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20일 동해상에서 발달한 다중 규모를 가진 중규모 저기압: 민감도 수치실험
A Meso-scale Low System with a Multi-scale Structure, Developed over the East Sea on 20 January 2017: Sensitivity Experi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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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2017년 1월 20일 동해상에서 발달한 중규모 저기압의 다중 규모(multi-scale)의 발달과 관련된 기작(mechanism)을 밝히기 위해, WRF (the Weather Research and Forecasting) 모델을 사용하여 물리과정(응결열, 표면 느낌열 및 숨은열 플럭스)의 차단 및 북한 산맥군을 편평하게 한 일련의 민감도 실험을 수행하였다. 민감도 실험 결과는, 중α규모 저기압(주 저기압)의 발달을 위한 가장 중요한 물리과정은 응결열인 반면에, 표면열 플럭스(표면 느낌열 플럭스와 표면 숨은열 플럭스)가 중β규모 저기압이 기압골(시어 역)을 따라 발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물리과정이었다. 표면열 플럭스가 차단됨에 따라 하층 대기는 안정해지고 이에 따라 대류 활동이 약해지면서 기압골에 따른 관련 수렴류도 약화되어, 기압골에서 시어가 약하게 형성되었으며, 그 결과 기압골 내에서 중β규모 저기압의 발달이 억제되는 과정은 표면열 플럭스의 중요한 역할을 나타낸다.
Trans Abstract
To reveal the development mechanism of a multi-scale structure with a meso-scale low system that was developed over the East Sea on 20 January 2017, a series of sensitivity experiments on several forcing factors were conducted using the WRF (the Weather Research and Forecastin) model, in which physical processes of condensational heating and surface sensible and/or latent heat fluxes were switched on/off and the northern Korean mountain complex flattened. The main results of the sensitivity experiments indicated that while condensational heating is the most important physical process for the development of the meso-α-scale low (main low), surface heat flux (surface sensible heat flux and latent heat flux) is the most important process that lead to the development of the meso-β-scale low along the trough (shear zone). The important role of surface heat flux is reflected by the process, in which the low-level troposphere became stable when the surface heat flux was switched off, leading to a weakening of convective activity and relevant convergent flow along the trough. This resulted in a weak shear formation, leading to a restraint in the development of the meso-β-scale low in the trough.
1. 서 론
겨울철에 발달한 대륙성 고기압이 동해상으로 한기를 분출(cold-air outbreak) 시킬 때, 한대 기단(polar airmass)이 따뜻한 동해의 따뜻한 해수면과 접촉하면서 변질되는 상황에서 주로 중α규모(meso-α-scale)와 중β규모(meso-β-scale) 요란(disturbance)들로 구분되는 다양한 소용돌이(vortex)들이 발달한다는 것이 종종 보고되어 왔다(Asai and Miura, 1981; Asai, 1988; Ninomiya and Hoshino, 1990; Ninomiya, 1994; Tsuboki and Asai, 2004; Watanabe and Niino, 2014). Takeuchi and Uchiyama (1985)는 이 요란들 중에서 큰 규모인 중α규모의 요란을 강한 상층의 한랭한 소용돌이에 동반된 단파 기압골(short-wave trough) 하에서 발달한 극저기압(polar low)임을 언급하였다. 극저기압은 대략 200-1,000 km의 수평규모를 갖는 강한 해양성 저기압이며, 거의 14 m s-1 이상의 풍속은 강한 바람을 동반하기 때문에 인접한 해안지역으로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눈을 내리게 하여 막대한 기상재해를 일으키기도 한다(Rasmussen and Turner, 2003). 한편, 이보다 규모가 작은 중β규모의 요란에 대하여 Yamaguchi and Magono (1974), Shimizu and Uchida (1974), Asai and Miura (1981), Kuroda (1992), 그리고 Yamagishi et al. (1992)과 같은 많은 기상학자들이 레이더 반사도(reflectivity)를 근거로 동해에 접한 일본열도의 해안근처에서의 중β규모 소용돌이도들을 분석하였다. Asai (1988)는 통계적(1983-1984 겨울철 기간)으로 동해상과 북서 태평양상에서 대략 200 km 이하의 직경을 가진 중β규모 소용돌이가 빈번하게 출현하였으며, 특히 중β규모 소용돌이들의 대부분은 한반도 중북부 해안에서부터 일본의 혼슈의 남서쪽에 위치한 산인(San-in) 지역에 이르는 영역과 그리고 홋카이도 섬의 서쪽 해상에서 출현하였다고 언급하였다. Tsuboki and Asai (2004)는 동해상에서 1990년 1월 23일 두 개의 중β규모 저기압들이 중α규모 저기압 안에서 발달하고 있음을 기상위성과 기상레이더에서 확인하였으며, 이러한 다중규모(multi-scale) 구조와 발달 기작을 명확히 하기 위해 JSM (Japan Spectral Model)을 이용한 수치실험과 2~3개의 발달 요인(factor)에 대한 민감도 실험을 수행한 바 있으며, 중α규모 저기압은 중β규모 저기압이 형성되고 발달하기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며, 중β규모 저기압의 움직임에 영항을 준다고 언급하였다. 강한 소용돌이도가 수십 km의 폭을 가진 좁은 시어 역(zone) 안으로 집중될 때, 중β규모 소용돌이들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순압 시어 불안정(barotropic shear instability)의 지배적인 역할이 기대되어 왔으며, Asai and Miura (1981) 그리고 Nagata (1993)는 동해상의 JPCZ (the Japan sea Polar air-mass Convergence Zone)를 따라 형성되어 있는 강한 소용돌이도 띠(belt)를 하나의 기본 시어 역(basic shear zone)으로 여겨, 이 시어 안에서 중β규모 소용돌이들이 순압 시어 불안정과 함께 발달한다고 제안하였으며, Nagata (1993)는 JPCZ 구름 띠를 따라 발달하는 중β규모 소용돌이들의 실제 사례(1990년 1월 24일)를 대상으로 고분해능의 수치모의를 수행하여 이러한 제안을 검증한 바 있다. 또한, 추적 알고리즘(Tracking algorithm)을 이용하여 북동쪽에서 남쪽 방향으로 이동하는 PMCs (Polar mesocyclones)에 대해 복합분석(Composite analysis)과 수치모의(Numerical simulation)를 수행하여 PMCs의 일반적인 구조와 환경을 분석하는 연구들도 이루어졌다(Watanabe et al., 2016; Yanase et al., 2016).
