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최근 전 세계적으로 지진의 발생빈도 및 규모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1920년대 이후 규모 8.5이상의 지진이 총 15회 발생하였으며, 그중 6회가 2000년대 이후 발생하였다. 진원지는 대부분 해저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진원지가 연안가와 가까운 경우에는 지진해일을 동반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진해일은 약 30만명의 사망자와 100억 달러 이상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였으며,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지방 태평양연안 지진해일은 15,800여명의 사망자와 2,500억달러 이상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2018년 9월 28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지진으로 1,23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국내의 지진해일 피해사례를 살펴보면 1600년대 이후부터 총 8회의 지진해일 피해사례가 기록되어 있으며, 이중 1900년대 이후 4회 발생하였으며, 모두 일본의 서해상에서 발생한 해저지진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서해상은 6개의 지진 공백역(seismic gap)이 존재하고 있어 지진발생확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Kim et al. (2007)의 연구에 의하면 1983년 5월에 발생한 아키타지진(M7.7)과 1993년 7월에 발생한 오쿠시리지진(M7.8)의 영향으로 국내 동해안 일대에 피해가 발생하였다. 당시 동해안 일대에 해일 도달시간은 두 지진 모두 100분정도이며, 피해규모는 아키타 지진의 경우 인명피해가 5명, 재산피해액이 약 3억 7천만원, 오쿠시리지진은 인명피해 0명, 재산피해액이 약 3억 9천만원 정도 발생하였다. 이상과 같이 국내의 동해안일대는 해일에 대해 더 이상 안전지대라 할 수 없으며 그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일환으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해일 이후 동해안 일대에 해일대피 건물 및 긴급 피난소를 지정하여 대비하고는 있으나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최근 연안인근 구조물에 작용하는 지진해일의 파력 및 안전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Kim et al. (2015)은 삼척시 임원항의 실제지형을 반영한 3차원 수리모형실험을 통하여 임원항의 지진해일계수(α)를 산정하였다. Lee et al. (2017)은 2004년 인도양지진해일 시에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Lueng Ie Bridge를 대상으로 고립파의 파고, 연안교량의 위치와 형상 및 거더교에서 거더 수 등의 변화에 따른 연안교량에 작용하는 작용파력의 특성을 수치시뮬레이션을 통하여 면밀히 분석하였다. Park et al. (2017)은 육상의 직립구조물에 미치는 지진해일에 의한 수평 파력 및 파압을 수리모형실험을 통하여 계측하고, 입사파랑 조건에 대한 최대 파압 경험식을 도출하였다. 이상과 같이 기존의 지진해일에 대한 연구는 지진해일계수 및 구조물에 작용하는 파력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었으나, 해일 파력에 의한 건축물의 붕괴 침수심 평가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동해안 일대의 과거피해지역을 대상지역으로 선정하여 해일하중에 대한 건축물의 붕괴 침수심을 평가하고자 한다. 대상 구조형식은 국내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조적조 건축물을 대상으로 한다. 조적조 건축물의 평균 전단응력도는 과거 연구결과에 의한 응력도 2개와 한국시설안전공단의 내진성능 평가요령에서 사용하는 응력도 1개, 총 3가지를 사용하여 비교 평가한다.
2. 대상지역 현황
조사대상지역은 Fig. 1에 나타낸바와 같이 1983년과 1993년 일본 서해상에서 발생한 지진에 의해 피해를 입은 지역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연안가에서부터 A, B, C지역으로 구분하여 정리하였다. 각 지역별 구조형식별 분포현황을 Fig. 2에 나타내었다. Fig. 2에 의하면 동해안일대 구조형식별 분포와 일치하는 조적조, 목조, 철근콘크리트조, 철골조 순으로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2회의 피해발생시 침수지역이 A지역에 국한 된 것을 고려하여 건축물에 대한 실측조사는 A지역에서 79동, 기타지역에서 21동을 조사하였다. A지역의 조사대상 79동 중 조적조 건축물은 45동에 대한 수평내력 및 해일파력은 산정하여 조적조 건축물의 수평저항성능을 평가한다.
