행 의료시설 재난 발생 시의 대피는 생존율이 높은 경증환자부터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피방식이 대피효율의 향상으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정량적인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본 연구는 자립 보행, 휠체어, 침상 등의 다양한 대피 유형을 지닌 환자들이 위치하는 의료시설을 대상으로 Flexsim Healthcare를 활용하여 RSET (대피소요시간)을 산출하였다. 연구결과 재난 약자의 대피효율 향상을 위해 법정 기준 40% 이상의 상주 간호사를 필수적으로 배치해야 하며, 전체 대피보조 인력의 75%를 침상환자, 25%를 휠체어 환자 대피에 할당하는 경우의 대피효율이 가장 높은 것을 밝혔다.
Trans Abstract
Intensive care patients are among those most vulnerable during disasters, as they are unable to evacuate independently and often rank lowest in evacuation priority due to their low survival rates. Consequently, evacuation protocols in medical facilities prioritize patients with better survival prospects. However, quantitative research on whether such evacuation methods improve efficiency remains insufficient. This study utilized Flexsim Healthcare to calculate the Required Safe Evacuation Time for medical facilities accommodating patients with various evacuation needs, including those who are walkable, in a wheelchair, and bedridden. The findings indicate that the deployment of over 40% of resident nurses as per legal standards is necessary to significantly enhance the evacuation efficiency for vulnerable populations. Additionally, the study found that the highest evacuation efficiency is achieved when 75% of all evacuation assistants are assigned to bedridden patients and 25% to those in wheelchairs.
1. 서 론
1.1. 배경 및 목적
의료시설에서 재난이 발생하는 경우 자력 대피가 불가능한 재실자가 많은 특성상 일반 시설보다 재난 건수 대비 사망자 수가 3배가량 높게 나타난다(KFPA, 2018). Table 1은 국내와 해외의 의료시설에서 발생한 재난 사례를 나타낸다.
2018년 1월 26일 발생한 밀양 S 병원 화재의 경우 147명이 중⋅경상을 입고 45명이 사망하였다. 이 중 사망자는 대부분 고령이거나 자력으로 대피가 힘든 환자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더불어 S 병원은 의료법 시행규칙에 따라 6명의 의사와 35명의 간호사가 상주해야 하지만 2명의 의사와 3명의 간호사만이 상주하였다(Lee, 2020). 근무자의 부족으로 인해 RSET (대피소요시간)이 길어지며 더 큰 인명피해가 발생하게 되었다(MOHW, 2020).
이러한 사고 이후 개정된 의료기관 화재안전 매뉴얼은 거동 불편 환자의 대피가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문제점을 파악하여 의료기관 환자 피난에 관한 내용을 보완하여 개정하였다. 개정안은 재난 약자인 환자를 자력 피난 가능, 불가능 환자로 구분하고 각 그룹에 대한 피난 절차와 방법을 더욱 세밀하게 규정하였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에서 그룹별 피난 순서에 관한 개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MOHW, 2020).
간호사 국가시험의 영역 중 하나인 간호 관리학 영역의 간호단위관리 부분 또한 환자 거동 여부에 따른 대피 절차를 명시하고 있다(Jung et al., 2023). 이에 따라 대부분 의료시설에서는 자립 보행환자, 휠체어 환자, 침상환자 순의 생존율이 높은 환자를 우선 대피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피방식이 대피효율의 향상으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정량적인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중환자실(Intensive Care Unit, ICU)과 경증병동(Self Care Unit, SCU)이 동일층에 위치하는 의료시설을 대상으로, 1) 환자 대피를 돕는 대피보조 인력 수와 2) 환자 대피 유형별 투입되는 대피보조 인력 비율에 따라 대피효율을 비교하고 재난대응의 개선점을 제안하는 것이다.
2. 선행연구 고찰
Lee and Kweon (2022)는 의료기관 환자의 유형을 분류하고 이를 고려한 피난 절차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절차별 피난 성능을 도출하여 비교하는 분석 모델을 제시하였다.
Park et al. (2022)는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대피공간, 승강기, 경사로를 추가로 배치하여 피난 시간을 효율적으로 감소시킬 방안을 밝혔다.
Kim et al. (2010)은 노인 병원을 대상으로 보조기구에 따라 피난 시간을 다르게 설정하며, 자력 피난이 불가능한 노인을 저층에 배정하고 경사로를 설치하여 피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음을 밝혔다.
Lee (2008)은 일반적 화재 대피는 경증병동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맞추어져 있음을 강조하며 지각적 문제를 지닌 환자, 휠체어 같은 보조기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환자같이 환자의 개인적 특성이 중요히 작용할 수 있음을 밝혔다.