이와 같이 동해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중규모의 저기압에 대한 국내 연구의 경우, Lee et al. (1998)은 중규모(mesoscale) 저기압은 상층 종관규모 한랭 소용돌이의 영향하에서 강한 경압성이 있는, 그리고 저기압성 순환이 형성된 하층 대기에서 생성되었음을 밝혔으며, 그리고 산악 지형, 따뜻한 해수면, 일변화에 따른 열적 강제력(diurnal thermal forcing) 그리고 숨은열 방출(latent heat release)의 효과들이 중규모 저기압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다양한 민감도 실험을 수행하여 각각의 물리적인 요인들의 역할을 논의한 바 있다. Lee et al. (2016)은 관측자료와 ERA (European Centre for Medium-Range Weather Forecasts Reanalysis) -Interim 재분석 자료를 이용하여 우리나라 동해남부해상에서의 극저기압 생성 및 발달에 관한 분석을 수행하여 극저기압이 생성되고 발달하는 배경에는 상층 한랭저기압과 이에 동반된 단파 기압골, 주 저기압(major low) 그리고 한대 기단 분출과 같은 대규모 순환시스템이 존재하였음을 밝혔다. 그리고 Kim et al. (2017)은 극저기압에 대한 WRF 민감도 수치실험 연구에서 응결열이 극저기압의 급격한 발달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물리과정이며, 표면열 플럭스는 하부대기 성층을 불안정하게 하여 적운대류가 쉽게 일어날 수 있도록 주위 대기를 변화시켜 극저기압의 초기발달 단계에서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Lee and Kim (2018)은 우리나라 동해남부 해상에서 발달한 극 저기압 사례를 대상으로, 산악지형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설정한 WRF 민감도 실험을 수행하여, 한반도 북쪽 산맥군의 존재가 극저기압 발달에 있어 중요함을 보여 주었으며, Watanabe et al. (2017, 2018)와 Stoll (2021)에서도 극저기압의 발달과 관련하여 한반도 북쪽 산맥군과 그 풍하측에서 부는 바람 시어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동해상에서 발생하는 중규모 소용돌이 요란에 대한 국내 연구의 경우, 주로 극저기압과 같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중α규모 저기압에 관한 연구는 다소 있으나, 레이더 에코나 구름 영상에서 확인되는 중β규모 소용돌이에 관한 국내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중β규모 소용돌이에 동반되는 강한 바람 시어와 돌풍은 항해하는 선박의 안전운행 및 어선의 어업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재해 경감 차원에서 중β규모 소용돌이에 관한 연구가 보다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뇌전을 동반한 기습 폭설(6시간 동안 북강릉 약 30 cm 이상)과 관련된 중β규모 소용돌이를 동반하고 있는 중α규모 저기압 사례(2017년 1월 20일 사례)를 대상으로 WRF 수치모델 V3.8.1 (Skamarock et al., 2008)을 구동하여, 중규모 저기압들의 발달과 관련하여 표면 느낌열(sensible heat, 현열)과 숨은열(latent heat, 잠열) 플럭스, 그리고 응결열 등을 차단하는 민감도 실험과 북한 산맥군(the northern Korean mountain complex)의 지형을 제거한 민감도 수치실험을 수행하여, 중β규모 소용돌이를 포함하는 중규모 저기압 발달과 관련한 여러 중요 물리 요인들의 역할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논문의 2장에서는 수치모델 설정 및 수치실험에 대해 설명하고, 3장에서는 관측 분석을, 4장에서는 수치실험 결과 분석에 대하여 기술하고,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요약 및 결론을 내리고자 한다.
2. 관측 분석(observation analysis)
이 사례 연구에서 관측 분석에 사용된 자료는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지상과 500 hPa 일기도 그리고 천리안위성(Communication, Ocean and Meteorological, COMS) 한반도 합성영상 자료, 레이더 영상(Constant Altitude Plan Position Indicator, CAPPI) 1.5 km 영상으로 반사도를 Z-R관계식을 이용하여 지상 강수율로 전환한 영상) 자료 그리고 기상청 낙뢰 장비에서 관측된 낙뢰도이다.
먼저, 2017년 1월 19일 지상일기도를 보면, 종관규모 저기압이 일본 열도 남쪽 해상을 지남에 따라 1월 19일 1200 UTC (Fig. 1(a))에 동해안에는 기압골이 형성되었으며, 산동반도 부근에 저기압이 위치하고 있다. 6시간 후인 1800 UTC (Fig. 1(b))에는 산동반도 부근에 위치한 저기압이 동해상으로 이동하면서 동해안의 기압골과 결합하면서 하나의 중규모 저기압(중심 기압 1,013 hPa)으로 발달하였다. 1월 20일 0000 UTC (Fig. 1(c))에, 이 중규모 저기압은 느린 속도로 남동진하면서 보다 발달하여 중심 기압이 1,006 hPa까지 하강하였으며, 함흥 인근의 동한만 쪽으로 기압골이 형성되어 있다. 참고로, 20일 0200 UTC의 위성영상(Fig. 2(b))에서는 이 중규모 저기압은 극저기압으로 발달하여 저기압 중심 부근에서 소용돌이치는 나선형 구름 띠(spiral cloud band)를 볼 수 있다. 20일 0600 UTC의 지상일기도(Fig. 1(d))에서도 이 극저기압은 중심기압이 1,002 hPa로 약간 더 발달하면서 느린 속도로 남동진 하였으며, 20일 1200 UTC (그림 생략)에는 일본 혼슈지역에 상륙하면서 약화되었다.