3. 건축물에 작용하는 해일하중
3.1 건축물에 작용하는 수평전단력
일반적으로 해일파력은 해일 내습시의 유속을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정수압에 대한 비로 평가된다. 정수압에 대한 비를 나타내는 침수심 계수 α는 수리실험 및 수치해석 또는 피해현장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산정된다. Figs. 3, 4에 정수역학에 의한 해일파력 산정의 개념도를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는 2015년 국민안전처의 “지진해일에 의한 구조물 피해분석기술 개발” 연구과제에서 수행한 대상지역의 해안선을 대상으로 한 수리실험결과에 의해 산출된 침수심 계수 1.81을 사용하여 해일파력을 산정한다. 파력산정을 위한 평가식은 FEMA P646 (2008, Guidelines for Design of Structures for Vertical Evacuation from Tsunamis)에서 제시하고 있는 식을 사용하여 산출하였다.
• 개구부가 없는 경우
• 개구부가 있는 경우
여기서, ρs 해수의 밀도, g: 중력가속도, b: 건물폭(수류에 직교하는 방향), h: 침수심, ε: 폭 방향의 개구부율, α: 침수심 계수, z:해당부분의 지반에서의 높이 (0 ≤ z ≤ 3h)
3.2 건축물에 작용하는 전도모멘트
건축물에 작용하는 해일파력은 건축물의 입면 면적 및 해일의 입사방향에 따라 달라진다. 즉 개구부의 유⋅무에 따라 파력의 크기가 달라진다. 본 연구에서는 3장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해일 내습시의 유속을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수리실험을 통해 얻어진 정수압에 대한 비로 해일의 파력을 평가하고자 한다. 즉 건축물의 수평전단내력에 상응하는 해일파력이 발생하는 침수심이 건축물의 붕괴 침수심이 된다. 따라서 건축물의 붕괴 침수심 산정을 위해서는 건축물의 수평전단내력을 우선 평가하여야 하며 수평전단내력에 상응하는 침수심을 수렴 계산해야 한다. 또한 건축물의 해일하중에 의한 붕괴유형은 두 가지 패턴이 있다. 수평하중에 의한 수평전단파괴와 전도파괴이다. Fig. 5와 같이 해일파력 Fi가 건축물의 수평내력 Fn보다 크면 건축물은 수평전단파괴되고, 해일파력 Fi에 의한 전도모멘트 Mr이 중력하중과 기초의 파일에 의한 전도내력 Mtr보다 크면 전도파괴된다. Fi는 Eqs. (1) 및 (2)를 사용하여 산정하고, Fn은 Eq. (3), Mr은 Eq. (4), Mtr은 Eq. (5)를 사용하여 산정한다. 본 연구에서는 조적조 건축물을 대상으로 하므로 파일에 의한 인장력은 없으므로 전도내력 Mtr산정시 자중 ΣW만 고려하여 산정한다. 해일하중, 건축물의 수평전단내력, 해일하중에 의한 전도모멘트 및 전도내력 산정시 사용된 변수값은 3, 4장에서 기술한다.
여기서, τ: 조적벽체의 전단응력(MPa), A: 구조부재의 단면적(mm2), ht: 침수깊이, ΣW: 건축물의 중량, Lp: 파일까지의 거리, Rtc: 파일의 인장력(kN)
4. 조적조 건축물의 평균 전단응력도
조적조 건축물의 수평저항성능 즉 평균 전단응력도는 개구부가 없는 경와 있는 경우의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평가된다. 조적조 건축물의 경우 대부분이 2층 이하의 저층 건축물로 기존 건축물은 모두 내진설계기준이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평력에 대한 저항성능은 고려되어 있지 않다. 즉 조적벽체가 중력하중에만 저항하도록 설계되어지기 때문에 보 기둥과 같은 구조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조적조 건축물의 평균 전단응력은 순수 조적벽체에 대한 실험결과 및 기존의 연구 자료를 토대로 산정된 2002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이하 RIST)의 “기존 건축물의 구조 내진 성능 평가에 관한 기술지침(안)”, 2011년 소방방재청(이하 NFA)의 “기존 저층 건축물 내진성능 확보기술 개발”, 2013년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이하 KISTEC)의 “내진성능 평가요령”의 평균전단응력도를 사용하여 비교 평가하고자 한다. 이상의 평균전단응력도를 Table 1에 나타낸다.