의료시설 대피에 관한 기존 연구는 대부분 대피 방법 및 대피로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환자의 대피를 보조하는 대피보조 인력의 수나 환자 대피 유형 별 대피 우선순위에 관련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3. 대피 시뮬레이션 조건
3.1. 대피공간 모델
Fig. 2는 본 연구에 적용된 의료시설의 평면도를 나타내며, Fig. 3은 Flexsim Healthcare를 통해 모델링 한 모습을 나타낸다. 해석 층의 면적은 1,153.15 m2이며, 3층으로 층고 12 m이다. 병실은 1인실 2개, 5인실 6개로 총 34개의 Bed로 구성된 경증병동과, 총 15개의 bed로 구성된 중환자실이 존재한다.
Table 2는 대피경로별 세부조건을 나타낸다. 대피경로는 6대의 피난용 승강기와 3개의 비상계단이 존재하며, 이 중 피난용 승강기는 승강기안전부품 안전기준 및 승강기 안전기준값을 적용하였다(MOIS, 2022). 본 연구에서 RSET은 대피 층을 벗어나는 순간으로 설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비상계단의 경우 폭에 대한 조건만을 적용하였다.
3.2. 대피 시뮬레이션 세부조건
Table 3은 환자 구성을 나타낸다. 의료시설 입원환자에 대한 통계자료를 확인한 결과 소재지, 병원 유형, 병상 수, 연령대에 따른 통계자료는 제시되어 있지만, 환자 유형에 따라 분류된 통계자료는 구분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실제 의료시설 환자 비율을 참고하여 경증병동 내의 환자를 구성하였다(Kim et al., 2005). 이때, 부축이 필요한 보행환자와 보조기기 사용 환자는 대피보조 인력의 도움이 필요한 휠체어 환자로 통합하였다. 중환자실의 환자는 모두 침상환자로 설정하였다. 자립 보행환자의 경우 비상계단, 휠체어 환자와 침상환자의 경우 피난용 승강기를 통해 대피하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Table 4는 자립 보행환자에 적용된 세부조건을 나타낸다. 인체 치수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넓은 어깨너비를 가진 30대 남성으로 동일하게 적용하였다(Size Korea, 2015, 2021).
의료시설의 휠체어 크기는 KS P 6113에서 지정하고 있다(KSA, 2018). Table 5는 시뮬레이션에 적용된 휠체어 환자의 세부조건을 나타낸다.
Table 6은 침상환자의 세부조건을 나타낸다. 침상의 크기는 의료용 침대의 기준규격을 적용하였다(MFDS, 2021).
본 연구에서 침상환자와 휠체어 환자의 대피를 돕는 대피보조 인력은 의사와 간호사로 정의하였다. Table 7은 의료법 시행규칙에 따른 법정 기준 대피보조 인력 수를 나타내며, 병상 환자 49명을 기준으로 의사 3명, 간호사 27명으로 소수점은 올림 하여 산출하였다(MOHW, 2021).
침상환자의 이동은 대피보조 인력의 수에 따라 대피준비시간 및 이동속도가 다르며, 이는 의료시설에서의 모의 대피를 통해 측정한 바 있다(Kim et al., 2005). Table 8은 본 연구에서 적용된 대피보조 인력에 따른 세부조건을 나타낸다.
3.3. 대피 시뮬레이션 변수조건
Table 9는 환자 대피 유형에 따른 대피보조 인력 할당 비율을 나타낸다. 기존 의료시설의 대피 순서는 휠체어 환자, 침상환자 순으로 진행된다. 본 연구에서는 현행 대피방식인 휠체어 환자에 대피보조 인력의 100%를 우선 할당하는 것으로부터, 이와 반대되는 경우인 휠체어 환자에 대피보조 인력의 0%를 우선 할당하는 경우까지 25% 간격으로 감소시켜 변수로 설정하였다.
Table 10은 본 연구에 적용된 대피보조 인력 수의 변수조건을 나타낸다. 침상환자를 대피시키는 대피보조 인력의 수가 1명인 경우 Case 1, 2명인 경우 Case 2로 설정하였다.
간호사는 교대근무와 비번, 휴가 및 법정 공휴일을 고려한 수로 운영되므로 법정 기준의 20% 정도가 실제 의료시설에서 운영되는 간호사 수에 해당한다(Lee and Bae, 2013; Cho et al., 2016). 따라서 본 연구의 대피보조 인력의 수는 27명의 법정 기준 간호사 수를 6명의 실제 운영되는 간호사 수까지 20%씩 감소시켜, 그 수를 고정값인 3명의 의사와 더한 수로 설정하였다.