한편, 상층 일기도를 보면, 1월 19일 0600 UTC (Fig. 3(a))에 상층 한랭 기압골(upper-level cold trough)이 화북지방에 위치하고 있으며, 6시간 후인 1200 UTC (Fig. 3(b))에는 상층 기압골은 서서히 동진하여 발해만 부근에 기압골이 위치하고 있어, 이 상층 기압골 전면에서의 역학적인 발산으로 상층 기압골 동쪽에 위치한 지상 저기압은 하층에서의 상승운동으로 인해 잘 발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19일 1800 UTC (Fig. 3(c))에 상층 기압골은 좀 더 동쪽으로 이동하여 서해상에 기압골의 축이 놓여있으며, 20일 0000 UTC (Fig. 3(d))에 이르러 상층 기압골의 진폭이 더 커졌으며, 기압골의 축이 강원지역을 지나 전라도지역 쪽으로 놓여있으며, 한기의 핵(cold core)을 보여주는 -40 ℃ 등온선은 중부 이북지역까지 남하해 있는데, 이러한 상층에서의 강한 한기의 접근은 대기 불안정을 야기 시키게 된다. 20일 0600 UTC (Fig. 3(e))에는 이 상층 기압골은 동진하여 동해 먼 해상에 놓이게 되어 동해상에 미치는 영향이 약화되기 시작하였다. 20일 1200 UTC (그림 생략)에는 이 기압골의 축은 보다 동쪽으로 이동하여 일본 혼슈지역에 놓이게 되었다.
위성 영상과 레이더 영상을 보면, 먼저 20일 0000 UTC의 위성영상(Fig. 2(a))에서는 속초로부터 멀리 동쪽으로 약 370 km 정도 떨어져 있는 지점을 중심으로 적운-적란운(Cu-Cb) 대류계(convective system) 및 층운 계통의 광범위한 구름들(C1으로 명함)이 동해상을 덮고 있으며, 그리고 동해중부 먼 바다에서 시작하여 원산 인근지역까지 남동-북서 방향으로 광범위하게 Cu-Cb 대류계(C2로 명함)가 덮고 있는데, 이러한 C1과 C2는 앞의 지상일기도에서 언급한 중규모 저기압에 의해 생성된 것이다. 20일 0200 UTC (Fig. 2(b))에는 이 C2가 보다 더 남하하여 울릉도 부근에서 시작하여 강릉 부근을 덮고 있다. 한편, 동해 먼 바다에 위치한 C1은 거의 제자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C1에서 저기압 중심 부근으로 소용돌이치는 나선형 구름 띠(S1)를 볼 수 있어, 이 중규모 저기압이 약 1,000 km 내외의 규모(중α규모)를 갖는 극저기압으로 발달하였음을 알 수 있다. 20일 0400 UTC (Fig. 2(c))에는 C2가 동해중부 먼 바다에서 삼척 부근으로 동서로 배열되어 남하하였으며, 20일 0600 UTC (그림 생략)에는 C2가 포항 부근까지 보다 더 남하하였다. 중소규모 요란들을 잘 보여주는 레이더 영상을 보면, 20일 0000 UTC (Fig. 4(a))에는 약 5 mm hr-1 정도의 강수율을 보이는 강수 에코들이 원산 부근에서 시작하여 고성 부근까지 해안을 따라 하나의 띠(band) 모양으로 덮고 있으며, 또 하나의 에코 띠는 대략 속초 부근에서 시작하여 동남동 방향으로 약 100 km에 이르는 거리까지 뻗어 있으며, 그 에코 밴드 안에 약 10 mm hr-1 정도의 강수율을 보이는 보다 발달한 에코들이 위치해 있다. 20일 0210 UTC (Fig. 4(b))에는 전 시간에 원산 부근에서 시작하여 동해안을 따라 고성 부근까지 내려왔던 띠 모양의 에코는 발달하면서 남하하여 강릉 부근까지 덮고 있다. 이 에코 띠의 영향으로 북강릉에서는 0200 UTC에서 0700 UTC 사이에 약 31 cm의 눈이 뇌전과 함께 내렸다. 그리고 속초 부근에서 시작하여 동남동 방향으로 약 100 km에 이르는 거리까지 뻗었던 또 다른 에코 띠는 더욱 발달하면서 남하하여, 강릉에서 울릉도에 이르는 동해중부해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레이더 영상에 표시한 L2와 L3주위로 저기압성 방향으로 발달된 에코들이 형성되어 있으며, L2와 L3의 에코역 규모가 대략 50 km 내외로, 중β규모에 해당하였다. 참고로 20일 0215-0225 UTC 낙뢰도(Fig. 4(d))를 보면, 발달된 에코들의 분포와 대응되게 강릉 부근의 낙뢰역, 그리고 L2와 L3에 대응되는 낙뢰역들을 잘 볼 수 있다. 20일 0500 UTC (Fig. 4(c))에는 에코 밴드들이 다소 약화된 채 울진 이남으로 남하하고 있다. 이와 같이 레이더 영상에서 포착되는 중β규모의 소용돌이들은 관측망이 소한(sparse) 지상과 상층 종관일기도 상에서는 잘 분석되지 않았으나 뒤에서 언급할 WRF 고분해능 수치모의에서는 유사하게 잘 모의되었다. 따라서 이 연구의 주 관심사항인 중β규모의 소용돌이들의 발달에 미치는 중요한 물리적인 요인들을 밝히기 위해 고분해능의 수치모의 및 민감도 수치실험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3. 수치모델 설정 및 수치실험