5. 조적조 건축물의 붕괴 침수심 평가
5.1 조적조 건축물의 전단 및 전도내력
조적조 건축물의 수평하중에 대한 저항 성능은 그림 5에 나타낸바와 같이 수평 전단내력(Fn) 및 파일기초에 의한 응력을 제외한 중력하중에 의한 전도내력(Mtr)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전단내력(Fn)은 최근 순수 조적조 건축물의 내진성능평가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Table 1의 KISTEC의 “내진성능 평가요령”에서 제시한 평균 전단응력도를 사용 Eq. (3)에 의해 산정하였다. 전도내력(Mtr)은 Eq. (5)에 나타낸바와 같이 파일기초가 있는 경우 파일기초에 의한 전도저항력과 중력하중에 의한 전도저항력으로 평가하지만 본 연구 대상인 조적조 건축물은 줄기초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중력하중에 의한 전도저항력만을 고려하여 산정하였다. 이상의 산정과정에 필요한 변수 값들을 Table 2에 나타내었다. RIST 및 NFA의 연구결과에 의해 제안된 평균 전단응력도에 대한 비교평가는 Yang and Yi (2013)의 연구결과와 비교하여 4.3절에 기술하였다.
[계산예시]
• 2번건물전단내력(Fn) = {(외벽두께 × 외벽길이) + (내벽두께 × 내벽길이)} × 전단응력도 = {(350 × 10,400) + (200 × 6,500)} × 0.2 × 10-6 = 988 kN
• 2번건물전도내력(Mtr) = 건물중량 × Fig. 5의 L/2= 983 × 2.85 = 2,802 kN⋅m
5.2 조적조 건축물의 붕괴 해일하중
조적조 건축물에 작용하는 해일하중은 3.1절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개구부가 없는 경우 Fig. 3의 Eq. (1), 개구부가 있는 경우 Fig. 4의 Eq. (2)를 사용하여 산정한다. Eqs. (1), (2)와 같이 해일하중은 침수심 깊이에 따라 증가하고 침수깊이에 의한 해일하중이 건축물의 수평전단내력 또는 전도내력을 초과할 때 건축물에 붕괴를 유발하므로 침수심 깊이를 점증시켜 건축물의 수평전단내력 또는 전도내력에 달할 때까지의 수렴계산이 필요하다. 즉 침수심 깊이에 의한 해일하중의 점증이 건축물의 수평전단내력과 전도내력 중 먼저 도달하는 값에 의하여 붕괴패턴이 결정된다.
해일하중 산정을 위하여 물의 비중 1.0 t/m3, 중력가속도 9.8 m/s2, 침수심계수(α)는 Cho (2015)의 1.8을 사용하여 산정하였다. 산정결과를 Table 3에 나타내었다.
[계산예시]
2번건물의 해일하중(Fi)=침수깊이에 따른 정수압에 의한 수평력이 대상건물의 수평내력 또는 전도내력에 도달한 하중으로 본 대상건물에서는 2.8 m침수되었을 때 수평내력을 상회하기 시작하였고, 그때의 전도모멘트는 934 kN⋅m로 전도내력 2,802 kN⋅m보다 작아 전도보다 수평하중에 의한 전단파괴가 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대상 건물에 작용하는 정수압에 의한 수평하중은 다음과 같이 산정하였다.