4. 대피 시뮬레이션 결과
4.1. Case 1과 Case 2의 RSET
Table 11과 Figs. 4와 5는 Tables 9와 10의 조건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20회 실행하여 도출한 RSET의 평균값을 나타낸다.
A-E 조건에 따른 RSET의 평균값은 Case 1의 경우 최소 314초~최대 689초, Case 2의 경우 최소 352초~최대 863초로 나타났다. A-E 조건에 따른 RSET 평균값의 증가율은 운영 중인 대피보조 인력의 수가 법정 기준 40%에서 20%로 감소할 때, Case 1의 경우 35.5%, Case 2의 경우 43.5%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따라서 법정 기준 대비 40% 이상의 대피보조 인력 수 확보가 재난 약자 대피효율 확보를 위한 최저 조건임을 밝혔다.
또한, 대피보조 인력의 75%를 침상환자, 25%를 휠체어 환자 대피에 할당하는 시나리오 d에서 Case 1과 Case 2 모두 RSET이 가장 작게 나타났다. 이를 통해 현행 의료시설에서 시행 중인 자립 보행환자, 휠체어 환자, 침상환자 순으로 대피하는 경우의 RSET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각 의료시설의 대피보조 인력 운영에 따른 대피효율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밝혔다.
휠체어 환자와 침상환자는 피난용 승강기를 통해 대피한다. 본 연구에 적용된 피난용 승강기의 최대 탑승용량은 휠체어 환자 4명, 침상환자 1명과 휠체어 환자 2명이다. Table 12는 각 시나리오에서 마지막 휠체어 환자와 마지막 침상환자의 대피시간의 시간 차이를 나타낸다. RSET이 가장 작게 나타난 시나리오 d에서 마지막 휠체어 환자와 마지막 침상환자의 RSET 차이 또한 가장 작게 나타났다. 이는 시나리오 d의 조건에서 피난용 승강기의 탑승용량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중환자실과 같이 침상환자가 많이 존재하는 의료시설에서는 피난용 승강기의 탑승률을 높이는 것이 대피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4.2. Case 1과 Case 2의 비교
Fig. 6은 Table 11에 나타난 Case 1과 Case 2에 대한 평균 RSET을 나타낸다.
모든 조건에서 A-E 조건에 따른 RSET의 평균값은 Case 1의 Case 2보다 작게 나타났다. Case 2는 1개의 침상 대피에 2명의 인력이 필요하기에 동시에 이동 가능한 침상환자의 수는 전체 대피보조 인력의 절반으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대피효율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대피 준비시간 및 이동속도보다 동시에 대피 가능한 침상의 수가 중요요소임을 확인하였다.
5. 결론
본 연구는 다양한 대피 유형을 지닌 환자들이 동일층에 존재하는 의료시설에서의 재난 약자 대피효율 확보를 위한 의료시설 인력 운영에 관해 연구하였다.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RSET 증가율은 운영 중인 대피보조 인력의 수가 법정 기준 40%에서 20%로 감소할 때 가장 크게 나타났다. 따라서 법정 기준 대비 40% 이상의 대피보조 인력 수 확보가 재난 약자 대피효율 확보를 위한 최저 조건임을 밝혔다.
둘째, 대피보조 인력의 25%를 휠체어 환자에 우선 할당하는 경우의 RSET이 가장 작은 것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전체 대피보조 인력의 75%를 침상환자, 25%를 휠체어 환자 대피에 우선 할당하는 것이 대피효율이 가장 높은 것을 밝혔다.
셋째, 침상환자를 대피시키는 대피보조 인력의 수가 1명인 경우가 2명인 경우보다 RSET이 작은 것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침상환자를 대피시키는 대피보조 인력의 수가 1명인 경우가 2명인 경우보다 대피효율이 높은 것을 밝혔다.
넷째, 현재 의료시설 대피보조 인력의 수는 의료법 시행규칙에 명시된 법정 기준의 약 20% 수준으로 집계된다. 본 연구결과, 의료시설 재난 발생 시 재난 약자 대피효율 확보를 위한 대피보조 인력 운영비율의 개선이 필요함을 밝혔다.
본 연구는 단일 의료시설 모델로 한정되어 있으며 환자에 대한 조건 및 피난용 승강기의 탑승용량을 동일하게 설정했다는 한계점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분석 모델을 다양한 의료시설 환경에 적용하여 대피보조 인력 운영에 따른 대피효율을 확인하는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