사례 연구를 위하여 사용된 수치모델은 WRF 중규모 수치모델 V3.8.1이며, 모델의 계산 영역은 총 2개로, Domain 1의 격자 간격은 4 km 그리고 Domain 2의 격자 간격은 1.5 km로 각각 나누어 설정하여 둥지격자체계로 구성 하였다. Fig. 5는 수치모델의 계산 영역인 Domain 1과 Domain 2를 보여준다. 물리과정은 WDM (WRF Double-Moment) 6-class Microphysics scheme (Lim and Hong, 2010)을, 대기경계층은 YSU (Yonsei University scheme) 기법(Hong et al., 2006)을 사용하며, 지표 모델은 Noah Land Surface Model (Chen and Dudhia, 2001)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격자 크기가 10 km 이하일 때에는 명시적 수분과정만으로도 중규모 대류계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Lee and Hong, 2006) 적운 대류 모수화 과정은 적용하지 않았다. 초기 및 경계장은 ECMWF (European Centre for Medium-Range Weather Forecasts)에서 제공하는 6시간 간격의 ERA-Interim 자료(0.25° × 0.25°)와 해수면 온도 자료는 0.083° × 0.083°의 공간 해상도를 가지는 NCEP (National Centers for Environmental Prediction)의 RTG_SST (Real-Time, Global, Sea Surface Temperature) analyses 자료를 이용하였다. 적분 시간은 2017년 1월 19일 1800 UTC~20일 1800 UTC로 총 24 시간이다. WRF모델의 사양(specification)은 Table 1에 요약하였다. 이 사례연구에서는 동해 전체의 넓은 영역의 요란들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보다 넓은 영역의 범위를 보여주는 Domain 1 (4 km 격자 간격)의 수치실험 결과를 주로 사용하였으며 필요에 따라 Domain 2 (1.5 km 격자 간격)의 수치실험 결과를 사용하였다.
중규모 저기압의 발달에 있어 어떤 물리과정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표면열 플럭스(surface heat flux) 그리고 응결열(condensational heating) 등을 차단하는 실험과 그리고 북한 산맥군의 지형이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북한 산맥군의 지형을 제거한 실험 등 다양한 민감도 수치실험을 다음과 같이 수행하였다(Table 2 참고). 규준(Control, CNTL) 실험은 전체 물리과정이 그대로 적용되는 정상적인 실험이며, NoSSHF 실험은 전체 물리과정 중에서 표면 느낌열 플럭스(surface sensible heat flux)만을, NoSLHF 실험은 표면 숨은열 플럭스(surface latent heat flux)만을, SHF 실험은 표면열 플럭스만(표면 느낌열 플럭스와 숨은열 플럭스를 합친)을, NoCH 실험은 응결열만을 각각 차단한(switch off) 실험이며, NoSHF_NoCH 실험은 표면열 플럭스 및 응결열을 동시에 모두 차단한 실험으로, 수증기의 상(phase) 변화에 따른 응결열과 표면열 플럭스를 모두 차단하여 건조한 경압불안정만이 반영된 실험이다. 마지막으로 NoNMT 실험은 북한 산맥군의 지형을 제거하여 편평하게 한 실험으로 풍상측에 위치한 북한 산맥군의 지형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다.
4. 수치실험 결과
WRF 고분해능 수치모델은 주 저기압의 위치와 저기압에서 뻗어 나온 기압골에서 생성된 중β규모의 소용돌이들을 실제와 유사하게 잘 모의하였다(4.1절 참고). 따라서 WRF 고분해능 수치실험을 이용하여 주로 중β규모의 소용돌이들의 발달 과정 및 이들의 발달에 미치는 중요한 요인들을 분석하고자, 지상 기압장, 925 hPa 상대 소용돌이도 장, 925 hPa 바람 장, 그리고 925~850 hPa 층과 850~500 hPa 층에 대한 대류불안정도(-∂θe/∂p)를 분석하였다. 여기서θe는 상당온위이다.
4.1 민감도 실험 분석
4.1.1 CNTL (규준) 실험 결과
Fig. 6은 2017년 1월 19일 2200 UTC를 시작으로 4시간 간격으로 925 hPa 상대소용돌이도(상대와도) 장(field)을 보여주며, 상대소용돌이도 장은 중β규모의 저기압 발달을 잘 보여준다. 여기서 925 hPa 상대소용돌이도 장을 선택한 이유는 모든 고도에서 가장 큰 상대소용돌이도의 크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이하 간단히 표현하기 위해 상대소용돌이도는 소용돌이도라고 명함). 초기 발달 시간대인 19일 2200 UTC의 CNTL 실험 결과(Fig. 6(a))를 보면, 저기압(중심 기압: 1,002 hPa)이 38.1 °N / 132.5 °E 부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저기압영역 내에서의 최대 소용돌이도의 크기는 41 × 10-4 s-1 정도이며, 이 저기압으로부터 기압골이 북서 방향으로 길게 형성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기압골을 중심으로 북쪽에서는 북동기류가 그리고 남쪽에서는 북서기류가 형성되어 있어 이 기압골은 하나의 시어 역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 시어 역 안에서 다양한 규모의 소용돌이들을 볼 수 있다. 이 시어 역에서 가장 큰 소용돌이는 38.9 °N / 130.0 °E 부근에 위치한 소용돌이로 최대 크기는 26 × 10-4 s-1 정도이며 그곳에 닫힌 작은 저기압이 형성되기 시작하고 있다. 규모가 큰 저기압에서 뻗어 나온 기압골에서 중β규모 저기압이 생성되고, 더욱이 규모가 큰 저기압에 의한 저기압성 순환에 의해 시어가 발달하기 때문에 규모가 큰 이 저기압을 이 연구에서는 주 저기압(main low)이라고 부른다.