= 1/2 × 1.0 × 9.8 × 8.8 × 1.82 × 2.82 × (1 – 0.13)
= 989kN
5.3 조적조 건축물의 붕괴 침수심
조적조 건축물의 붕괴 침수심은 건축물의 침수깊이에 따른 정수압에 의한 수평하중이 5.1절에서 산정한 조적조 건축물의 수평전단내력 또는 전도내력에 달할 때의 깊이를 말한다. 따라서 Fig. 6에 각각의 대상 건축물의 침수깊이를 X축에 침수깊이에 따른 정수압을 Y축에 나타내었다. Fig. 6의 해당 건축물의 선상에 해당 건축물의 수평전단내력과 전도내력중 작은 값을 도시하면 그 점의 X축 값이 해당 건축물의 붕괴 침수심이 된다.
즉 건축물의 수평전단내력의 크기에 따라 붕괴 침수심이 달라지므로 Table 1의 3개의 전단응력도에 대한 조적조 건축물의 붕괴 침수심을 비교 평가하였다.
X축에 침수심, Y축에 정수압에 의한 해일하중을 설정하여 대상 건축물별 침수심에 따른 해일하중 곡선을 도출하였고, 각각의 해일하중 곡선상에 해당 건축물의 수평전단내력 및 전도내력을 ★ 및 ×로 표기하여 붕괴 침수심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하였다.
5.3.1 KISTEC의 전단응력도에 의한 평가
2013년 KISTEC의 “내진성능 평가요령”에서 제시하고 있는 전단응력도를 사용 조적조 건축물의 수평전단내력을 산정하였으며, 그 결과를 침수심에 따른 해일하중 곡선상에 도시하여 Fig. 6에 나타내었다. 내벽이 전혀 없어 벽량이 기타 건축물에 비해 월등히 적은 창고 유형의 8번 건축물을 제외하면 조사대상 조적조 건축물의 붕괴 침수심은 1.9∼3.6 m로 나타났다.
5.3.2 RIST 및 NFA의 전단응력도 사용
2002년 RIST의 “기존 건축물의 구조 내진 성능 평가에 관한 기술지침(안)”, 2011년 NFA의 “기존 저층 건축물 내진성능 확보기술 개발”에서 제시한 전단응력을 사용하여 조적조 건축물의 붕괴 침수심을 평가하였다. 본 평가결과는 Yang and Yi (2013)에서 평가한 결과에 NFA의 평균 전단응력도를 추가하여 평가하였다. Fig. 7에 의하면 RIST의 평균 전단응력도에 의한 붕괴 침수심은 3.5∼5.8 m, NFA의 평균 전단응력도에 의한 붕괴 침수심은 2.5∼4.2 m로 나타났다. Fig. 7은 Nakano (2011)의 동일본 대지진 해일시의 피해데이터를 토대로 제안한 차폐물이 없는 경우의 1.7을 사용하여 산정하였다.
이상과 같이 최근 많은 조적조 건축물에 대한 실험결과와 내진성능평가결과를 바탕으로 조적조의 평균 전단응력도를 사용하고 있는 KISTEC의 평균 전단응력도에 의한 붕괴 침수심이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6. 결 론
국내의 조적조 건축물의 해일 파력에 대한 안전성 검토를 위하여 연안가 조적조 건축물에 대한 실측 데이터를 토대로 조적조 건축물의 수평전단내력 및 전도내력을 산정하였다. 수평 전단내력은 세 가지 전단응력도를 대상으로 평가하였으며 평가결과를 기존의 피해 데이터를 토대로 제안된 연구결과와 비교 검토하였다. 검토사항을 아래와 같이 정리한다.
(1) 조사대상 조적조 건축물 모두 수평하중에 의한 전단파괴로 나타났다. 즉 중력하중에 의한 전도내력보다 수평하중에 대한 전단내력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 기존 피해 데이터에 의한 연구결과와 비교검토결과 조적조의 붕괴 침수심 깊이는 목조와 철근콘리트조 사이에 위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 본 평가결과 해일하중에 의한 조적조 건축물의 붕괴는 약 2.0m이상의 침수 깊이에서부터 붕괴되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