최성기인 20일 0200 UTC (Fig. 6(b))의 CNTL 실험 결과를 보면, 주 저기압(L1)의 중심이 약 37.9 °N / 132.9 °E 부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L1의 중심 주위로 강한 저기압성 순환을 볼 수 있다. L1은 이전 시간보다도 더욱 발달하여 중심기압이 997 hPa 정도이며, 저기압 주위에서의 최대 소용돌이도의 크기는 42 × 10-4 s-1 정도이다. 한편, 주 저기압의 발달에 따른 강한 저기압성 기류에 의해 주 저기압으로 부터 뻗어 나온 기압골을 따라, 주 저기압의 북서 사분면(northwestern quadrant)에서의 강한 북동기류와 한반도로부터 유입되는 북서기류 사이에서 시어 라인(shear line)이 이전 시간보다 더 강해졌으며 주 저기압 주위의 저기압성 순환에 의하여 시어 역의 축(남동-북서)이 동-서 방향으로 변하면서, 이전 시간에 비해 다소 남쪽으로 이동하였다. 이 시어 역 안에서 소용돌이가 중β규모의 저기압 L3 (중심기압 약 1,007 hPa)로 발달하였으며, L3의 최대 소용돌이도 크기가 65 × 10-4 s-1 정도로, 주 저기압의 최대 소용돌이도 크기에 비해 훨씬 큰 값이다. 그리고 이 저기압으로부터 약 70 km 정도 떨어진 곳에 중β규모의 저기압(L2)이 형성되었으며, 저기압 부근에서의 최대 소용돌이도 크기는 36 × 10-4 s-1 정도이며, 중심 기압은 약 1,007 hPa 정도이다. 그리고 이 외의 나머지 소용돌이들은 크게 발달하지 못하였다.
20일 0200 UTC의 수치모의 결과를 반사도로 표현한 영상(Fig. 7)을 보면, 37.9 °N / 132.9 °E에 중심을 둔 주 저기압 주위에서 나선형의 발달된 에코 띠들(E1)을 잘 볼 수 있어 극저기압으로 발달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강릉에서 울릉도 북쪽 해상에 이르는 동해중부해상에서 국지적으로 강하게 발달한 두 개의 에코역, E2와 E3를 볼 수 있으며, 또한 강릉 영동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에코들이 위치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모습은 20일 0210 UTC의 실제 레이더 영상(Fig. 4(b))과 유사한 모습으로, 이런 유사성은 WRF 수치모델이 중규모 소용돌이들을 잘 모의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 이 사례에 대해 적용할 민감도 실험이 기상학적으로 의미있음을 보여준다. 20일 0600 UTC (Fig. 6(c))의 CNTL 실험 결과를 보면, 주 저기압은 보다 동쪽으로 이동하였으며, 주 저기압 주위의 저기압성 순환에 따라, 주 저기압으로 부터 뻗어 나온 기압골의 축은 주위의 저기압성 순환에 의해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면서 남쪽으로 내려가 포항 앞바다 부근에 위치한 모습이며 이전 시간에 비해 크게 약해진 모습이다. L3의 최대 소용돌이도 크기는 45 × 10-4 s-1 정도로 전 시간보다 다소 약화되었으며, 특히 L2와 연관된 기압골이 크게 약화되었다.
Fig. 8은 20일 0200 UTC의 500 hPa과 850 hPa 고도 사이에서의 대류불안정도-(∂θe/∂p)의 분포를 적색의 농도로 나타내었으며 보다 짙은 적색은 강한 대류불안정을 의미한다. Fig. 8을 보면, 극저기압 주변과 특히 극저기압에서 서쪽 속초 부근으로 뻗어 나온 기압골을 따라 안정도가 낮은 구역이 위치하고 있어, 이 기압골 안에서 형성된 중β규모의 저기압 발달은 대기 성층의 불안정화와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4.1.2 물리 선택(option)에 따른 실험 결과
여기서 언급할 민감도 실험은 총 다섯 가지로 표면 느낌열 플럭스를 억제한 NoSSHF 실험, 표면 숨은열 플럭스를 억제한 NoSLHF 실험, 표면 느낌열 플럭스와 표면 숨은열 플럭스 모두를 억제한 NoSHF 실험, 응결 가열을 억제한 NoCH 실험, 그리고 물리과정인 표면열 플럭스와 응결열 모두를 억제한 NoSHF_NoCH 실험이다. 여기서는 주로 기압골(shear zone)이 가장 발달했던 2017년 1월 20일 0200 UTC의 민감도 실험 결과를 중심으로 비교 분석하고자 한다. Fig. 9는 WRF 민감도 실험 결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각 실험별로 925 hPa 상대소용돌이도 장을 보여준다. 20일 0200 UTC의 NoSSHF 실험 결과(Fig. 9(a))를 보면, 주 저기압 중심의 지상 기압 값은 약 1,000 hPa로 CNTL 실험에 비해 약 5 hPa 정도 기압이 상승해 있으며 이 저기압 주위의 최대 소용돌이의 크기는 30 × 10-4 s-1 정도로 CNTL 실험에 비해 12 × 10-4 s-1 정도 감소하였다. 또한 주 저기압에서 뻗어 나온 기압골의 경우, CNTL 실험에서 닫힌 저기압으로 모의된 L3가 NoSSHF 실험 결과에서는 닫힌 저기압으로 모의되어 있지 않으며, L3 부근의 소용돌이의 최댓값이 약 29 × 10-4 s-1로 CNTL 실험의 45% 정도로 소용돌이도가 약화된 모습이며 또한 CNTL 실험에서 볼 수 있었던 L2를 찾기 어렵다. 이와 같은 민감도 실험 결과는 표면 느낌열 플럭스가 소용돌이의 발달에 어느 정도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20일 0200 UTC의 NoSLHF 실험 결과(Fig. 9(b))에서, 주 저기압 중심의 지상 기압 값은 약 1,001 hPa로 CNTL 실험에 비해 약 4 hPa 정도 기압이 상승해 있으며 이 저기압 주위에서의 최대 소용돌이도의 크기는 약 27 × 10-4 s-1이며, CNTL 실험에 비해 15 × 10-4 s-1 정도 감소하였다. 또한 기압골의 경우, 다소 약화된 모습으로 L3 부근의 최대 소용돌이도의 크기는 약 33 × 10-4 s-1이며, 이것은 CNTL 실험의 50% 정도의 크기로 소용돌이도가 약화된 모습이다. 또한 NoSSHF 실험 결과처럼 CNTL 실험에서 볼 수 있었던 L2를 역시 찾기 어려웠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표면 느낌열 플럭스와 유사하게 표면 숨은열 플럭스의 어느 정도 중요한 역할을 보여주는 것이다.
20일 0200 UTC의 NoSHF 실험 결과(Fig. 9(c))를 보면, 주 저기압 주변의 최대 소용돌이도 크기는 약 26 × 10-4 s-1이며 CNTL 실험의 60% 정도로 많이 약화된 상태이며 주 저기압의 중심 기압은 1,002 hPa 정도로 약하게 모의되었으며, 기압골의 축은 같은 시각의 CNTL 실험 결과에 비해 보다 더 남쪽으로 치우쳤다. 그리고 기압골에서 볼 수 있었던 중β규모 소용돌이들이 0200 UTC에서는 시어가 약화됨에 따라 소용돌이도의 세기가 약화되어 10 × 10-4 s-1 이상의 크기를 갖는 소용돌이들이 132 °E 경도선의 서쪽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것은 모든 실험 중에서 유일하게 NoSHF 실험에서만 나타난 수치실험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를 해석하면, 표면열 플럭스의 차단으로 인해 하층에서의 열 공급이 끊김에 따라 하층 대기가 안정화되어, 기압골에서의 불안정도가 감소되며 이에 따라 대류 현상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결과, 기압골 주위의 수렴류도 약화되어 시어 소용돌이도가 감소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표면열 플럭스가 중β규모 소용돌이들의 생성과 발달에 핵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NoCH 실험 결과에서 19일 2100 UTC 이후부터는 극저기압 주변의 소용돌이도 크기가 약 10 × 10-4 s-1 정도의 크기만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뿐 더 이상 발달하지 못하여(그림 생략), 20일 0200 UTC의 경우(Fig. 9(d)) 주 저기압 주변의 최대 소용돌이도 크기는 약 17 × 10-4 s-1로, CNTL 실험의 40% 정도로 아주 작은 크기이며, 또한 주 저기압의 중심기압이 1,005 hPa 정도로 거의 발달하지 못한 모습이다. 이러한 결과를 NoSHF 실험 결과와 비교해보면, NoCH 실험 결과에서는 주 저기압 주위에서의 최대 소용돌이도 크기는 상대적으로 작았으며 이에 따라 중심 기압은 상대적으로 약간 더 높았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주 저기압(극저기압)의 생성과 발달에 있어 상대적으로 응결열이 표면열 플럭스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주 저기압에서 뻗어 나온 기압골은 상당히 약화되어 기압골 안에서 형성되었던 저기압은 보이지 않으며, 기압골에 대응되는 최대 소용돌이도의 크기는 17 × 10-4 s-1 정도로 CNTL 실험 결과에 비해 아주 약한 강도를 보여준다. 정리하면, 중α규모의 극저기압(주 저기압)의 경우, 응결열의 역할이 제일 중요한 반면에, 상대적으로 공간규모와 시간규모에서 작은 중β규모 저기압의 경우에는 표면열 플럭스의 역할이 제일 중요함을 보여주었다.
순전히 건조 경압 불안정에 의한 소용돌이의 발달 과정을 보여주는 NoSHF_NoCH 실험의 경우, 20일 0200 UTC 실험 결과(Fig. 9(e))를 보면, 주 저기압 주변의 최대 소용돌이도 크기는 약 15 × 10-4 s-1이며, 이것은 CNTL 실험의 36% 정도의 크기로 민감도 실험 중에서 최대 소용돌이도 크기가 가장 작으며, 또한 주 저기압의 중심기압은 1,006 hPa로 가장 높은 중심 기압 값을 보여주어, 모든 민감도 실험 가운데에서 주 저기압이 가장 발달하지 못한 경우이다. 이러한 결과는 단순히 건조 경압 불안정 과정만으로는 극저기압의 빠른 발달을 설명할 수 없으며, 추가적으로 표면열 플럭스와 응결열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주 저기압에서 뻗어 나온 기압골의 경우, 같은 시각의 CNTL 실험의 기압골 위치보다 더 남쪽으로 치우쳤다. CNTL 실험에서 닫힌 저기압으로 모의된 L3이 NoSHF_NoCH 실험 결과에서는 닫힌 저기압으로 모의되지 않았으며, 기압골내에서의 소용돌이도의 최댓값이 약 12 × 10-4 s-1이며, CNTL 실험의 약 18% 정도로 아주 약한 소용돌이로 모의되었으며, 또한 CNTL 실험에서 볼 수 있었던 L2의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즉, 단순히 건조 경압 불안정 과정만으로는 기압골내의 중β규모 소용돌이들을 발달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음을 잘 보여준다.
Fig. 10은 각 민감도 실험별로, 500 hPa과 850 hPa 고도 사이에서의 대류불안정도-(∂θe/∂p)의 분포를 적색의 농도로 보여준다. NoSSHF 실험(Fig. 10(a))과 NoSLHF 실험(Fig. 10(b))의 경우, 안정도가 낮은 영역의 분포와 불안정도의 세기에 있어 CNTL 실험(Fig. 8)과 큰 차이가 없다. 반면에 NoSHF 실험(Fig. 10(c))과 NoSHF_NoCH 실험(Fig. 10(e))의 경우, CNTL 실험과는 달리 극저기압에서 뻗어 나온 기압골에서는 대류불안정역이 거의 존재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기압골에서 상대적으로 안정하다는 것을 말하며, 이런 안정화에 의해 대류 활동이 약화되어 주위로부터의 수렴도 약화되고 이에 따라 시어도 약화되어 결국에는 중β규모 소용돌이의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해수면으로부터의 열 플럭스(느낌열과 숨은열 플럭스)가 중β규모 소용돌이의 발달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NoCH 실험(Fig. 10(d)) 결과에서는 극저기압 주변과 기압골 부근에서 안정도가 낮은 영역이 다소 광범위하게 위치해 있으며, 대기하층인 850 hPa과 925 hPa 고도 사이에서의 대류불안정도- (∂θe/∂p)의 분포(그림 생략)를 보면, 극저기압 중심 부근에서는 불안정역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4.1.3 북한 산맥군을 편평하게 제거한 실험 결과
북한 산맥군의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북한 산맥군을 편평하게 제거한 실험(NoNMT)의 경우, CNTL 실험과 비교해 볼 때 2100 UTC 부터 2300 UTC 까지 큰 차이가 없었으나(그림 생략), 20일 0000 UTC부터 다소 차이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20일 0000 UTC의 실험 결과(Fig. 11(a))를 보면, NoNMT의 경우, 특히 129.5 °E에서 서쪽과 38.3 °N 북쪽 영역에서는 CNTL 실험에 비해 보다 북풍에 가까운 바람으로 바뀌어 이 영역에서는 시어가 다소 약화되었다. 이에 따라 NoNMT의 경우, 속초 인근 해안선으로부터 60 km 정도 떨어진 해상으로부터 동쪽으로만 10 × 10-4 s-1 이상의 소용돌이도들이 형성되어 있다. 20일 0200 UTC의 실험 결과(Fig. 11(b))를 보면, 주 저기압 주위의 최대소용돌이도의 크기는 39 × 10-4 s-1 정도이며 CNTL 실험 결과에 비해 약간 작은 정도이다. 주 저기압으로부터 뻗어 나온 기압골에 위치한 L3에 대응되는 최대소용돌이도의 크기는 약 52 × 10-4 s-1이며, CNTL 실험의 80% 정도이다. 특히, 주 저기압에서 서쪽으로 뻗어 나온 기압골은, 삼척인근 해안에서 동쪽으로 85 km 정도 떨어진 해상까지 도달하였으며, 129.8 °E 서쪽 해상인 동해중북부 앞바다에서는 10 × 10-4 s-1 이상의 크기를 갖는 소용돌이도가 형성되지 않았다. 20일 0200 UTC의 925 hPa 유선 분석(streamline analysis)도에서 CNTL 실험 결과(Fig. 12(a))와 NoNMT 실험 결과(Fig. 12(b))를 비교해보면, NoNMT 실험에서는 북한 산맥군이 제거됨에 따라 산악지형 상공에서의 복잡한 유선(streamline)이 거의 북풍 계열의 유선으로 획일화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이에 따라 함경도 앞바다에서는 풍향이 북동풍 계열에서 북풍 계열의 유선으로 전향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북한 산맥군의 영향으로 굴절된(deflected) 바람이 미치는 영향은 주로 130 °E 경도선의 서쪽 영역에 해당하는 영동중북부 해안지역과 그 앞바다 쪽인 것을 알 수 있다. 즉, 북한 산맥군의 지형효과로 인해 기압골이 영동중북부 해안지역으로 보다 더 접근할 수 있게 되었음을 알 수 있어, 북한 산맥군의 지형이 적운-적란운 무리(cluster)들이 생성되는 위치에 큰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
Table 3은 민감도 실험별로 2017년 1월 20일 0200 UTC의 주 저기압과 기압골 부근에서의 최대 상대소용돌이도의 크기를 일목요연하게 보여 준다. 이 표에서 알 수 있듯이 CNTL 실험의 경우, 주 저기압과 기압골에서의 최대 소용돌이도의 크기가 가장 컸다. CNTL 실험을 기준으로 최대 상대소용돌이도의 크기를 작은 순서대로 나열해보면, 주 저기압(극저기압)의 경우, NoSHF_NoCH 실험이 가장 작았으며, 그 다음으로 NoCH 실험, NoSHF 실험, NoSLHF 실험, NoSSHF 실험, 그리고 NoNMT 실험 순서로 작았다. 따라서 응결열이 중α규모의 주 저기압 발달에 가장 큰 역할을 하였음을 알 수 있으며, 그 다음으로 표면열 플럭스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북한 산맥군의 존재가 주 저기압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일 작았다. 한편, 주 저기압으로부터 뻗어 나온 기압골의 경우, 최대 상대소용돌이도의 크기는 NoSHF 실험이 가장 작았으며, 그 다음에는 NoSHF_NoCH 실험, NoCH 실험, NoSSHF 실험, NoSLHF 실험, 그리고 NoNMT 실험 순서로 작았다. 따라서 기압골에서 생성된 중β규모 소용돌이의 발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표면열 플럭스임을 알 수 있으며, 그 다음으로 응결열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북한 산맥군의 지형효과가 기압골에서 생성된 중β규모 소용돌이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 역시 상대적으로 제일 작았다.
5. 요약 및 결론
2017년 1월 20일 동해 먼 바다에 위치한 중규모 저기압은 북서쪽에서 접근하는 상층 한랭 기압골에 의해 나선형 구름 띠를 가진 극저기압으로 발달하였다. 이 과정에서 극저기압으로부터 북서쪽으로 길게 기압골(shear zone)이 형성되었으며, 이 기압골을 따라 형성된 강한 시어에 의해 중β규모 저기압들이 발달하였다. 이러한 2017년 1월 20일 사례를 대상으로, 동해 먼 바다에 위치한 중α규모의 극저기압과 그리고 이 저기압에서 뻗어 나온 기압골을 따라 형성된 중β규모 저기압들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어떤 물리과정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밝히기 위해, 표면열 플럭스 그리고 응결열 등을 차단하는 실험과 그리고 북한 산맥군의 지형이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북한 산맥군의 지형을 제거한 실험 등 다양한 민감도 수치실험을 수행하였다. 이 사례연구에서는 전체 물리과정이 그대로 적용되는 정상적인 CNTL 실험, 표면 느낌열 플럭스를 억제한 NoSSHF 실험, 표면 숨은열 플럭스를 억제한 NoSLHF 실험, 표면 느낌열 플럭스와 표면 숨은열 플럭스 모두를 억제한 NoSHF 실험, 응결열을 억제한 NoCH 실험, 표면열 플럭스와 응결열 모두를 억제한 NoSHF_NoCH 실험 그리고 북한 산맥군의 지형을 제거한 NoNMT 실험을 수행한 실험 결과들을 제시하였다.
정상적인 CNTL 실험 결과를 분석하면, 동해상에 위치한 저기압 시스템을 향하여 서쪽으로부터 접근하는 상층 한랭 기압골로 인해, 상층 기압골 전면에서 역학적으로 형성된 발산으로 하층에서는 수렴에 의한 상승운동이 강화되어 주 저기압 및 이 저기압에서 뻗어 나온 기압골도 같이 발달하게 되었다. 특히 주 저기압의 발달에 따른 강화된 남북 방향의 기압경도력은 동해북부해상으로 강한 북동기류를 유입시킴으로써 저기압에서 북서쪽으로 뻗어 나온 기압골에서의 시어를 강화시키며, 또한, 풍속 강화로 표면열 플럭스가 커지면서 대기 하층을 가열시키고 반면에 상층 한랭 온도 골(cold thermal trough)의 접근으로 인해, 상층이 냉각되면서 대기 성층을 불안정하게 하여, 주 저기압에서 뻗어 나온 기압골을 따라 대류운의 생성과 발달을 촉진 시켰으며, 기압골에서의 강한 시어로 인해, 조직화된 중β규모 소용돌이들이 형성되었다.
다양한 민감도 실험 결과, 모의된 중α규모의 주 저기압의 발달에는 응결열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압골에서의 중β규모 저기압의 발달에는 표면열 플럭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였다. 즉, 표면열 플럭스가 차단되면, 하층에서의 열과 수증기의 공급이 끊김에 따라 대기 성층이 안정화되어, 기압골에서의 불안정도가 감소하며 이에 따른 대류 현상이 억제된 결과, 기압골에서의 수렴 및 시어의 약화로 중β규모 저기압이 발달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겨울철 동해상에서 중규모 저기압이 발달하는 환경에는 큰 경압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경압불안정은 중규모 저기압이 발달하기 위한 필요 요인 중 하나로 간주되어 왔다. 그런데 건조 경압 불안정만이 반영된 NoSHF_NoCH 실험에서는 중α규모의 주 저기압의 강한 발달과 기압골에서의 중β규모 저기압의 발달이 잘 모의되지 않았다. 이것은 단순히 건조 경압 불안정 과정만으로는 기압골내의 중β규모 소용돌이들을 강하게 발달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음을 잘 보여줘, 표면열 플럭스와 응결열이 부가적으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였음을 잘 보여주었다. 한편, NoNMT 실험에서, 북한 산맥군의 지형적인 영향으로 주 저기압에서 뻗어 나온 기압골이 영동중북부 해안지역으로 보다 더 접근할 수 있게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북한 산맥군의 존재가 적운-적란운 무리들이 생성되는 위치에 큰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었으며, 주 저기압의 발달과 저기압에서 뻗어 나온 기압골의 발달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나머지 실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작았다.
동해상에서 발생하는 중β규모 소용돌이에 동반되는 강한 바람 시어와 돌풍은 항해하는 선박의 안전운행 및 어선의 어업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구름 영상이나 레이더 에코에서 확인되는 동해상의 중β규모 소용돌이에 관한 국내연구는 다소 부족한 실정이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동해상에서의 기상 관측자료가 거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동해상의 중β규모 소용돌이에 관한 이해를 보다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관련 수치실험뿐만 아니라 다양한 특별 기상 관측 등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감사의 글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기초연구사업(NRF-2018R1D1A1B07042652)의 지원에 의해 수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